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 사진=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 사진=뉴스1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0일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비공개 최고위 회의 개최 여부를 놓고 충돌한 것을 두고 이 대표를 향해 "(당) 대표를 뭐하러 하냐"고 작심 비판했다. 조 최고위원은 지난해 말 대선 과정에서 이 대표와 격돌한 바 있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어떻게 여당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이게 다 대표가 만드는 것이지, 세상에 어떻게 여당을 이렇게 끌고 가냐"고 이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했다.

조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사실상 생략한 것을 두고선 "집권 여당 대표가 모두발언도 안 하고 그러려면 대표를 뭐하러 하냐"고 지적했다.

지난해 조 최고위원과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말 비공개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고성까지 주고받으며 언쟁을 벌인 바 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지난해 9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지난해 9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당시 이 대표는 선대위 공보단장이었던 조 최고위원을 향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출처로 나오는 본인 비판 기사에 대한 대응을 주문했다. 그러나 조 최고위원은 "내가 왜 당신 명령을 들어야 하냐"며 "나는 윤 후보 말만 듣는다"고 맞받아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조 최고위원과 이 대표는 같은 해 10월 곽상도 전 의원 제명 문제를 놓고도 충돌했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 곽 전 의원 제명을 추진하자 조 최고위원은 "전두환 신군부도 이렇게 안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에 이 대표는 "훈계하지 말라"고 반격했다.

이 밖에도 조 최고위원이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의 카드뉴스를 제작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자 이 대표는 "카드뉴스 이래서 안 만든다고 한 건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이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이 재차 언론에 흘러나가는 데 불만을 토로하며 "비공개회의에서 현안 논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배현진 최고위원이 "현안 논의를 아예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비공개회의를 단속하는 게 맞다"는 취지로 즉각 맞서면서 둘은 노골적인 신경전을 벌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