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상담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스1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상담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스1
생애 최초 부동산 매수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금리인상, 물가상승 등 대외 경제 여건 악화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결과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은 전국 생애 최초 부동산 매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직방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월평균 전국 부동산 생애 최초 매수자는 3만8749명에 그치면서 전년 5만6856명 대비 약 32% 급감했다.

올해 생애 최초 매수자는 4만명이 붕괴하면서 2010년 관련 통계 발표 이후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전 최저치는 2012년의 4만3988명이었다. 전체 부동산 매수자 중 생애 최초 부동산 매수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3.9%로 2017년 23.6%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생애 최초 부동산 매수자는 전국 모든 연령대에서 전년 대비 감소했다. 특히 39세 이하는 2022년 월평균 1만9480명이 매수해 2010년 통계발표 이후 처음으로 2만명 이하로 줄었고 비중도 50.3%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40세~59세 이하도 1만5085명으로 통계 발표 이후 가장 적었고 60세 이상은 4184명으로 조사됐다.

2022년 서울지역 부동산을 생애 최초로 매수한 매수자는 월평균 4389명으로 2010년 통계 발표 이후 가장 적었다. 다만 전체 매수자에서 생애 최초 매수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0.3%를 기록, 30% 미만이던 2015년~2020년에 비해서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평균 생애 최초 부동산 매수자의 비중이 역대 최저였던 것을 감안하면 서울 시장은 전반적인 거래 부진에 비해 생애 최초 부동산 매수가 상대적으로 활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진=직방
사진=직방
올해 서울 생애 최초 매수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39세 이하가 월평균 2441명으로 2010년 이후 가장 적게 나타났다. 40세~59세 이하는 1629명, 60세 이상은 318명으로 나타났다.

직방은 생애 최초 매수자 감소의 원인으로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 물가상승 등을 지목했다.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거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무주택자는 대출 외 자금 조달이 쉽지 않아 시장 진입이 어렵다고 분석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상단 금리는 최근 7%를 넘어섰다. 미국이 28년 만의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서면서 연내 8%를 넘어설 가능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서울에서 전용 84㎡ 아파트를 평균 매매가격(12억8582만원)에 사면서 LTV 상한까지 대출(4억3716만원)받았다면 5% 금리에서 209만원이던 월 상환액이 7%에서는 291만원으로 오른다. 도시 가구 가처분소득(482만5000원)의 69%에 이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생애 최초 LTV 상한을 80%로 완화하는 등 대출 확대에 나섰다"면서도 "금리 등의 경제환경은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그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대출 확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