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기운' 켈로그, 회사 3개로 쪼갠다…"스낵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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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낵 △시리얼 △식물성 식품
빠른 의사결정·전문 역량 강화
"포트폴리오 확대, 성장 제동 걸 수도"
빠른 의사결정·전문 역량 강화
"포트폴리오 확대, 성장 제동 걸 수도"
콘푸로스트, 프링글스 등으로 알려진 미국 식품기업 켈로그가 회사를 3개로 분할한다. 급변하는 먹거리 시장에서 빠르고 효율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전략이다. 지난 수십 년간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웠던 식품업계 판도가 ‘선택과 집중’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켈로그는 기업 분할을 내년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새로 만들어질 법인들의 명칭과 경영진은 향후 정하기로 했다. 스티븐 캐힐레인 켈로그 최고경영자(CEO)는 “세 사업 모두 잠재력이 있다”며 “(독립 법인이 되면) 각 사업의 우선순위에 따라 자원을 더 효과적으로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급성장하는 스낵 시장에 집중하는 동시에 최근 부진한 미국 내 시리얼 사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켈로그 측 설명이다. 스낵과 시리얼의 실적은 소비자들의 식습관이 변화하면서 엇갈리고 있다. 끼니 사이에 먹는 과자 시장은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반면 시리얼은 아침 식사의 대체재가 늘어나며 인기가 줄고 있다.
CNBC는 “이번 기업분할은 켈로그가 2012년 프링글스를 270억달러에 인수한 지 10년 만에 회사의 주력 사업이 (씨리얼에서) 스낵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이날 켈로그는 뉴욕증시에서 전일보다 1.95% 오른 68.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전 시간외거래에서는 8% 뛰기도 했다. 켈로그 주가는 올 들어 6.5% 상승했다. 올 들어 S&P500이 22%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주가 방어에 성공한 셈이다.
캐힐레인 켈로그 CEO가 기업분할 결정을 할 때 참고했다고 밝힌 GE는 2024년까지 회사를 항공과 헬스케어, 에너지 등 3개 부문으로 나누기로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135년 역사를 지닌 존슨앤존슨도 소비자 제품과 제약 부문으로 회사를 분할할 계획이다. 소비자 제품 부문에는 진통제 타이레놀과 밴드에이드 반창고 등이 포함되며 제약 부문은 코로나19 백신 등 처방약과 의료기기 제조 부문으로 나누어진다. 독립된 조직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내려야 급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보유 브랜드 수가 경쟁력이던 식품업계 기류도 바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수십 년간 식품업계에서는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 자연스럽게 마케팅과 유통 과정의 이득을 누릴 수 있다고 여겼으나, 덩치가 커진 기업은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분석했다.
켈로그도 올해 주가는 방어했지만 최근 5년간 주가는 50~75달러 사이를 횡보하고 있다. 반면 사탕과 스낵에 집중한 경쟁사 몬델리즈 주가는 이 기간 33% 올랐다.
최근 미국을 덮친 41년 만의 인플레이션는 예상치 못한 위기다. 식품 기업들은 밀가루 등 재료와 물류 비용,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급등한 상태다. 비대해진 포트폴리오를 축소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이날 외신들은 켈로그가 식물성 식품 사업 부문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시리얼서 스낵으로’ 주력 바뀌어
켈로그는 글로벌 스낵과 북미 시리얼, 식물성 식품 등 3개 사업을 각각 분리해 별도 법인을 세우겠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 매출 114억 달러(14조8000억원)로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는 글로벌 스낵 사업을 남기고 나머지 두 부문을 분사하는 방식이다.켈로그는 기업 분할을 내년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새로 만들어질 법인들의 명칭과 경영진은 향후 정하기로 했다. 스티븐 캐힐레인 켈로그 최고경영자(CEO)는 “세 사업 모두 잠재력이 있다”며 “(독립 법인이 되면) 각 사업의 우선순위에 따라 자원을 더 효과적으로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급성장하는 스낵 시장에 집중하는 동시에 최근 부진한 미국 내 시리얼 사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켈로그 측 설명이다. 스낵과 시리얼의 실적은 소비자들의 식습관이 변화하면서 엇갈리고 있다. 끼니 사이에 먹는 과자 시장은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반면 시리얼은 아침 식사의 대체재가 늘어나며 인기가 줄고 있다.
CNBC는 “이번 기업분할은 켈로그가 2012년 프링글스를 270억달러에 인수한 지 10년 만에 회사의 주력 사업이 (씨리얼에서) 스낵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이날 켈로그는 뉴욕증시에서 전일보다 1.95% 오른 68.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전 시간외거래에서는 8% 뛰기도 했다. 켈로그 주가는 올 들어 6.5% 상승했다. 올 들어 S&P500이 22%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주가 방어에 성공한 셈이다.
○GE·존슨앤존슨도 기업 쪼갠다
1906년 설립된 켈로그는 116년 전통의 장수 기업이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약 142억 달러(18조 5000억원)다. 이렇게 역사가 오래된 거대 기업이 분할을 결정하는 사례는 최근 드물지 않다. 지난해 제너럴일렉트릭(GE)과 존슨앤드존슨 등 미국의 굵직한 대기업들이 회사를 분할하겠다고 밝혔다.캐힐레인 켈로그 CEO가 기업분할 결정을 할 때 참고했다고 밝힌 GE는 2024년까지 회사를 항공과 헬스케어, 에너지 등 3개 부문으로 나누기로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135년 역사를 지닌 존슨앤존슨도 소비자 제품과 제약 부문으로 회사를 분할할 계획이다. 소비자 제품 부문에는 진통제 타이레놀과 밴드에이드 반창고 등이 포함되며 제약 부문은 코로나19 백신 등 처방약과 의료기기 제조 부문으로 나누어진다. 독립된 조직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내려야 급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보유 브랜드 수가 경쟁력이던 식품업계 기류도 바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수십 년간 식품업계에서는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 자연스럽게 마케팅과 유통 과정의 이득을 누릴 수 있다고 여겼으나, 덩치가 커진 기업은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분석했다.
켈로그도 올해 주가는 방어했지만 최근 5년간 주가는 50~75달러 사이를 횡보하고 있다. 반면 사탕과 스낵에 집중한 경쟁사 몬델리즈 주가는 이 기간 33% 올랐다.
최근 미국을 덮친 41년 만의 인플레이션는 예상치 못한 위기다. 식품 기업들은 밀가루 등 재료와 물류 비용,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급등한 상태다. 비대해진 포트폴리오를 축소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이날 외신들은 켈로그가 식물성 식품 사업 부문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