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인구 줄어들고 생활인구 늘어나는 서울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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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및 세대 현황에 따르면 올해 5월 서울에 거주하는 인구는 950만 명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2016년 5월 처음으로 서울 인구 1000만 명이 깨진 이후 6년 만입니다. 매년 평균 8만 명이 넘는 인구가 줄어들었으니 심각한 문제입니다. 김포 규모의 도시가 6년 만에 없어진 겁니다.
오랫동안 서울에 거주하다가 경기나 인천 등 서울 인근으로 거주지를 옮긴 분들은 서울의 집값 문제, 취업난 때문에 서울 거주를 포기했다고 합니다. 서울에 일자리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지만 경쟁이 너무 심한 점도 문제입니다. 서울의 집값이 높은 것도 큰 요인이지만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도 탈서울의 한 요인이라고 합니다.
부동산 시장의 가장 중요한 수요 요인인 인구가 준다면 서울 부동산시장의 경쟁력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인구가 줄면 부동산 수요가 줄어들고 늘어나는 공급을 감당할 수 없게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서울의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이런 의견을 이야기하는 부동산 전문가들도 꽤 됩니다. 지방 부동산시장에서 이미 겪었던 현상이라 이를 서울에도 적용하는 걸로 보입니다.
통계청의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의하면 작년 서울의 인구는 10만 명이 넘게 줄었습니다. 하지만 작년 서울로 전입한 인구 또한 무려 140만 명이 넘습니다. 떠나는 인구도 많지만 들어오는 인구도 적지 않습니다. 물론 그 차이로 인해 인구는 줄어들었지만 어떻게든 서울로 진입하려는 인구가 140만 명 이상이나 된다는 점을 명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떠나는 분들은 안타깝지만 이렇게 많은 분들이 서울 입성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더 큰 의미가 있다는 말입니다. 전입인구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15~34세의 서울 내 거주인구는 1.8만 명이나 증가했지만, 35~54세의 인구는 무려 6만 명 이상 서울을 떠났습니다. 서울은 지방과는 정반대로 젊은 인구는 계속 유입되지만 나이 든 인구는 떠나고 있습니다. 이런 추이가 계속된다면 미래 서울은 젊은 인구로 탈바꿈할 것이며 지방은 고령화로 몸살을 앓을 것으로 보여 집니다.
서울에서 이동한 인구들이 가장 많이 정착하는 곳은 경기도입니다. 작년 경기도로 순 전입한 인구는 무려 15만 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경기도에 삶의 터전을 마련한 것은 아니고 다시 서울로 출퇴근하는 등 생활기반은 여전히 서울에 있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인구가 줄어든 것이지 서울에서 생활하는 인구가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 의하면 올해 6월 3일 기준으로 서울의 생활인구는 1116만 명입니다. 서울의 생활인구란 서울시와 KT가 공공빅데이터와 통신데이터를 이용해 추계한 서울의 특정 지역, 특정 시점에 존재하는 모든 인구를 말합니다. 주간(9시~18시) 생활인구는 1143만 명으로 야간 생활인구(1096만) 보다 훨씬 많습니다. 생활 터전이 서울인 분들이 주민등록상의 서울 인구보다 월등히 많다는 말입니다. 역설적이게도 더 많은 사람들이 서울을 떠나지만 더 많은 생활인구가 서울을 터전으로 삼고 있습니다. '서울의 인구가 줄고 있다'고 도시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분들은 서울의 경쟁력을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겁니다. 인구수는 특정 지역의 부동산시장을 판단하는 중요한 변수이긴 하지만 부동산 수요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일 따름입니다. 부동산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인구수와 같은 양적인 변수와 함께 소득, 범위, 연령 등 다양한 질적인 변수들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은 인구수가 적더라도 상대적으로 부동산 수요는 더 많을 수가 있습니다. 주택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은 대부분 신축 아파트입니다. 기존의 아파트보다 가격이 높은 신축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는 소득 수준이 높은 주택수요자들이 필요합니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구와 함께 그 지역에 생활 터전을 가지고 있는 생활인구도 의미가 큽니다. 이들도 여건만 되면 서울로 다시 진입하려는 서울주택의 주된 수요층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인구의 범위’가 중요한 것은 일자리 있는 곳에 집이 있어야 한다는 ‘직주근접’이 부동산시장의 가장 중요한 격언이기 때문입니다.
주택매입은 2030세대가 주도합니다. 영끌이란 말은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바라본 주택수요자들에 대한 평가일 따름입니다. 젊은 연령층이 많은 지역은 주택시장이 긍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인구의 연령대도 부동산시장에서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주택수요자들이 서울의 인구가 줄어든다고 마음 놓고 있으면 안 되는 이유는 이런 다양한 변수가 부동산 수요를 구성하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오랫동안 서울에 거주하다가 경기나 인천 등 서울 인근으로 거주지를 옮긴 분들은 서울의 집값 문제, 취업난 때문에 서울 거주를 포기했다고 합니다. 서울에 일자리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지만 경쟁이 너무 심한 점도 문제입니다. 서울의 집값이 높은 것도 큰 요인이지만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도 탈서울의 한 요인이라고 합니다.
부동산 시장의 가장 중요한 수요 요인인 인구가 준다면 서울 부동산시장의 경쟁력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인구가 줄면 부동산 수요가 줄어들고 늘어나는 공급을 감당할 수 없게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서울의 미분양이 늘어나면서 이런 의견을 이야기하는 부동산 전문가들도 꽤 됩니다. 지방 부동산시장에서 이미 겪었던 현상이라 이를 서울에도 적용하는 걸로 보입니다.
통계청의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의하면 작년 서울의 인구는 10만 명이 넘게 줄었습니다. 하지만 작년 서울로 전입한 인구 또한 무려 140만 명이 넘습니다. 떠나는 인구도 많지만 들어오는 인구도 적지 않습니다. 물론 그 차이로 인해 인구는 줄어들었지만 어떻게든 서울로 진입하려는 인구가 140만 명 이상이나 된다는 점을 명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떠나는 분들은 안타깝지만 이렇게 많은 분들이 서울 입성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더 큰 의미가 있다는 말입니다. 전입인구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15~34세의 서울 내 거주인구는 1.8만 명이나 증가했지만, 35~54세의 인구는 무려 6만 명 이상 서울을 떠났습니다. 서울은 지방과는 정반대로 젊은 인구는 계속 유입되지만 나이 든 인구는 떠나고 있습니다. 이런 추이가 계속된다면 미래 서울은 젊은 인구로 탈바꿈할 것이며 지방은 고령화로 몸살을 앓을 것으로 보여 집니다.
서울에서 이동한 인구들이 가장 많이 정착하는 곳은 경기도입니다. 작년 경기도로 순 전입한 인구는 무려 15만 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경기도에 삶의 터전을 마련한 것은 아니고 다시 서울로 출퇴근하는 등 생활기반은 여전히 서울에 있습니다. 서울에 거주하는 인구가 줄어든 것이지 서울에서 생활하는 인구가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 의하면 올해 6월 3일 기준으로 서울의 생활인구는 1116만 명입니다. 서울의 생활인구란 서울시와 KT가 공공빅데이터와 통신데이터를 이용해 추계한 서울의 특정 지역, 특정 시점에 존재하는 모든 인구를 말합니다. 주간(9시~18시) 생활인구는 1143만 명으로 야간 생활인구(1096만) 보다 훨씬 많습니다. 생활 터전이 서울인 분들이 주민등록상의 서울 인구보다 월등히 많다는 말입니다. 역설적이게도 더 많은 사람들이 서울을 떠나지만 더 많은 생활인구가 서울을 터전으로 삼고 있습니다. '서울의 인구가 줄고 있다'고 도시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분들은 서울의 경쟁력을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겁니다. 인구수는 특정 지역의 부동산시장을 판단하는 중요한 변수이긴 하지만 부동산 수요를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일 따름입니다. 부동산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인구수와 같은 양적인 변수와 함께 소득, 범위, 연령 등 다양한 질적인 변수들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은 인구수가 적더라도 상대적으로 부동산 수요는 더 많을 수가 있습니다. 주택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상품은 대부분 신축 아파트입니다. 기존의 아파트보다 가격이 높은 신축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는 소득 수준이 높은 주택수요자들이 필요합니다.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구와 함께 그 지역에 생활 터전을 가지고 있는 생활인구도 의미가 큽니다. 이들도 여건만 되면 서울로 다시 진입하려는 서울주택의 주된 수요층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인구의 범위’가 중요한 것은 일자리 있는 곳에 집이 있어야 한다는 ‘직주근접’이 부동산시장의 가장 중요한 격언이기 때문입니다.
주택매입은 2030세대가 주도합니다. 영끌이란 말은 기성세대의 시각에서 바라본 주택수요자들에 대한 평가일 따름입니다. 젊은 연령층이 많은 지역은 주택시장이 긍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인구의 연령대도 부동산시장에서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주택수요자들이 서울의 인구가 줄어든다고 마음 놓고 있으면 안 되는 이유는 이런 다양한 변수가 부동산 수요를 구성하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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