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원의 인공토양 파라소가 사용된 더현대 서울.  경동원 제공
경동원의 인공토양 파라소가 사용된 더현대 서울. 경동원 제공
국내 선두 보일러업체인 경동나비엔의 모회사 경동원이 단열재, 인공토양, 내화피복재 등 내화 단열 소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화재에 대비한 준(準)불연 우레탄 단열재 분야에서 국내 시장 1위를 넘보고, 인공토양 시장에서도 독보적 입지를 굳혔다. 관련 분야 매출은 1000억원대에 달한다.

20일 경동원에 따르면 스프레이 형태의 준불연 우레탄 단열재인 세이프폼은 최근 경기 안성과 대구에 있는 쿠팡 등의 물류창고와 경기 이천 대형 냉동창고 등에 공급됐다. 뿌리기만 하면 되는 스프레이 타입으로는 국내 최초로 상용화된 준불연 우레탄 단열재다. 이 회사의 보드 형태 우레탄 단열재 세이프보드도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단열 성능이 뛰어난 우레탄 단열재는 폭염과 혹한기에 위력을 발휘한다. 냉방비와 난방비 절감 효과가 크지만 화재에 취약하다는 게 약점이었다. 경동원의 스프레이 타입 우레탄 단열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화재안전 기준상 준불연 등급을 획득했다. 경동원은 충북 음성에 생산기지를 새로 구축해 5년 내 관련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 회사의 인공토양 파라소는 국내 시장 점유율 80%로 압도적 1위다. 도심 속 옥상정원과 야외공원 조성에 필수 소재로 자리 잡았다. 파라소는 마그마가 지표의 호수나 바다로 흘러들어 급속히 냉각되면서 생긴 진주암(퍼라이트)을 분쇄한 뒤 가공해 만든 인공토양 재료다. 일반 흙 대비 무게가 6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건물 내 하중 부담이 없는 데다 오랫동안 물을 함유할 수 있어 가뭄에 유리하며 잡초나 병충해에도 강한 것이 강점이다.

파라소는 옥상정원 조성이 주목받으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여의도 더현대서울,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주요 건물의 정원과 공원 조성에 활용됐다.

경동원은 내화피복재 시장에서도 국내 1위다. 롯데월드타워, 스타필드 고양, 광화문 디타워, 여의도 파크원, 인천국제공항 등의 철골구조에 활용됐다. 건물 화재 시 가장 먼저 보호해야 할 부분이 철골 기둥이다. 열로 철골구조가 휘면 건물 붕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내화피복재는 649도에서 최대 세 시간 동안 견딜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이 회사 대표는 손연호 경동나비엔 회장이다. 1979년 2차 오일쇼크 이후 단열재 국산화를 위해 1981년 회사를 설립했다. 부친(손도익 명예회장)에게 물려받은 보일러회사(경동나비엔)와 달리 자신이 창업한 회사라 더 애착이 많다는 전언이다. 김원수 경동원 부사장은 “준불연 우레탄 단열재 사업 등에서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