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턴드림호 시범 운항 가능여부 문의…"숨통 틔울 통로 마련돼야"
블라디보스토크∼동해 여객 운송 재개될까…교민들 관심
우크라이나 사태 후 한국과 러시아 극동을 연결하는 하늘길이 3개월 넘게 막힌 상황에서 정기 여객선 운항이 재개될지에 현지 교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강원도 동해와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는 두원상선 소속 카페리(여객·화물 겸용선) 이스턴드림호는 오는 28일 동해항에서 한국인 사업가 한 명을 태우고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할 준비를 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선 귀국을 준비 중인 한국기업 직원 19명을 태워 동해로 돌아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번 주 안에 동해지방해양수산청과 동해검역소 등 국내 세관·출입국·검역(CIQ) 관련 기관들에 해당 승객들을 태운 운항이 가능한지를 질의할 방침이다.

두원상선은 국내 기관들이 이번 시범 여객 운항을 승인하면 다음 달부터 정기 운항을 재개하기 위해 본격적인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반면 시범 운항이 불허되면 바닷길을 통한 동해∼블라디보스토크 간 여객 운항은 언제쯤 재개될지 기약할 수 없다.

이동명 두원상선 블라디보스토크지사장은 "최근 몇 달 동안 다수 기관이 뱃길을 통해 한국과 러시아 간 여객 운송을 재개하려고 논의했지만, 아직도 뚜렷한 지침은 없다"며 "한국 검역기관 등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시범 운항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극동과 한국을 오가는 유일한 바닷길인 동해∼블라디보스토크 간 여객 운송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3월부터 중단됐다.

이후 이스턴드림호는 이 노선으로 화물만 실어나르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한국과 러시아 극동을 오가는 비행편도 모두 끊기자 한국 정부의 임시 조치로 지난 3월 31일 한차례 연해주·사할린주·하바롭스크주 체류 국민 70명이 이스턴드림호를 타고 동해항으로 귀국한 바 있다.

한국과 러시아 극동을 곧바로 오가는 하늘·바닷길이 모두 막히자 관광업 등에 종사하는 현지 교민들은 생계에 타격을 받고 있다.

이에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총영사관과 강원도, 연해주 한인회 등은 최근까지 국내 관련 부처·기관들과 바닷길을 통한 여객 운송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논의를 이어왔다.

또 최근 러시아 정부는 외국인들의 항만 이용 등에 대한 방역 지침도 완화했다.

강원도 러시아본부 이신우 본부장은 "강원도는 여객 운항 재개에 대비해 철저한 방역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수 러시아 연해주 한인회장은 "교민들이 하늘·바닷길이 모두 막힌 현실을 너무 힘들어한다"며 "하루빨리 숨통을 틔워줄 통로가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