미국이 약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사진)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지지율이 뒤집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오차범위 내긴 하지만 민심 이반이 상당하다는 방증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야후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 10~13일(현지시간) 미국 성인 1541명 상대로 조사해 17일 밝힌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 가상대결에서 응답자의 42%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44%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오차범위(±2.9%포인트) 안이긴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이든 대통령을 제친 것은 해당 조사에서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년 전만 해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9%포인트 차로 넉넉히 앞섰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두 2024년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상태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56%는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수행 성과에 부정적 인식을 보였다. 긍정적 인식을 보인 응답자는 39%에 그쳤다. 특히 응답자의 61%가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운용 방식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같은 부정적 인식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최고치다.

미국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여파에 따른 공급망 문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물가가 급등했다. 미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이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까지 단행했지만 극심한 인플레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