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가 없는 유령법인을 활용해 통장과 카드를 발급받았더라도 금융기관 업무 담당자가 적절한 심사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면 발급 신청인에게 업무방해죄를 물을 수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전자금융거래법위반, 업무방해, 횡령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모두 유죄를 선고한 판결 가운데 업무방해 부분을 무죄로 판단해 서울고등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A씨는 2022년 5월 26일 광주 서구의 한 금융기관을 방문해 피고인이 설립한 실체가 없는 유령법인을 활용해 법인 계좌를 개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그는 계좌개설 업무 담당직원에게 마치 피고인이 위 법인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면서 당해 계좌를 사업체 운영에 관하여 정상적인 금융거래 목적으로 사용할 것처럼 행세하면서 사업자등록증, 인감증명서 등을 교부하고, 계좌개설 신청을 하여 유한회사 D 명의의 F 계좌를 개설하고 위 계좌와 연결된 통장, 체크카드 등의 접근매체를 발급받았다.대법원은 A 씨를 업무방해 혐의로는 처벌할 수 없다고 보고 직권으로 2심 판결을 파기했다. 대법원의 기존 판례는 계좌개설 신청인이 금융거래 목적 등을 허위로 제출하더라도 이를 은행 직원이 철저히 검증하지 않았다면 은행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대법원은 "피해 금융기관의 업무 담당자가 (사업자등록증 등 기본 서류 외에) 피고인에게 금융거래 목적 등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추가적인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거나 이를 확인했다는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며 "계좌가 개설된 것은 금융기관 업무 담당자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으로 볼
그룹 뉴진스가 소속사 어도어의 모회사인 하이브(352820)를 향해 민희진 전 대표를 복귀를 요구한 '최후통첩일'이 밝았다. 원칙대로 대응하겠다는 기조를 강조했던 하이브가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뉴진스 다섯 멤버는 지나 11일 온라인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와 민 전 대표의 복귀를 요청했다. 그간 자신드링 느낀 부당한 상황을 토로하며 하이브를 향해 "비인간적인 회사", "저희가 이런 회사를 보고 뭘 배우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하이브가 지난 8월 27일 이사회를 통해 민 전 대표를 해임하고, 김주영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에 따른 반발이었다. 하이브는 경영과 프로듀싱을 분리하겠다면서 민 전 대표가 사내이사로서 뉴진스 프로듀싱은 계속 맡을 것이라 했지만, 이후 민 전 대표가 2개월짜리 초단기 계약서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갈등이 지속됐다.아울러 하이브는 뉴진스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해 온 신우석 돌고래유괴단 감독과도 콘텐츠 공개 여부, 저작권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었다.이에 뉴진스는 긴급 라이브 방송을 켜고 입장 발표에 나섰던 바다. 당시 해린은 "그 사람들(하이브 및 어도어 경영진)이 속한 사회에 같이 순응하거나 동조하거나 따라가고 싶지 않다. 그 방향으로 가는 것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민지는 "저희가 원하는 건 민희진 대표님이 대표로 있었던, 경영과 프로듀싱이 통합된 원래의 어도어"라며 25일까지 민 전 대표 체제의 어도어로 돌려놓으라고 요구했다.이는 하이브가 멀티 레이블 체제 하에 추구하고 있는 '경영-프로듀싱 분리'와 전면으로 대치되는 요구다. 이와 관련해 이재상 하이브
변호사를 꿈꾸던 11살 초등학생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세상을 떠났다.2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신하율 양은 지난 7월 31일 건양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렸다.하율 양은 지난달 7월 25일 갑자기 속이 안 좋다며 쓰러진 뒤 병원에 이송됐다. 이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딸이 회복될 기미가 안 보이는 상황에서 하율 양의 어머니는 딸의 장기 기증에 동의했다.충북 충주에서 외동딸로 태어난 하율 양은 활발하고 배려심이 많았던 아이였다. 펜션 운영을 시작하는 어머니에게 어릴 적부터 모아뒀던 용돈을 드리는 심성이 착한 아이였다.또 책 읽기와 만들기를 좋아하며 나중에 변호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한다.하율 양의 어머니는 "먹을 것 하나도 엄마 입부터 넣어주던 착한 아이였다. 누구에게 갔는지 모르지만 선한 마음으로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며 "누구에게 갔는지 모르지만 선한 마음으로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11살 어린 아이를 떠나보내는 슬픔 속에서도 누군가를 살리는 따뜻함을 보여준 기증자 유가족과 기증자에게 감사드린다"며 "소중한 생명나눔으로 사랑의 온기가 퍼져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