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 21일 제6차 전원회의…勞 1만원 이상·使 동결 주장 예상
작년보다 보름 가까이 진행 빨라…8년만에 '6월29일' 기한 지킬지 주목
'업종별 차등 적용' 연구 용역도 논의
내년 최저임금 논의 본격화…노사 팽팽한 줄다리기 예상
내년도 최저임금을 얼마로 할지에 대한 논의가 21일 본격화한다.

노동계는 1만원이 넘는 금액을 제시할 것으로 보이지만, 경영계는 동결(9천160원) 수준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돼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 노동계, 21일 최초 요구안 제시…경영계 "중소기업·자영업자 고통 커"
1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21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6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심의한다.

앞서 박준식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지난 17일 제5차 전원회의를 마치면서 다음 전원회의까지 최초 요구안을 제시해달라고 당부했다.

노동계는 21일 제6차 전원회의를 시작하기에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으로 시간당 1만원 이상의 금액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는 2015년부터 해마다 시급 1만원 이상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인사들이 주축인 최저임금위 근로자위원들은 최초 요구안 수준을 막판까지 조율할 예정이다.

앞서 양대 노총이 지난달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적정 생계비를 반영한 내년 최저임금은 시급 1만1천860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9천160원)보다 29.5% 높은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8년 7천530원(인상률 16.4%), 2019년 8천350원(10.9%), 2020년 8천590원(2.9%), 작년 8천720원(1.5%), 올해 9천160원(5.0%)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1만1천860원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결정하기 위한 하나의 기준이지만, 실제 요구안은 현실성을 고려해 그보다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이라며 "양대 노총 간 계속해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계는 21일 최초 요구안을 제시하지 못할 수도 있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27명으로 구성된다.

한국노총·민주노총 인사들인 주축인 근로자위원과 달리 사용자위원은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 등 소속이 다양해 이견 조율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계는 코로나19 여파와 원자재 가격 등 생산재 물가의 상승으로 인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의 고통을 이유로 동결 수준의 최초 요구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최저임금 심의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제출한 최초 요구안을 놓고 그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내년 최저임금 논의 본격화…노사 팽팽한 줄다리기 예상
◇ 법정 기한 지킬까…업종별 차등 적용 연구 용역 '복병'
올해는 최저임금 심의가 예년보다 빨리 진행돼 법정 기한(6월 29일)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최저임금 심의안은 ▲ 최저임금액 결정 단위 ▲ 업종별 차등(구분) 적용 여부 ▲ 최저임금 수준 등 3가지인데 이 중 2가지 의제에 대한 심의는 이미 거쳤다.

최저임금위는 지난 9일 내년 최저임금 결정 단위를 올해처럼 시급으로 하되 월 환산액(209시간 근로 기준)을 병기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16일 투표 결과 업종과 무관하게 단일 금액을 적용하기로 했다.

작년에는 6월 29일에야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가 결정됐다.

올해 논의 진행 속도가 작년보다 보름 가까이 빠른 셈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작년까지 총 35차례의 최저임금위 심의 가운데 법정 심의 기한을 지킨 것은 8번에 불과했다.

가장 최근은 2014년이었다.

다만 오는 21일 전원회의에서 업종별 차등 적용과 관련한 연구 용역 문제가 최저임금 심의를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

내년에는 업종별 구분 적용을 하지 않기로 이미 결론이 났지만, 그 이후에 대해서는 공익위원들의 제안으로 21일 관련 연구 용역을 할지를 논의해야 한다.

하지만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간 입장이 워낙 극명하게 달라 난항이 예상된다.

근로자위원들은 공동성명에서 "연구 용역을 하면 사용자위원들은 논란을 증폭시킬 것이고, 공익위원들이 (근로자·사용자 위원 사이에서) 중재하는 모양새로 정부와 사용자의 손을 들어주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구 용역의 과정을 거치면 2024년부터는 정부나 사용자 측 주장대로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의 차등 적용을 도입해 숙박·음식업 등 임금 지급 능력이 부족한 업종에는 최저임금을 낮게 설정해야 한다고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과정에서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내년 최저임금 논의 본격화…노사 팽팽한 줄다리기 예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