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0만명 열악한 생활…방글라-미얀마 간 송환 회의도 시작
방글라 피란 로힝야족 "미얀마 고향 돌아가자" 대규모 시위
미얀마군의 소탕 작전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피신한 로힝야족 난민들이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자"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날 방글라데시 남동부 콕스바자르 지역의 로힝야족 난민 캠프에서는 1만명 이상이 참여한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앞두고 열린 이날 시위에서 미얀마의 집으로 돌아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힝야족 난민 지도자인 사예드 울라는 "우리는 캠프에 머무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난민 생활은 지옥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는 안 된다"며 "집으로 가자"고 강조했다.

시위에는 여성과 어린이까지 가세했다.

이들은 대나무와 비닐 등으로 얼기설기 지은 집에서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으며 미성년자들은 이렇다 할 교육 기회도 얻지 못하는 실정으로 알려졌다.

난민들은 미얀마 정부가 지은 난민 캠프가 아닌 원래 살던 고향으로 되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시위 참여자인 모함마드 토하는 "미얀마 정부가 우리에게 시민권을 허락해주고 안전을 보장해준다면 우리는 집으로 돌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콕스바자르 지역에 사는 로힝야족 난민의 수는 약 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슬람계 소수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여러 탄압을 받아왔다.

미얀마군은 2017년 8월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대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를 공격하자 ARSA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토벌에 나섰다.

이에 미얀마의 로힝야족 약 75만명은 소탕 작전 등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급히 피신했고, 기존 로힝야족 난민이 주로 살던 콕스바자르에 정착하면서 대규모 난민촌이 형성됐다.

미얀마와 방글라데시 정부는 여러 차례 송환을 시도했지만, 그동안에는 로힝야족이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송환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방글라데시 정부는 캠프 밀집 해소를 위해 바샨차르섬에 주거 시설을 마련, 약 10만 명의 난민 이주를 추진하고 있다.

와중에 최근 방글라데시와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 난민 송환을 위해 회담을 열었다.

방글라데시 외교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난민 송환을 시작하자고 회담에서 미얀마 측을 압박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몬순 우기가 끝나면 제한된 규모라도 송환이 시작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현지 몬순 우기는 대체로 6월부터 10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