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오는 22일 이준석 대표의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따른 품위 유지 위반’에 대한 사안을 심의하기로 했다. 이 대표의 성 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와 별개로 당 차원에서 징계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경찰 수사가 본격화한 만큼 수사 결과 발표 후 결정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도 제기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윤리위는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22일 오후 7시 이 대표가 성 상납 의혹에 대한 증거인멸을 교사했는지 여부에 대해 심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윤리위는 ‘당규 제14조(협조의무)’에 근거해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의 출석을 요구했다. 김 실장은 이 대표를 대신해 성 접대 의혹 관련자인 장모씨를 만나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대표 측은 갑작스러운 윤리위 일정에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아직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정 조율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훈 세미나 참석 후 기자들을 만나 윤리위에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는 질문에 “일정 외에 통보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윤리위가 일정을 강행하기로 한 것은 결국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초 27일 윤리위 개최설도 있었지만 22일로 앞당겨 잡았다”며 “당내 여론이 분분하자 신속하게 결단을 내리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경찰 등 수사기관이 본격 조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만큼 윤리위가 심의가 성급하게 이뤄지는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윤리위에서 징계를 내린 뒤 수사기관에서 무혐의 처분을 할 경우 역풍이 불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 일각에서는 윤리위가 징계 결정을 내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윤리위가 이 대표에 대한 출석을 요구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 수사 상황을 설명하면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23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 대표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동훈/이광식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