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판교 사옥 '플레이뮤지엄'. / 사진=NHN 제공
NHN 판교 사옥 '플레이뮤지엄'. / 사진=NHN 제공
NHN이 주주 친화 행보 일환으로 역대 최대인 300억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그간 잇따른 핵심 사업부 분사로 주가가 떨어지자 주주들이 항의하는 데 대한 조치로 풀이된다.

NHN은 주가 부양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신규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고 20일 공시했다. 매입 규모는 총 110만주로 전일 종가 기준 300억원에 달한다. 오는 21일부터 장내 매수를 통해 자사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NHN 주주들은 지난 17일 NHN 판교 사옥에서 정우진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주주 간담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액주주들은 최근 서울 삼성동 소재 이준호 NHN 회장 자택 앞에서도 수차례 항의 시위를 벌였다.

NHN은 2013년 네이버, 2017년 페이코에 이어 올해 4월에는 NHN클라우드를 분할하는 등 핵심 사업부들이 빠져나갔다. 그러면서 NHN 주가는 2013년 당시 7만원대에서 최근 2만원대로 내려빠져 주주들이 불만을 쏟아냈다.

이번 자사주 취득은 금액 기준으로 NHN 역대 최대 규모다. NHN은 지난달에도 118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이번 취득 예정인 자사주를 6개월 내 처분 계획 없이 주주 환원 정책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HN은 앞서 2018~2021년 총 869억원 규모에 달하는 자사주를 취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보통주 1주당 1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무상증자를 결정, 4.3%에 해당하는 자사주 소각 효과를 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정 대표는 “회사 성과를 주주들과 나누는 주주 환원 정책을 지속 수립해 보다 진정성 있게 공유하고 소통할 계획”이라며 “주주 가치 향상과 모범적 지배구조 확립을 통해 정보기술(IT) 업계 최고 수준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체제를 구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