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린 피아노 연주"…지휘자도 울린 '18세 괴물신인' 임윤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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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 역대 최연소 우승
준결선 '리스트의 초절기교'
"차원이 다른 연주" 평가
"탁월한 테크닉과 예술성"
최종무대에도 찬사 이어져
2017년 선우예권에 이어
한국인으론 2번째 우승
청중상 등 3관왕에 올라
11세에 금호재단 콘서트 데뷔
유학경험 없는 국내파 연주자
준결선 '리스트의 초절기교'
"차원이 다른 연주" 평가
"탁월한 테크닉과 예술성"
최종무대에도 찬사 이어져
2017년 선우예권에 이어
한국인으론 2번째 우승
청중상 등 3관왕에 올라
11세에 금호재단 콘서트 데뷔
유학경험 없는 국내파 연주자
“1위 금메달리스트는… 윤찬 림!”
19일 오전 9시40분(한국시간)께 제16회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시상식이 열린 미국 포트워스 베이스 퍼포먼스 홀. 이번 콩쿠르의 심사위원장인 지휘자 마린 올솝은 1위 수상자 호명을 앞두고 잠시 멈칫하더니 18세 한국인 피아니스트 임윤찬을 또렷이 불렀다. 객석에 앉아 있던 임윤찬은 담담한 표정으로 일어나 청중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올랐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자인 올솝과 포옹을 나눈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며 박수갈채를 보내는 객석을 향해 정중하게 인사했다.
이변은 없었다. 이번 대회 기간 내내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화제의 중심이 된 임윤찬이 세계적인 권위의 밴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1962년 대회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연소 1위 수상자다. 2004년 2월생인 임윤찬은 밴 클라이번 콩쿠르의 출전 제한 연령(만 18~31세) 하한선인 만 18세로 대회에 참가했다. 이전의 이 대회 최연소 우승자는 2009년 중국 장하오첸(19세)과 1969년 크리스티나 오르티즈(19세)였다.
한국인 피아니스트로는 직전 대회인 2017년 선우예권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이다. 임윤찬은 1위 부상으로 상금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와 함께 음반 녹음 및 3년간의 월드 투어 기회를 갖게 된다. 안나 지니시네(31·러시아)가 2위, 드미트로 초니(28·우크라이나)가 3위에 올랐다.
코로나19로 1년 늦게 열린 이번 대회는 총 388명이 참가해 30명이 예심을 통과했다. 일찌감치 우승 후보로 꼽힌 임윤찬이 단연 두각을 나타낸 것은 12명이 겨룬 준결선 무대다. 독주곡으로 최고난도의 기교를 요구하는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을 연주해 “차원이 다르다(another level)”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7일 최종 라운드에서 올솝이 지휘하는 포트워스 심포니와 협연한 라흐마니노프 3번도 “일생에 한 번 있는 연주” “신들린 듯한 강렬한 연주” 등 극찬이 쏟아졌다. 연주 직후 올솝은 감격에 겨운 듯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까지 보였다.
시상식 후 올솝은 “임윤찬의 엄청난 재능을 목격하고 큰 감명을 받았다”며 “모든 결선 진출자가 뛰어난 음악성과 예술성을 보여줬지만 그중 단연 임윤찬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주 동안의 경연, 특히 그의 화려한 라흐마니노프 3번 연주에서는 18세의 나이에도 이미 탁월한 깊이와 눈부신 테크닉을 보여줬다”며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임윤찬은 우승 트로피에 앞서 웹캐스트를 통해 세계 클래식 팬 3만 명이 참여한 인기투표 결과에 따른 ‘청중상’을 받았다. 현대곡을 가장 잘 연주한 경연자에게 주는 ‘비벌리 테일러 스미스 어워드’(상금 5000달러)까지 받아 3관왕에 올랐다. 임윤찬은 “이번 콩쿠르를 통해 제 음악이 더욱 깊어지기를 원했고, 청중에게 그 진심이 닿은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내년 한국 나이로 성인이 되는데 그 전에 제 음악이 얼마나 성숙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콩쿠르에 출전한 것”이라며 “이번 콩쿠르를 통해 음악을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고 말했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
19일 오전 9시40분(한국시간)께 제16회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시상식이 열린 미국 포트워스 베이스 퍼포먼스 홀. 이번 콩쿠르의 심사위원장인 지휘자 마린 올솝은 1위 수상자 호명을 앞두고 잠시 멈칫하더니 18세 한국인 피아니스트 임윤찬을 또렷이 불렀다. 객석에 앉아 있던 임윤찬은 담담한 표정으로 일어나 청중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올랐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자인 올솝과 포옹을 나눈 뒤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며 박수갈채를 보내는 객석을 향해 정중하게 인사했다.
이변은 없었다. 이번 대회 기간 내내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화제의 중심이 된 임윤찬이 세계적인 권위의 밴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1962년 대회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연소 1위 수상자다. 2004년 2월생인 임윤찬은 밴 클라이번 콩쿠르의 출전 제한 연령(만 18~31세) 하한선인 만 18세로 대회에 참가했다. 이전의 이 대회 최연소 우승자는 2009년 중국 장하오첸(19세)과 1969년 크리스티나 오르티즈(19세)였다.
한국인 피아니스트로는 직전 대회인 2017년 선우예권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이다. 임윤찬은 1위 부상으로 상금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와 함께 음반 녹음 및 3년간의 월드 투어 기회를 갖게 된다. 안나 지니시네(31·러시아)가 2위, 드미트로 초니(28·우크라이나)가 3위에 올랐다.
준결선부터 강력한 우승 후보
임윤찬은 7세에 피아노를 시작해 중학교 과정인 예원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지난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했다. 11세에 금호문화재단의 영재 콘서트로 데뷔해 15세에 국내 유일의 국제 콩쿠르인 윤이상 콩쿠르에서 최연소 1위를 차지하며 ‘괴물 같은 신인’으로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7년부터 한예종 영재교육원과 음악원에서 손민수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그의 이번 우승은 해외 유학 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 음악도가 일궈낸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임윤찬은 시상식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스승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코로나19로 1년 늦게 열린 이번 대회는 총 388명이 참가해 30명이 예심을 통과했다. 일찌감치 우승 후보로 꼽힌 임윤찬이 단연 두각을 나타낸 것은 12명이 겨룬 준결선 무대다. 독주곡으로 최고난도의 기교를 요구하는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을 연주해 “차원이 다르다(another level)”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7일 최종 라운드에서 올솝이 지휘하는 포트워스 심포니와 협연한 라흐마니노프 3번도 “일생에 한 번 있는 연주” “신들린 듯한 강렬한 연주” 등 극찬이 쏟아졌다. 연주 직후 올솝은 감격에 겨운 듯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까지 보였다.
시상식 후 올솝은 “임윤찬의 엄청난 재능을 목격하고 큰 감명을 받았다”며 “모든 결선 진출자가 뛰어난 음악성과 예술성을 보여줬지만 그중 단연 임윤찬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주 동안의 경연, 특히 그의 화려한 라흐마니노프 3번 연주에서는 18세의 나이에도 이미 탁월한 깊이와 눈부신 테크닉을 보여줬다”며 “앞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음악 더 배우고 싶어졌다”
이번 대회의 경연은 밴 클라이번 콩쿠르 웹캐스트를 통해 생중계돼 170여 개 국가에서 900만여 명이 시청했다. 연주 영상 중 단연 화제를 모은 건 임윤찬의 무대였다. 준결선 독주회와 결선 협연 영상은 이번 콩쿠르 유튜브 계정의 연주 영상 중 최고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임윤찬은 우승 트로피에 앞서 웹캐스트를 통해 세계 클래식 팬 3만 명이 참여한 인기투표 결과에 따른 ‘청중상’을 받았다. 현대곡을 가장 잘 연주한 경연자에게 주는 ‘비벌리 테일러 스미스 어워드’(상금 5000달러)까지 받아 3관왕에 올랐다. 임윤찬은 “이번 콩쿠르를 통해 제 음악이 더욱 깊어지기를 원했고, 청중에게 그 진심이 닿은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내년 한국 나이로 성인이 되는데 그 전에 제 음악이 얼마나 성숙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콩쿠르에 출전한 것”이라며 “이번 콩쿠르를 통해 음악을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고 말했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