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0% 반등한 테슬라, 450달러 가야 시장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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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휴장을 끝낸 뉴욕 증시는 21일(미 동부 시간) 큰 폭으로 반등했습니다. 큰 폭의 상승세로 출발했고, 상승세는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다우는 2.15%, S&P500은 2.45%, 나스닥은 2.51% 상승했습니다. 다우는 다시 3만 포인트를 넘었고 나스닥은 한때 상승 폭이 3%를 넘기도 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지난주 5.8%나 떨어지는 등 단기 과매도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액티브 트레이드의 피에르 베이레 기술적 분석가는 "대부분 투자자에게는 중기적 투자 환경이 여전히 흐릿하지만, 할인된 가격에 주식을 살 기회를 찾고 있는 일부 투자자가 매수에 나섰다"라며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초 매파적 입장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도 일부에겐 좋은 소식으로 인식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물가가 몇 달 안에 꺾일 것이란 것이지요. 지난 5월 예상보다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8.6%까지 치솟았습니다. 그러나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벌인 설문 조사에서 CPI는 4분기까지 6.5%, 내년 중반까지 3.5%로 예측됐습니다. 여전히 높기는 하지만 상당 폭 낮아지는 것이죠.
최근의 유가 하락 등 원자재 가격 급락도 인플레이션 전선에는 우호적 요인입니다. 지난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0%가량 떨어졌고, 목재는 최고점에서 거의 50% 추락했습니다. 물론 그 원인은 경기 둔화 혹은 경기 침체 우려이긴 합니다. 오늘은 WTI는 전장보다 1.09달러(0.99%) 오른 배럴당 110.6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유가 상승과 낙폭 과대로 인해 다이아몬드백에너지(8.2%) 엑손모빌(6.2%) 등 정유주가 큰 폭으로 올랐고, 알파벳(4.1%)과 애플(3.3%) 등 그동안 부진하던 빅테크와 테슬라(9.4%)도 대폭 반등했습니다. 엔비디아(4.3%)와 AMD(2.7%) 등 반도체주도 올랐고, 분사 계획을 발표한 켈로그는 2.0% 상승했습니다. 비트코인도 오후 5시 기준 20,836.15달러로 상승했습니다. 지난 토요일 저점인 17,601.58달러에서 약 18% 오른 것입니다.
지금이 바닥은 아닐지라도 매수 기회라는 주장도 들립니다. 캐너코드 제누이티의 토니 드와이어 전략가는 CNBC 인터뷰에서 "여름이 끝날 때까지는 실업률이 오르하고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기 시작할 것이고 올해 말까지 중간선거가 끝난 후에는 좋은 소식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미 중앙은행(Fed)이 긴축으로 나타날 경제 둔화에 더 집중하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간선거가 끝나고 나면 Fed의 태도가 바뀌면서 주가가 오르리라는 것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1930년부터 중간선거가 있는 해가 21번 있었는데, 이중 하반기부터 다음 해 상반기까지 주가가 상승한 게 17번이나 됩니다. 상승확률로 따지면 80.95%나 되고 평균 상승률은 13.82%, 중앙값으로는 10.69%나 올랐습니다. 오펜하이머의 존 스톨츠푸스 전략가는 "Fed가 고용과 안정성 측면에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훨씬 더 민감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기 침체에 거의 다가갈 수는 있지만 피할 수 있다고 본다"라며 "우리는 아직 숲에서 나오지는 않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은 있지만, 10월께부터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믿는 이가 상당히 많다"라면서 "그렇다고 믿는다면 주가가 20% 넘게 빠진 지금도 매수하기에 나쁜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여전히 Fed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의 고삐를 죄고 있습니다. 비둘기파로 꼽히는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은행 총재는 오늘 7월에 기준금리 50bp 혹은 75bp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제시한 지침(7월 50bp 혹은 75bp 인상)이 합리적이란 것이죠. 지난 금요일 역시 비둘기파인 닐 캐시캐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75bp 인상을 지지할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은 것입니다. 지난 토요일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경기가 지금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다음 달 75bp 인상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월러 이사는 다만 “금리를 한꺼번에 1%포인트 올리는 건 경제에 심장마비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Fed가 강경하게 나오면서 경기 침체 우려는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어제 보고서에서 향후 1년 내 경기 침체에 들어갈 확률을 30%로 이전 15%에서 높였습니다. 그리고 1년 내 침체가 없다면 2년 차에는 25% 확률이 있다고 봤습니다. 또 향후 2년 내 침체에 들어갈 가능성은 48%로 추정했습니다. 이전 35%에 비해 크게 높인 것입니다.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이제 경기 침체 위험이 더 크고 더 선제적으로 다가온다고 본다"라면서 “핵심 이유는 미국 경제 활동이 급격히 느려지더라도 에너지 가격이 계속 오른다면 Fed가 '높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과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라고 느낄 것으로 점점 더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유지했지만, 올해 3분기부터 2023년 1분기까지 전망을 각각 1.75%, 0.75%, 1%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또 2022년 성장률은 0.9%(기존 1.3%), 2023년은 1.4%(기존 1.6%)로 전망치를 바꿨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지난주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을 40%로 올리고 성장률 전망을 크게 낮췄었는데요. Fed의 긴축이 시차로 인해 지속해서 경제를 식히면서 성장이 내년 하반기까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 뒤 2024년 성장이 완만하게 반등할 것으로 봤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성장 전망 하향에도 불구하고 위험은 하방으로 치우쳐 있다"라며 "이는 에너지 가격의 또 다른 급등, 전쟁 확대, 중국을 포함한 러시아 지지국에 대한 제재 확산 등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외부 변수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내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Fed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그 정도까지 물가가 떨어지려면 Fed가 의도적으로 경기 침체를 촉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노무라는 Fed의 물가 안정에 대한 강력한 약속과 빠르게 둔화하는 성장 모멘텀으로 인해 "올해 4분기 경기 침체가 시작될 확률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더 커졌다"라고 밝혔습니다. 노무라는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1.8%(기존 2.5%), 2023년 1.0%(1.3%)로 낮췄습니다. 실업률은 2023년 말까지 5.2%, 2024년 말까지 5.9%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제기해온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어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5년간 5% 넘는 실업률이 필요하다. 다른 말로 하면 2년간 7.5%나 5년간 6%, 1년간 10%가 되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5%, 7.5% 등을 넘는 실업률은 경기 침체 상황을 뜻합니다. 미국에서는 과거 실업률이 0.3%포인트가 올라가면 침체가 발생했습니다. 5월 실업률이 3.6%나 3.9%만 되어도 침체 가능성이 큰데 5% 이상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화해 입을 막으려 했는데도, 계속 암울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레이 달리오는 링크드인을 통해 "Fed가 금리를 인상하면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상황이 다시 좋아지리라 생각하는 것은 순진하고 경제가 작동하는 방식과 일치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달리오는 "Fed는 경제 약화 없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적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번에 침체가 와도 아주 심각한 불황은 아닐 것이란 겁니다. 골드만삭스는 지금은 1960~1970년대처럼 임금의 커다란 상승세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고삐가 풀린 상황이 아니며, 경제에 큰 불균형이 없으므로 경기 침체가 발생해도 그 수위는 얕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과거를 보면 경기 침체가 얕다고 해도 실업률은 평균 약 2.5%포인트 상승한다"라며 "특히 또 하나의 우려는 재정 및 통화 정책적 대응이 과거보다 더 제한적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미 팬데믹을 거치며 많은 여력을 소진했기 때문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대규모 침체가 올 가능성은 적다고 봤습니다. 미국 경제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단 하나의 핵심 불균형만 있다는 것입니다. 또 이번처럼 Fed의 긴축이 경기 침체의 원인이면 Fed가 관리하기가 더 쉬우므로 경기 침체가 발생해도 마일드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날 발표된 5월 기존주택 판매 수치는 전월 대비 3.4% 감소한 연율 541만 채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8.6%나 줄었습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모기지 금리 급등에 따른 주택 시장 어려움으로 향후 추가적인 판매 둔화가 예상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시카고 연은이 발표한 지난 5월 전미활동지수(NAI)는 0.01로 거의 제로(0)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전달에는 0.40이었고, 월가는 0.35를 예상했는데 훨씬 부진하게 나온 것입니다. '0'은 경제 활동이 장기 평균 수준이라는 뜻입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쏟아지다 보니, 뉴욕 증시가 기분 좋게 반등했지만, 이번이 진짜 바닥이라고 보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블랙록은 "Fed가 궁극적으로 방향을 바꾸리라 생각하지만, 성장이 정체되기 전에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것을 저가 매수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보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세븐리포트의 톰 에세이 설립자는 "안도 랠리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채권시장에서 안정적 금리 움직임이 있어야 하고, 경제 지표가 기대치를 충족하거나 상회해야 하며, Fed가 상황을 낙관적으로 봐야 한다"면서 "S&P500 지수가 3780에서 3840 사이에서 저항선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P500 지수는 오늘 3764.79로 마감됐습니다. CNBC는 이날 S&P500 지수는 올해 다섯 번째로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들어 2%가 넘게 올랐던 날이 직전까지 10번이 있었는데, 이중 상승세가 다음날 이어진 날은 3번뿐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평균적으로는 다음날 0.76% 내렸고, 일주일 뒤에는 0.91% 떨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올해 가장 큰 2.99% 상승했던 5월 4일 S&P500 지수는 다음날 3.57% 떨어졌습니다. CNBC는 "오늘 좋은 반등을 얻었지만, 과거를 보면 이런 상승세는 통상 즉시 손실로 귀결된다"라고 밝혔습니다. 경기 침체가 온다면 주가는 더 하락할 수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그동안 경기 침체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S&P500 지수가 340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해왔는데요. 어제 보고서에서 경기 침체가 주가에 완전히 반영되려면 S&P500 지수가 약 3000포인트까지 떨어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보다 15~20% 더 하락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착륙이 여전히 가능하고 모건스탠리의 기본 사례는 경기 침체를 전제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2023년에는 침체 확률이 ”상당히” 올라가고, "경기 침체 가능성을 50대 50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경기 침체가 닥칠지에 대한 답은 앞으로 서너 달 사이엔 명확히 알기 어려울 것이며, 그게 명확해지기 전까지 시장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골드만삭스도 현재의 주가는 가벼운 경기 침체만을 가격에 책정하고 있어서 앞으로 침체 가능성이 커질 경우 주가는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BCA리서치도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에 자리 잡고 있다며 물가가 결정적으로 안정될 때까지 미국 주식은 바닥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물가가 낮아질 때까지 Fed는 계속해서 긴축 통화 정책을 펼치고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은 이미 둔화하고 있고 하방 위험이 놀라울 정도라고 분석했습니다. BCA 측은 금리를 지켜볼 것을 주문했습니다. 금리가 안정되면 S&P500 수익률은 기업들의 실적에 달렸지만, 금리가 계속 상승하면 주가 멀티플이 줄어들고 실적 불황으로 인한 피해가 악화할 것으로 봤습니다. 멀티플이 앞으로 기업 이익의 17배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수익이 다음 분기에 0~5% 감소하면 지수는 평평하거나 약간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배수가 16배로 떨어지면 추가로 11%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BCA리서치는 투자자들에게 "위험을 감수하는 영웅이 되지 말라"면서 경기순환 주보다 방어 주에 중심을 둘 것을 주문했습니다. 모두 어디가 바닥인지 알수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트레타가스의 크리스 베론 헤드는 아직은 바닥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합니다. 그의 주장을 전해드립니다.
① 과매도 반등과 시장 바닥을 만드는 항복과 구별해야 한다
두 가지 다른 점이 있다. 전술적 반등은 6월 말, 7월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항복은 거래량의 팽창, 변동성 지수의 폭발(45~50 이상), 풋 콜옵션 비율의 급증 등으로 이뤄진다. 그런 걸 본 적이 없다. 지금은 바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S&P500 지수는 팬데믹 이전인 3400~3500까지 돌아갈 것으로 본다.
② 빅테크는 아직 항복하지 않았다
대규모 항복은 종종 상승장 주기의 가장 좋은 주식이 마지막으로 떨어지고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는 특징이 있다. 그것이 이번 사이클 전체에서 애플이었다. 애플 주가 하락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술적으로 애플의 주요 지지선은 100달러다. 장기 200주 이동평균선이 지나는 곳이다. 지난 10년간 상승장에서 이 선에서 여러 번 지지를 받았다. 애플은 100달러, 마이크로소프트는 200달러, 테슬라 450달러 수준이다.
③ 지수보다 종목들은 6개월 먼저 바닥을 친다
2008~2009년 S&P500 지수는 2009년 3월 9일에 바닥을 쳤지만, 대부분 주식은 실제로 2008년 10월8일에 바닥을 쳤다. 대부분 주식의 저점과 시장 바닥 사이에는 6개월의 간격이 있었다. 지금도 이런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일부 투기성 주식의 낮은 가격을 시장 바닥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수보다 먼저 바닥을 쳤다는 생각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④ 많이 내린 주식은 반등할 수 있다
7월 하반기 어닝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조용한 기간이 있다. 계절적으로는 솔직히 다음 6주가 나쁘지 않다. 우리는 과매도 조건 중 일부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반등하는 투기적 기술주가 있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시장을 상승세로 이끈다는 데에는 회의적이다.
⑤ 에너지 주는 더 오를 수 있다
에너지 주가 시장 리더십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주 에너지는 매도되었지만, 상승세의 맥락에서 매도되었다. 그리고 지난 몇 주 동안 에너지 주식은 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회사채에는 스트레스가 없었다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나는 회사채 신용 상태가 비교적 안정적일 때에는 섹터가 약세를 보일 때 매수하는 게 훨씬 편하다. 에너지는 여전히 그렇다.
내일은 제롬 파월 의장이 미 의회에서 증언대에 섭니다. 투자자들은 7월 기준금리 75bp 인상에 대한 파월 의장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최근의 유가 하락 등 원자재 가격 급락도 인플레이션 전선에는 우호적 요인입니다. 지난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0%가량 떨어졌고, 목재는 최고점에서 거의 50% 추락했습니다. 물론 그 원인은 경기 둔화 혹은 경기 침체 우려이긴 합니다. 오늘은 WTI는 전장보다 1.09달러(0.99%) 오른 배럴당 110.6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유가 상승과 낙폭 과대로 인해 다이아몬드백에너지(8.2%) 엑손모빌(6.2%) 등 정유주가 큰 폭으로 올랐고, 알파벳(4.1%)과 애플(3.3%) 등 그동안 부진하던 빅테크와 테슬라(9.4%)도 대폭 반등했습니다. 엔비디아(4.3%)와 AMD(2.7%) 등 반도체주도 올랐고, 분사 계획을 발표한 켈로그는 2.0% 상승했습니다. 비트코인도 오후 5시 기준 20,836.15달러로 상승했습니다. 지난 토요일 저점인 17,601.58달러에서 약 18% 오른 것입니다.
지금이 바닥은 아닐지라도 매수 기회라는 주장도 들립니다. 캐너코드 제누이티의 토니 드와이어 전략가는 CNBC 인터뷰에서 "여름이 끝날 때까지는 실업률이 오르하고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기 시작할 것이고 올해 말까지 중간선거가 끝난 후에는 좋은 소식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미 중앙은행(Fed)이 긴축으로 나타날 경제 둔화에 더 집중하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간선거가 끝나고 나면 Fed의 태도가 바뀌면서 주가가 오르리라는 것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1930년부터 중간선거가 있는 해가 21번 있었는데, 이중 하반기부터 다음 해 상반기까지 주가가 상승한 게 17번이나 됩니다. 상승확률로 따지면 80.95%나 되고 평균 상승률은 13.82%, 중앙값으로는 10.69%나 올랐습니다. 오펜하이머의 존 스톨츠푸스 전략가는 "Fed가 고용과 안정성 측면에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훨씬 더 민감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기 침체에 거의 다가갈 수는 있지만 피할 수 있다고 본다"라며 "우리는 아직 숲에서 나오지는 않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은 있지만, 10월께부터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믿는 이가 상당히 많다"라면서 "그렇다고 믿는다면 주가가 20% 넘게 빠진 지금도 매수하기에 나쁜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여전히 Fed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의 고삐를 죄고 있습니다. 비둘기파로 꼽히는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은행 총재는 오늘 7월에 기준금리 50bp 혹은 75bp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제시한 지침(7월 50bp 혹은 75bp 인상)이 합리적이란 것이죠. 지난 금요일 역시 비둘기파인 닐 캐시캐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75bp 인상을 지지할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은 것입니다. 지난 토요일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경기가 지금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다음 달 75bp 인상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월러 이사는 다만 “금리를 한꺼번에 1%포인트 올리는 건 경제에 심장마비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Fed가 강경하게 나오면서 경기 침체 우려는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어제 보고서에서 향후 1년 내 경기 침체에 들어갈 확률을 30%로 이전 15%에서 높였습니다. 그리고 1년 내 침체가 없다면 2년 차에는 25% 확률이 있다고 봤습니다. 또 향후 2년 내 침체에 들어갈 가능성은 48%로 추정했습니다. 이전 35%에 비해 크게 높인 것입니다.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이제 경기 침체 위험이 더 크고 더 선제적으로 다가온다고 본다"라면서 “핵심 이유는 미국 경제 활동이 급격히 느려지더라도 에너지 가격이 계속 오른다면 Fed가 '높은 헤드라인 인플레이션과 소비자 인플레이션 기대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라고 느낄 것으로 점점 더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유지했지만, 올해 3분기부터 2023년 1분기까지 전망을 각각 1.75%, 0.75%, 1%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또 2022년 성장률은 0.9%(기존 1.3%), 2023년은 1.4%(기존 1.6%)로 전망치를 바꿨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지난주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을 40%로 올리고 성장률 전망을 크게 낮췄었는데요. Fed의 긴축이 시차로 인해 지속해서 경제를 식히면서 성장이 내년 하반기까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 뒤 2024년 성장이 완만하게 반등할 것으로 봤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성장 전망 하향에도 불구하고 위험은 하방으로 치우쳐 있다"라며 "이는 에너지 가격의 또 다른 급등, 전쟁 확대, 중국을 포함한 러시아 지지국에 대한 제재 확산 등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외부 변수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내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Fed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그 정도까지 물가가 떨어지려면 Fed가 의도적으로 경기 침체를 촉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노무라는 Fed의 물가 안정에 대한 강력한 약속과 빠르게 둔화하는 성장 모멘텀으로 인해 "올해 4분기 경기 침체가 시작될 확률이 그렇지 않을 가능성보다 더 커졌다"라고 밝혔습니다. 노무라는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1.8%(기존 2.5%), 2023년 1.0%(1.3%)로 낮췄습니다. 실업률은 2023년 말까지 5.2%, 2024년 말까지 5.9%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제기해온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어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5년간 5% 넘는 실업률이 필요하다. 다른 말로 하면 2년간 7.5%나 5년간 6%, 1년간 10%가 되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5%, 7.5% 등을 넘는 실업률은 경기 침체 상황을 뜻합니다. 미국에서는 과거 실업률이 0.3%포인트가 올라가면 침체가 발생했습니다. 5월 실업률이 3.6%나 3.9%만 되어도 침체 가능성이 큰데 5% 이상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화해 입을 막으려 했는데도, 계속 암울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레이 달리오는 링크드인을 통해 "Fed가 금리를 인상하면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상황이 다시 좋아지리라 생각하는 것은 순진하고 경제가 작동하는 방식과 일치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달리오는 "Fed는 경제 약화 없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적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번에 침체가 와도 아주 심각한 불황은 아닐 것이란 겁니다. 골드만삭스는 지금은 1960~1970년대처럼 임금의 커다란 상승세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고삐가 풀린 상황이 아니며, 경제에 큰 불균형이 없으므로 경기 침체가 발생해도 그 수위는 얕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과거를 보면 경기 침체가 얕다고 해도 실업률은 평균 약 2.5%포인트 상승한다"라며 "특히 또 하나의 우려는 재정 및 통화 정책적 대응이 과거보다 더 제한적일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미 팬데믹을 거치며 많은 여력을 소진했기 때문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대규모 침체가 올 가능성은 적다고 봤습니다. 미국 경제에는 인플레이션이라는 단 하나의 핵심 불균형만 있다는 것입니다. 또 이번처럼 Fed의 긴축이 경기 침체의 원인이면 Fed가 관리하기가 더 쉬우므로 경기 침체가 발생해도 마일드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날 발표된 5월 기존주택 판매 수치는 전월 대비 3.4% 감소한 연율 541만 채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8.6%나 줄었습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모기지 금리 급등에 따른 주택 시장 어려움으로 향후 추가적인 판매 둔화가 예상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시카고 연은이 발표한 지난 5월 전미활동지수(NAI)는 0.01로 거의 제로(0)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전달에는 0.40이었고, 월가는 0.35를 예상했는데 훨씬 부진하게 나온 것입니다. '0'은 경제 활동이 장기 평균 수준이라는 뜻입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쏟아지다 보니, 뉴욕 증시가 기분 좋게 반등했지만, 이번이 진짜 바닥이라고 보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블랙록은 "Fed가 궁극적으로 방향을 바꾸리라 생각하지만, 성장이 정체되기 전에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것을 저가 매수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보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세븐리포트의 톰 에세이 설립자는 "안도 랠리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채권시장에서 안정적 금리 움직임이 있어야 하고, 경제 지표가 기대치를 충족하거나 상회해야 하며, Fed가 상황을 낙관적으로 봐야 한다"면서 "S&P500 지수가 3780에서 3840 사이에서 저항선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P500 지수는 오늘 3764.79로 마감됐습니다. CNBC는 이날 S&P500 지수는 올해 다섯 번째로 크게 올랐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들어 2%가 넘게 올랐던 날이 직전까지 10번이 있었는데, 이중 상승세가 다음날 이어진 날은 3번뿐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평균적으로는 다음날 0.76% 내렸고, 일주일 뒤에는 0.91% 떨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올해 가장 큰 2.99% 상승했던 5월 4일 S&P500 지수는 다음날 3.57% 떨어졌습니다. CNBC는 "오늘 좋은 반등을 얻었지만, 과거를 보면 이런 상승세는 통상 즉시 손실로 귀결된다"라고 밝혔습니다. 경기 침체가 온다면 주가는 더 하락할 수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그동안 경기 침체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S&P500 지수가 340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해왔는데요. 어제 보고서에서 경기 침체가 주가에 완전히 반영되려면 S&P500 지수가 약 3000포인트까지 떨어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보다 15~20% 더 하락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착륙이 여전히 가능하고 모건스탠리의 기본 사례는 경기 침체를 전제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2023년에는 침체 확률이 ”상당히” 올라가고, "경기 침체 가능성을 50대 50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경기 침체가 닥칠지에 대한 답은 앞으로 서너 달 사이엔 명확히 알기 어려울 것이며, 그게 명확해지기 전까지 시장 상승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골드만삭스도 현재의 주가는 가벼운 경기 침체만을 가격에 책정하고 있어서 앞으로 침체 가능성이 커질 경우 주가는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BCA리서치도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에 자리 잡고 있다며 물가가 결정적으로 안정될 때까지 미국 주식은 바닥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물가가 낮아질 때까지 Fed는 계속해서 긴축 통화 정책을 펼치고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경제 성장은 이미 둔화하고 있고 하방 위험이 놀라울 정도라고 분석했습니다. BCA 측은 금리를 지켜볼 것을 주문했습니다. 금리가 안정되면 S&P500 수익률은 기업들의 실적에 달렸지만, 금리가 계속 상승하면 주가 멀티플이 줄어들고 실적 불황으로 인한 피해가 악화할 것으로 봤습니다. 멀티플이 앞으로 기업 이익의 17배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수익이 다음 분기에 0~5% 감소하면 지수는 평평하거나 약간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배수가 16배로 떨어지면 추가로 11%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BCA리서치는 투자자들에게 "위험을 감수하는 영웅이 되지 말라"면서 경기순환 주보다 방어 주에 중심을 둘 것을 주문했습니다. 모두 어디가 바닥인지 알수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트레타가스의 크리스 베론 헤드는 아직은 바닥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합니다. 그의 주장을 전해드립니다.
① 과매도 반등과 시장 바닥을 만드는 항복과 구별해야 한다
두 가지 다른 점이 있다. 전술적 반등은 6월 말, 7월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항복은 거래량의 팽창, 변동성 지수의 폭발(45~50 이상), 풋 콜옵션 비율의 급증 등으로 이뤄진다. 그런 걸 본 적이 없다. 지금은 바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S&P500 지수는 팬데믹 이전인 3400~3500까지 돌아갈 것으로 본다.
② 빅테크는 아직 항복하지 않았다
대규모 항복은 종종 상승장 주기의 가장 좋은 주식이 마지막으로 떨어지고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는 특징이 있다. 그것이 이번 사이클 전체에서 애플이었다. 애플 주가 하락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술적으로 애플의 주요 지지선은 100달러다. 장기 200주 이동평균선이 지나는 곳이다. 지난 10년간 상승장에서 이 선에서 여러 번 지지를 받았다. 애플은 100달러, 마이크로소프트는 200달러, 테슬라 450달러 수준이다.
③ 지수보다 종목들은 6개월 먼저 바닥을 친다
2008~2009년 S&P500 지수는 2009년 3월 9일에 바닥을 쳤지만, 대부분 주식은 실제로 2008년 10월8일에 바닥을 쳤다. 대부분 주식의 저점과 시장 바닥 사이에는 6개월의 간격이 있었다. 지금도 이런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일부 투기성 주식의 낮은 가격을 시장 바닥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수보다 먼저 바닥을 쳤다는 생각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④ 많이 내린 주식은 반등할 수 있다
7월 하반기 어닝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조용한 기간이 있다. 계절적으로는 솔직히 다음 6주가 나쁘지 않다. 우리는 과매도 조건 중 일부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반등하는 투기적 기술주가 있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시장을 상승세로 이끈다는 데에는 회의적이다.
⑤ 에너지 주는 더 오를 수 있다
에너지 주가 시장 리더십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주 에너지는 매도되었지만, 상승세의 맥락에서 매도되었다. 그리고 지난 몇 주 동안 에너지 주식은 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회사채에는 스트레스가 없었다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나는 회사채 신용 상태가 비교적 안정적일 때에는 섹터가 약세를 보일 때 매수하는 게 훨씬 편하다. 에너지는 여전히 그렇다.
내일은 제롬 파월 의장이 미 의회에서 증언대에 섭니다. 투자자들은 7월 기준금리 75bp 인상에 대한 파월 의장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