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내려도 안 팔려"…금리 공포에 얼어붙은 주택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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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계속되는 금리 인상 등으로 경제 위기감이 커지면서 수도권의 주택 가격 하락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지난달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 이후 매물 증가, 우리나라와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금리 인상 여파로 대선 이후 잠시 반짝하던 기대심리가 꺾인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하락해 3주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지난주(-0.01%)보다 하락폭도 커졌다.
연초부터 극심한 거래 절벽이 이어져 온 가운데 다주택자 절세 매물은 늘어난 반면 대출 규제에다 금리 인상 부담까지 커지며 매수세가 위축된 영향이다.
서울 외곽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성북구 일대는 물론 강남권인 송파·강동구, 강북 인기 지역인 마포·성동·서대문구 등지까지 일제히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기준으로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서울 25개구 가운데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작년보다 오른 곳은 서초(0.57%), 강남(0.32%) 등 강남 핵심지역과 대통령실 이전 호재가 있는 용산구(0.39%), 재개발·재건축 기대심리가 큰 동작구(0.04%)와 양천구(0.01%) 등 5곳뿐이다. 나머지 21개 구는 누적 상승률이 모두 마이너스다.
지난 주말 주요 수도권 아파트 거래 시장은 미국이 15일(현지시간)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 여파로 종전보다 더 꽁꽁 얼어붙은 모습이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는 1∼4단지 3천885가구 가운데 올해 매매 실거래가 건수(신고 공개 건수 기준)가 단 2건에 불과했다.
전용면적 84.89㎡의 경우 지난달 31일 17층이 18천7천500만원에 팔리면서 지난해 9월 최고가(19억3천500만원) 대비 6천만원 떨어졌고, 지난 5월 3일에 신고된 전용 84.6㎡는 18억4천만원에 거래돼 작년 9월 최고가(19억4천500만원)보다 1억500만원 하락했다.
강남권인 송파구 잠실 일대도 매수세가 급감하면서 엘스·리센츠 전용 84㎡의 경우 일반 매물(25억원)보다 최고 2억원 이상 낮춘 22억∼23억원짜리 급매물도 찾는 사람이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서울의 대표 중저가 주택 밀집지인 노도강 지역도 시세보다 5천만∼6천만원 싼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 1, 2위를 기록한 인천과 경기 일부 지역도 다주택자 매물 증가 등으로 인해 시세가 하락하고 있다.
최근 대선을 전후해 재건축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는 분당·일산 등 일부 1기 신도시를 제외하고는 다주택자 절세 매물이 늘어난데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영끌족, 패닉바잉(공황구매) 매수자들이 다시 매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도의 경우 화성(-2.53%), 시흥(-2.43%), 오산(-1.39%), 수원(-1.09%), 하남(-1.02%) 등지의 올해 누적 하락률이 1%를 넘었다.
인천 연수구는 지난해 인천 내에서도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인데 올해 들어서는 누적 하락률이 1.22%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일단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집값도 당분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한다.
일각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관측도 나온다.
2008년 9월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2008년 10월부터 2009년 3월까지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후 금리 인하, 규제완화 조치로 주택시장이 빠르게 회복됐다가 정부가 다시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규제를 강화하고, 일명 '반값아파트'로 불린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확대하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연속 떨어지는 장기 침체를 겪었다.
다만 2008년 외환위기 때와 현재는 경제 상황이 다르고, 새 정부가 공급 확대를 위한 재건축 등 규제 완화, 보유세 감면 등을 추진 중인 만큼 하락폭이나 하락 기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
지난달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시행 이후 매물 증가, 우리나라와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금리 인상 여파로 대선 이후 잠시 반짝하던 기대심리가 꺾인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하락해 3주 연속 약세를 기록했다. 지난주(-0.01%)보다 하락폭도 커졌다.
연초부터 극심한 거래 절벽이 이어져 온 가운데 다주택자 절세 매물은 늘어난 반면 대출 규제에다 금리 인상 부담까지 커지며 매수세가 위축된 영향이다.
서울 외곽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성북구 일대는 물론 강남권인 송파·강동구, 강북 인기 지역인 마포·성동·서대문구 등지까지 일제히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기준으로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서울 25개구 가운데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작년보다 오른 곳은 서초(0.57%), 강남(0.32%) 등 강남 핵심지역과 대통령실 이전 호재가 있는 용산구(0.39%), 재개발·재건축 기대심리가 큰 동작구(0.04%)와 양천구(0.01%) 등 5곳뿐이다. 나머지 21개 구는 누적 상승률이 모두 마이너스다.
지난 주말 주요 수도권 아파트 거래 시장은 미국이 15일(현지시간)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 여파로 종전보다 더 꽁꽁 얼어붙은 모습이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는 1∼4단지 3천885가구 가운데 올해 매매 실거래가 건수(신고 공개 건수 기준)가 단 2건에 불과했다.
전용면적 84.89㎡의 경우 지난달 31일 17층이 18천7천500만원에 팔리면서 지난해 9월 최고가(19억3천500만원) 대비 6천만원 떨어졌고, 지난 5월 3일에 신고된 전용 84.6㎡는 18억4천만원에 거래돼 작년 9월 최고가(19억4천500만원)보다 1억500만원 하락했다.
강남권인 송파구 잠실 일대도 매수세가 급감하면서 엘스·리센츠 전용 84㎡의 경우 일반 매물(25억원)보다 최고 2억원 이상 낮춘 22억∼23억원짜리 급매물도 찾는 사람이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서울의 대표 중저가 주택 밀집지인 노도강 지역도 시세보다 5천만∼6천만원 싼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 1, 2위를 기록한 인천과 경기 일부 지역도 다주택자 매물 증가 등으로 인해 시세가 하락하고 있다.
최근 대선을 전후해 재건축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는 분당·일산 등 일부 1기 신도시를 제외하고는 다주택자 절세 매물이 늘어난데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영끌족, 패닉바잉(공황구매) 매수자들이 다시 매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도의 경우 화성(-2.53%), 시흥(-2.43%), 오산(-1.39%), 수원(-1.09%), 하남(-1.02%) 등지의 올해 누적 하락률이 1%를 넘었다.
인천 연수구는 지난해 인천 내에서도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인데 올해 들어서는 누적 하락률이 1.22%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일단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집값도 당분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한다.
일각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관측도 나온다.
2008년 9월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 사태(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2008년 10월부터 2009년 3월까지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후 금리 인하, 규제완화 조치로 주택시장이 빠르게 회복됐다가 정부가 다시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규제를 강화하고, 일명 '반값아파트'로 불린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확대하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연속 떨어지는 장기 침체를 겪었다.
다만 2008년 외환위기 때와 현재는 경제 상황이 다르고, 새 정부가 공급 확대를 위한 재건축 등 규제 완화, 보유세 감면 등을 추진 중인 만큼 하락폭이나 하락 기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