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누리호 2차 발사엔 실제 초소형 위성(큐브샛) 4개를 실은 성능검증 위성과 더미(모사) 위성이 동시에 탑재됐다. 로켓 1회 발사로 복수 위성을 우주로 올리는 게 가능해지면서 관측, 정찰, 통신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위성 발사가 더욱 빈번해질 전망이다.

AP위성이 개발한 성능검증 위성은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90㎝ 안팎인 162㎏짜리 위성이다. 위성 자세를 잡아주는 제어모멘트자이로(CMG), 관제 통신을 주고받는 S밴드 안테나 등을 탑재했다. 동력원으로는 온도차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발열전지(ETG)가 실렸다. ETG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제작했다. CMG는 중소기업 져스텍, S밴드 안테나는 코스닥 상장사 케스피온(옛 EMW)이 개발했다. 큐브샛을 밀어내는 사출장치는 카이로스페이스가 만들었다.

성능검증 위성 내부엔 조선대, KAIST, 서울대, 연세대가 각각 개발한 큐브샛 네 개가 실렸다. 오현웅 조선대 교수가 산학 협력으로 개발한 ‘스텝큐브-2’는 중·장적외선 영역에서 가동하는 관측용 광학위성이다. 한화시스템, 솔탑, 뷰웍스 등이 개발에 참여했다.

방효충 KAIST 교수가 개발한 큐브샛 ‘랑데브’ 역시 지구 관측 임무를 받았다. 연세대의 큐브샛은 저해상도(200m)로 가로·세로 1000㎞ 범위 내 미세먼지를 모니터링한다. 한반도 주변 미세먼지 관찰에 적합한 성능이다. 서울대의 큐브샛엔 지구 항법위성인 GPS 위성과 교신하며 지구 대기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라디오 차폐(Radio Occultation)’ 탑재체가 들어갔다.

이들 위성이 안착하려면 앞으로 여러 번 고비를 넘겨야 한다. 성능검증 위성이 궤도에 안정적으로 진입하는 게 먼저다. 발사 이후 24시간 동안 18번에 걸쳐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지상국, 남극 세종기지 등과 교신을 마쳐야 한다. 특히 위성의 ‘생명줄’인 태양전지판이 태양을 제대로 바라보면서 전개됐는지가 중요하다.

궤도 안착 1주일 뒤인 23일 조선대 스텝큐브-2를 가장 먼저 내보낸다. 이후 이틀 간격으로 KAIST, 서울대, 연세대 큐브샛을 사출할 예정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