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측 "플라스틱 재앙, 대처 방안 모색"…야외공원 파빌리온 활용
폐플라스틱 27t으로 만든 을숙도 '쇠백로'…부산현대미술관 전시
전국에 버려진 폐플라스틱 27t이 을숙도 여름철새 '쇠백로'로 다시 태어났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야외 파빌리온 프로젝트 'Re: 새-새-정글' 전을 21일부터 오는 10월 23일까지 연다고 밝혔다.

쇠백로를 닮은 이 파빌리온은 폐플라스틱 27t을 사출한 뒤 모듈러를 만들어 조립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파빌리온은 박람회나 전시장에서 특별한 목적을 위해 임시로 만든 건물을 말한다.

부산현대미술관은 '플라스틱 팬데믹'으로 일컬어지는 세계적인 환경문제를 직시하고, 폐플라스틱 재생의 외연을 넓히고자 이번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식문화의 변화로 일회용품이 대량 생산되면서 플라스틱 생산량과 폐기량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연간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2019년 131만t에서 2020년 251만t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플라스틱 자원 순환에 관심을 가진 이웅열 디자이너와 곽이브 작가가 참여했다.

10년 넘게 미술전시를 위한 공간을 제작한 공간디자이너 이웅열은 이번 작품의 재료가 되는 재생플라스틱 모듈러를 직접 디자인했다.

곽이브는 평소 입체와 평면을 오가는 공간을 심도 있게 연구하는 작가로, '재생되는 새로움'이란 의미를 가진 'Re: 새- 새- 정글' 전시 제목에 맞춰 파빌리온 작품을 제작했다.

파빌리온의 구체적 형태는 을숙도 여름철새 쇠백로에서 가져왔다.

전국에서 수거한 폐플라스틱 27t을 내열성과 내충격성이 우수한 고기능성 플라스틱과 가공성이 좋은 폴리염화비닐(PVC)로 분리 사출한 뒤 1만5천개의 모듈러를 만들었다.

이를 조립해 쇠백로 모양의 파빌리온을 제작했다.

이 작품은 전시 중 시민들의 휴게시설로 사용된다.

조립 때 안전과 충분한 강도를 위해 철재 조인트와 나사가 사용됐지만, 모듈러는 전시 이후 반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전시가 끝나면 파빌리온 구조는 해체되지만 작은 단위의 모듈러는 의자, 테이블 등 또 다른 실용품으로 다시 조립 가능하다.

미술관 측은 시민 대상으로 재생플라스틱을 이용한 가구제작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부산현대미술관 관계자는 "플라스틱 팬데믹에 대처하는 유효한 방안을 탐구하고, 폐플라스틱의 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며 "새롭게 태어난 을숙도 쇠백로 파빌리온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