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뉴스1
22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 상납 의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심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이 대표가 과거 로마 최연소 집정관을 지낸 '푸블리우스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를 언급했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밤 페이스북에 "결국 그에게도 포에니 전쟁보다 어려운 게 원로원 내 정치 싸움이었던 게 아니었나. 망치와 모루도 전장에서나 쓰이는 것이지 안에 들어오면 뒤에서 찌르고 머리채 잡는 거 아니겠나"라고 적었다.

이 대표가 언급한 스키피오는 포에니 전쟁에서 명장 한니발이 이끄는 카르타고를 격파한 후 로마 시민의 지지를 얻어 정계에 입문했다.

정계 입문 당시 스키피오의 나이는 단 37살에 불과했다. 이후 로마 최고 명예직인 감찰관을 지내고 집정관을 두 번이나 더 역임했지만, 15년간 원로원 내부 '대(大) 카토' 일파로부터 맹렬한 정치적 공격을 받아 정계에서 배제됐다.

스키피오는 유언으로 "배은망덕한 조국이여! 그대는 나의 뼈를 얻지 못할 것이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이 대표가 현재 대한민국 정계에 느끼는 '실의'를 짐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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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리위는 22일 오후 7시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이 대표의 성 상납 및 증거 인멸 교사 의혹 관련 사안을 심의한다.

윤리위는 징계 절차 개시를 통보받은 당원들이 제출한 서면 소명 자료를 검토하고,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을 위원회에 출석시켜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당규상 징계는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4가지 형태로 나뉜다. 당원권 정지는 최소 1개월에서 최장 3년이다. 경고로 결론이 나더라도 이 대표의 향후 리더십에 타격이 클 것이라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저는 출석 요청을 했는데, 거절당했다"며 "오늘 현장에 있을 예정이다. 제 방(당 대표실)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