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클럽 가입자들, 중심 역할 톡톡
전력 보강 없이 상위권 싸움 펼치는 구단은 키움 뿐
뿌린 대로 거두는 프로야구…외부 FA 외면→나란히 하위권
지난겨울 프로야구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프로야구 위기론이 무색하게 구단들은 앞다퉈 지갑을 열었다.

각 구단의 자유계약선수(FA)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FA 계약 총액은 역대 최대치인 989억원(옵션 포함)을 찍었다.

100억원 클럽 가입자도 쏟아졌다.

2020년까지 자유계약선수(FA) 몸값 총액 100억원을 돌파한 사례는 총 5번 있었지만, 지난겨울에만 5명의 선수가 더 나왔다.

FA 계약은 아니지만, 미국에서 돌아온 김광현은 역대 최대 계약 규모인 4년 총액 151억원에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었다.

일각에선 각 구단이 시장 규모 대비 지나친 출혈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프로야구 2022시즌 반환점을 코앞에 둔 20일 현재, 투자 대비 성과는 어떤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을까.

투자를 아끼지 않은 팀들은 대부분 상위권에 포진한 반면, 전력 보강에 미흡했던 팀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뿌린 대로 거두는 프로야구…외부 FA 외면→나란히 하위권
◇ 상위 5개 팀 중 4개 팀, 강력한 전력 보강
팀 순위 1~5위 팀 중 4개 팀은 지난겨울 굵직한 투자 움직임을 보였다.

1위 SSG는 외부 FA를 영입하지 않았지만, 김광현을 KBO리그 역대 최대 계약 규모인 4년 총액 151억원에 데려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심 타자 한유섬(5년 60억원), 선발 자원 박종훈(5년 65억원), 문승원(5년 55억원)과 다년 계약을 맺었다.

리그 평균 연봉 1위인 SSG는 시즌 초반부터 독주체제를 펼치고 있다.

내부 FA 김현수와 4+2년 115억원, 외부 FA 박해민과 4년 60억원에 계약한 LG 트윈스는 현재 3위를 달린다.

6년 150억원에 나성범을 영입하고 미국에서 뛰던 양현종과 4년 103억원에 계약한 KIA 타이거즈도 상위권에서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양현종과 나성범은 투타 중심축을 확실하게 잡고 있다는 평가다.

박병호를 3년 30억원에 잡고 내부 FA 황재균, 장성우를 잔류시킨 kt wiz도 시즌 초반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악재를 딛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즌 초반 8위까지 떨어졌던 kt는 최근 5위 자리를 꿰찼다.

상위권 5개 팀 중 지갑을 풀지 않은 구단은 키움 히어로즈가 유일하다.

키움은 올 시즌 마무리 투수 조상우가 입대했고, 박병호가 kt로 이적하는 등 전력이 악화했지만 기존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치며 2위 자리를 달리고 있다.

뿌린 대로 거두는 프로야구…외부 FA 외면→나란히 하위권
◇ 하위 5개 팀 중 4개 팀, 외부 FA 영입 없었다
반대로 스토브리그에서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구단들은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오랜 기간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한화 이글스는 지난겨울 외부 FA를 잡지 않았고, 올해에도 최하위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화가 계약한 선수는 주전 포수이자 내부 FA인 최재훈(5년 54억원) 뿐이었다.

올 시즌 한화는 공·수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며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최근 8연패에 빠진 한화는 9위 NC 다이노스와도 4.5경기 차를 보인다.

8위 롯데 자이언츠도 내부 FA 정훈만 잡았을 뿐, 외부 전력 보강을 하지 않았다.

7위 두산은 내부 FA 김재환과 4년 115억원의 대형 FA 계약을 맺었지만, 외부 전력 보강에 실패했다.

6위 삼성도 기존 선수인 백정현, 강민호만 잡았을 뿐이다.

NC는 비시즌 나성범을 KIA에 내준 가운데 박건우, 손아섭 등 외부 FA를 잡으며 전력을 재정비했다.

NC는 시즌 초반 코치 폭행 사건과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최근 징계를 받았던 선수들이 복귀하는 등 선수단을 정상화한 뒤 상승세를 타고 있다.

뿌린 대로 거두는 프로야구…외부 FA 외면→나란히 하위권
◇ 몸값 하는 FA 선수들…시너지 효과 톡톡
'오버페이' 논란에 중심에 섰던 고액 FA 선수들은 팀 성적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겨울 '100억원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NC 박건우(6년 100억원), LG 김현수(4+2년 115억원), 두산 김재환(4년 115억원), KIA 나성범(6년 150억원), KIA 양현종(4년 103억원) 등 총 5명이다.

나성범은 65경기에서 타율 0.306(13위), 10홈런(공동 9위), 43타점(공동 8위), 장타율 0.510(7위), 출루율 0.412(3위), OPS(출루율+장타율) 0.922(5위)등 타격 각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팀 타율 9위(0.248)에 머물렀던 KIA는 나성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중심을 잡은 나성범의 시너지 효과로 올 시즌 팀 타율 1위(0.267)의 성적을 거두며 공격력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미국에서 돌아온 양현종도 몸값이 아깝지 않다.

14경기에 선발 등판한 양현종은 7승 2패 평균자책점 2.60의 성적으로 외국인 투수들이 부진한 KIA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LG 김현수는 타율 성적(0.290·20위)이 아쉽지만, 13홈런(2위), 53타점(1위)을 올리며 남다른 클러치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연봉만 81억원을 받는 김광현은 7승 1패(다승 3위), 평균자책점 1.54(1위)로 SSG의 1위 질주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물론 부진과 부상으로 애를 태우는 선수도 있다.

NC 박건우는 타율 0.331의 높은 타격감을 펼치다가 이달 초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는 최근 재활군에서 막바지 회복에 나서고 있다.

두산 김재환은 100억 클럽 가입자 중 가장 아쉬운 성적(타율 0.233, 10홈런, 32타점)을 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