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년 선풍기 강자' 신일전자…디자인 혁신으로 MZ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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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인력 확대·투자
탄탄한 기술력과 시너지
홈쇼핑서 1만여대 '완판'
선풍기 이어 신사업 도전
이달 음식물처리기 신제품 출시
탄탄한 기술력과 시너지
홈쇼핑서 1만여대 '완판'
선풍기 이어 신사업 도전
이달 음식물처리기 신제품 출시
지난 9일 한 TV홈쇼핑에서 초대형 ‘깜짝 매진’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내 1위 선풍기 제조업체 신일전자가 선보인 ‘무선 BLDC Fan(팬)’ 선풍기가 긴급 편성한 125분간의 방송에서 18억원어치나 팔린 것이다. 정윤석 신일전자 대표는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닥치지도 않았는데 10만원대 선풍기가 1만 대 훌쩍 넘게 팔렸다”며 “양판점에서 두 달은 팔아야 나오는 매출”이라고 전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신일전자가 선풍기 시장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선풍기는 첨단과는 거리가 먼 ‘로 테크’ 제품으로 여겨진 탓에 오랜 기간 시장이 정체됐다.
주목되는 점은 구매 고객이 선풍기에 익숙한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 층까지 두루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기의 비결은 디자인이다. ‘선풍기’ 하면 떠오르는 천편일률적 디자인을 벗어나 가정 내 주요 가구와 조화를 이루는 인테리어 가전을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20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정 대표는 “중장년층은 물론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까지 아우르는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해 관련 인력을 두 배 늘렸다”며 “디자인 대회 입상자를 채용하고 전시회 참관 기회를 확대하는 등 디자인을 혁신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보기에만 좋은 것이 아니다. 올 5월 선보인 2022년형 서큘레이터(사진)는 헤드 꼭대기에 자석이 들어 있어 리모컨을 탈부착할 수 있다. ‘몸을 덜 숙이면 좋겠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자석 위치를 지난해 파이프(목)에서 상향했다. 리모컨을 기존 원형에서 바(막대) 형태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일전자는 창사 이후 63년간 지속해서 신제품에 소비자가 원하는 사양을 반영하는 식으로 업그레이드해왔다. 소비자 의견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파악한다. 온라인 리뷰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서비스센터 방문객들의 요청 사항에도 귀를 기울인다. 업계 관계자와 지인들의 경험담도 빼놓을 수 없다.
정 대표 본인이 선풍기에 박사급 지식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어딜 가든 가장 먼저 선풍기를 살펴보고 디자인과 날개 구조 등을 분석하기 일쑤다. 그는 “날개의 각도와 강도, 모터의 회전력이 이상적으로 조합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바람이 나오지 않는다”며 “한 브랜드만 쓸 땐 모르지만 두 개 이상 제품을 비교하면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고 했다.
선풍기에서 쌓은 신뢰도와 지명도를 바탕으로 사업다각화도 모색하고 있다. 신일전자는 이달 말 음식물처리기 신제품을 선보인다. 선풍기와 함께 대표적인 여름철 가전이면서 주방가전 중 상대적으로 고가인 프리미엄 제품군이다. 정 대표는 “선풍기를 통해 인정받은 모터를 음식물처리기에 도입해 조용하지만 분쇄력은 업계 최강”이라며 “선풍기처럼 음식물처리기에서도 신일전자가 국내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선풍기가 끌고 주방 가전 등이 밀면서 실적은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다. 2019년 1458억원, 2020년 1724억원에 이어 지난해엔 19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증권가에선 예상하고 있다. 증시 부진 속에서도 주가는 2170~2370원대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유통망 및 신제품을 확대해 2025년까지 매출을 5000억원으로 확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신일전자가 선풍기 시장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선풍기는 첨단과는 거리가 먼 ‘로 테크’ 제품으로 여겨진 탓에 오랜 기간 시장이 정체됐다.
주목되는 점은 구매 고객이 선풍기에 익숙한 중장년층뿐 아니라 젊은 층까지 두루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기의 비결은 디자인이다. ‘선풍기’ 하면 떠오르는 천편일률적 디자인을 벗어나 가정 내 주요 가구와 조화를 이루는 인테리어 가전을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20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정 대표는 “중장년층은 물론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까지 아우르는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해 관련 인력을 두 배 늘렸다”며 “디자인 대회 입상자를 채용하고 전시회 참관 기회를 확대하는 등 디자인을 혁신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보기에만 좋은 것이 아니다. 올 5월 선보인 2022년형 서큘레이터(사진)는 헤드 꼭대기에 자석이 들어 있어 리모컨을 탈부착할 수 있다. ‘몸을 덜 숙이면 좋겠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자석 위치를 지난해 파이프(목)에서 상향했다. 리모컨을 기존 원형에서 바(막대) 형태로 바꾼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일전자는 창사 이후 63년간 지속해서 신제품에 소비자가 원하는 사양을 반영하는 식으로 업그레이드해왔다. 소비자 의견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파악한다. 온라인 리뷰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서비스센터 방문객들의 요청 사항에도 귀를 기울인다. 업계 관계자와 지인들의 경험담도 빼놓을 수 없다.
정 대표 본인이 선풍기에 박사급 지식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어딜 가든 가장 먼저 선풍기를 살펴보고 디자인과 날개 구조 등을 분석하기 일쑤다. 그는 “날개의 각도와 강도, 모터의 회전력이 이상적으로 조합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바람이 나오지 않는다”며 “한 브랜드만 쓸 땐 모르지만 두 개 이상 제품을 비교하면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고 했다.
선풍기에서 쌓은 신뢰도와 지명도를 바탕으로 사업다각화도 모색하고 있다. 신일전자는 이달 말 음식물처리기 신제품을 선보인다. 선풍기와 함께 대표적인 여름철 가전이면서 주방가전 중 상대적으로 고가인 프리미엄 제품군이다. 정 대표는 “선풍기를 통해 인정받은 모터를 음식물처리기에 도입해 조용하지만 분쇄력은 업계 최강”이라며 “선풍기처럼 음식물처리기에서도 신일전자가 국내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선풍기가 끌고 주방 가전 등이 밀면서 실적은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다. 2019년 1458억원, 2020년 1724억원에 이어 지난해엔 19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증권가에선 예상하고 있다. 증시 부진 속에서도 주가는 2170~2370원대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유통망 및 신제품을 확대해 2025년까지 매출을 5000억원으로 확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