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그만합시다" 비공개 회의 전환했지만 양측 언쟁 계속 이어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 의장 직권으로 오늘부터 비공개 회의에서 현안 논의는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회의가 공개·비공개로 나눠 진행되는데 비공개 내용이 자꾸 언론에 따옴표까지 (붙여서) 인용돼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저는 별다른 모두발언을 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배 최고위원은 모두발언에서 "대표께서 비공개회의에서 현안을 논의하지 말자고 직권으로 말씀하셨는데 비공개회의가 아니라 이 순간 미공개 회의로, 최고위원들 간 속사정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내용이 낱낱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낯부끄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안 논의를 하지 않아야 할 게 아니라 비공개회의를 좀 더 철저히 단속해서 당내 필요한 내부 이야기는 건강하게 이어가야 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회의 말미 이 대표가 "기공지한 대로 오늘 비공개회의는 진행하지 않을 것이고, 국제위원장 임명 건에 대해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하자 양측 간에 고성이 오갔다.
배 최고위원은 "이렇게 일방적으로 비공개회의를 없애면 어떡하냐"며 "누차 제가 회의 단속을 해달라고 제안하지 않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이 대표는 "발언권을 얻고 말해야 한다. 비공개 최고위에서 나온 내용이 누차 누출됐다"면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배 최고위원은 "대표께서 스스로 유출하셨지 않냐"고 했고 이에 이 대표는 "특정인이 참석했을 때 유출이 많이 된다는 내용도 나와서 더 이상 이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고 반격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두 사람을 말리다 종반에는 책상을 치며 "그만합시다"라며 "비공개회의를 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어 진행된 비공개회의에서 3분만에 자리를 떴다.
이 대표가 최근 국면에서 최고위 모두발언을 '패스'한 것은 지난 16일에 이어 두번째다.
최근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당 혁신위 운영방향 등을 둘러싼 지도부 내부 충돌이 언론에 구체적으로 보도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비공개 최고위에서 안철수 의원이 추천한 최고위원 인선안에 대한 이 대표의 반대를 두고 "졸렬해 보인다"(배 최고위원), "지도부 구성을 바꾸는 중요한 문제"(이 대표)라며 대립한 것으로 보도됐다.
지난 13일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배 최고위원이 이 대표가 띄운 당 혁신위에 대해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직격한 내용이 알려졌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