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위참여자들, 목에 걸친 사다리 지하철 문에 끼우자
경찰, 첫 강제 이동조치 시도
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30분께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제30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기자회견을 연 뒤 오전 10시까지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였다. 오전 8시께엔 4호선 삼각지역에서 삭발투쟁 결의식을 진행했다. 이후 4호선 사당역으로 이동한 뒤 방향을 바꿔 회현역으로 다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지하철이 50분 가까이 지연돼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오전 10시40분께에는 시위참가자들이 회현역 4번 출구 인근에 결집해 서울시의회 쪽으로 이동한 후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장애인탈시설권리 부정하는 서울특별시장애인복지시설협회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 중 경찰과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다. 삼각지역에서 일부 시위참여자들이 목에 걸친 사다리를 지하철 문에 끼워 지하철 운행이 상당시간 지연되자,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측은 강제 이동 조치를 시도했다. 전장연 측에서 이동하겠다고 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사다리를 목에서 빼내는 과정에서 한 장애인 활동가가 목 뒤쪽에 찰과상을 입었다.
전장연은 지난주부터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장애인 권리예산과 관련한 협의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이날 회현역 방향으로 가는 4호선 지하철 안에서 “기획재정부에 탈시설 권리 보장 등을 위한 예산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위해 출근길에 다시 지하철을 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