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 "아시아 식량 인플레이션, 아직 최악 안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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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싱가포르·필리핀 식료품비 상승폭 커"
![2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가공식품 코너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사진=뉴스1](https://img.hankyung.com/photo/202206/ZN.30387329.1.jpg)
노무라는 2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에서 식량 인플레이션은 아직 최악의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노무라에 따르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의 지난달 식량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9% 상승했다. 지난해 12월(2.7%) 보다 상승폭이 두 배 이상 커졌다. 세계 식량 물가가 아시아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데 약 6개월의 시차가 발생하는 만큼 하반기 들어 식량 가격 상승세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게 노무라의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의 봉쇄령과 태국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인도의 기록적인 폭염이 아시아의 식량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했다.
싱가포르의 식량 가격 오름세가 가장 급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싱가포르의 식량 가격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4.1%였지만 하반기에는 이보다 두 배 높은 8.2%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싱가포르는 농경지가 적어 소비되는 식량의 90%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치솟은 글로벌 식량 물가에 직접적으로 노출된다는 얘기다.
싱가포르의 뒤를 이은 국가는 한국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식량 가격 상승률은 지난달 5.9%에서 올 하반기 8.4%로 확대될 전망이다. 필리핀의 식품비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필리핀의 식량 가격 상승률은 지난달(4.9%) 보다 2%포인트 오른 6.9%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다.
노무라는 “곡물과 식용유에 이어 육류와 가공식품, 외식 비용까지 오르고 있다”면서 “물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식량처럼 자주 구입하는 물품의 가격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식량 가격 상승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또 “쌀은 현재까지 재고가 넉넉해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값비싼 밀의 대체재를 구하려는 각국의 수요가 늘어나면 쌀값도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식량 가격 상승은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일부 아시아 국가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노무라는 분석했다. 생활비 부담이 커지자 필리핀에선 지역별로 최저임금 상승분을 차등 적용했다. 노무라는 “하반기 식량 물가가 계속 상승하면 아시아 국가의 중앙은행들은 더 빠른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