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인센티브 주는게 정부 역할…내년까지 '유니콘 10개' 키우겠다"
“터키 정부의 역할은 기업을 ‘보조(supporting)’하는 것입니다. 기업가 정신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메메트 파티흐 카즐 터키 산업기술부 차관(사진)은 지난 13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인센티브를 주는 선에서 더 나아가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터키는 뒤늦게 스타트업 육성에 뛰어들었다. 2019년 9월 산업기술전략 4개년 계획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터키에는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이 단 한 개도 없었다. 하지만 2년여 만에 상황이 바뀌었다. 게임 기업 피크게임즈, 배달 기업 게티르 등 6개의 유니콘 기업이 생겼다. 터키 정부의 목표는 2023년까지 10개의 유니콘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터키 정부의 전략은 ‘확실하게 지원하고 나머지는 기업에 맡긴다’로 요약된다. 사업 아이디어만으로도 고용 직원의 소득세가 면세되는 등 다양한 투자인센티브가 주어지는 테크노파크(터키의 기술개발특구)에 입주할 수 있다. 테크노파크 입주는 기업들에 일종의 ‘공증’이 된다. 기술력과 사업성을 정부에 입증받았다는 증표가 돼 사업을 보다 쉽게 확장할 수 있다.

터키 전역에 있는 테크노파크를 지역 대학과 연계해 기업이 필요한 인력도 빠르게 조달할 수 있도록 했다. 외국인과 내국인 사이 법 적용의 차별도 없다. 모두가 동등하게 터키 정부가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누릴 수 있다.

정부 지원으로 20년 전 단 5개밖에 없었던 테크노파크는 올해 92개까지 늘어났다. 7400여 개 기업이 테크노파크에 입주해 있다. 아직 테크노파크에서 유니콘 기업은 탄생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터키 스타트업 중 가장 큰 금액(1200만달러)을 투자받은 회사가 나왔다. 항암제를 생산하는 바이오 스타트업 RS리서치다. 카즐 차관은 “기업들이 경제 성장의 동력이라는 것은 전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라며 “정부 역할은 기업이 문제에 직면하면 풀어주고 사업을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 이스탄불=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