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정 "간부로서 존폐 위기 초래해 죄송한 마음"…내부망 사의글
尹정부 첫 검찰 정기인사…'친문' 분류 검사들 속속 사표 수리
윤석열 정부 첫 검찰 정기인사를 앞두고 전 정권에서 고위직을 맡았던 검사들이 속속 검찰을 떠난다.

김관정(58·사법연수원 26기) 수원고검장은 22일 검찰 내부망에 "사직서를 제출한 지 1개월 반 만에 수리가 돼 이제 사직 인사를 올리게 됐다"는 글을 남겼다.

김 고검장은 "최근 수개월은 조직이 존폐 위기에 처할 정도의 위기 상황이었다.

강제적 수사와 시시비비를 판단하는 검찰로서는 숙명인 부분도 있겠지만, 구성원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억울한 부분"이라며 "조직의 간부로서 이런 상황을 초래한 것에 대해 깊은 자괴감, 책임감을 느끼며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라고 적었다.

이어 "25년이 조금 넘는 검찰 생활 동안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영광스럽고 고마운 시간이었다"며 "대과(大過·큰 잘못이나 허물) 없이 공직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주신 동료 선·후배, 수사관, 실무관, 방호원님 등 구성원 모두에게 감사 말씀드린다"며 글을 마쳤다.

김 고검장은 1997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인천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김형식 전 서울시의원이 친구를 시켜 재력가를 살해하도록 한 이른바 '재력가 살인교사' 사건을 수사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 대전지검 형사1부장 등을 역임하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친정부' 이미지를 구축했다.

서울동부지검장으로 재직했던 2020년에는 추미애 전 장관 아들의 '특혜휴가' 의혹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고, 이후 인사에서 26기 중 가장 먼저 고검장으로 승진했다.

尹정부 첫 검찰 정기인사…'친문' 분류 검사들 속속 사표 수리
앞서 사의를 표한 이정수(53·연수원 26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서울중앙지검장)의 사표도 조만간 수리될 예정이다.

이 연구위원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장을 지낼 때 개인정보범죄합동수사단장을 맡아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가 고객 정보를 대규모로 팔아넘긴 사건을 수사했다.

이후 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과 법무부 형사사법공통시스템운영단장을 지냈고, 문재인 정부 초기 국가정보원에 파견돼 법률자문관 겸 적폐청산TF 일원으로 활동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인 2020년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기획조정부장, 서울남부지검장을 역임했고, 고교 선배인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직후인 지난해 2월에는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됐다.

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 등 윤석열 대통령의 가족 비리 관련 사건, 대장동 개발·로비 특혜 의혹 사건 등을 수사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채널A 사건' 연루 사건 처리를 장기간 미뤘다는 지적을 받다 지난달 초 2년여 만에 무혐의 처분을 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