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년전 한반도인, 요즘 사람과 똑 닮았네

클리노믹스, 가야인 게놈 분석
갈색 눈동자 등 현대인과 비슷

유전자 분석 전문기업 클리노믹스가 1700년 전 삼국시대 한국인의 게놈(유전자) 분석에 최초로 성공했다.

클리노믹스는 국립김해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 연구팀과 함께 고대 한국인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사진)가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렸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가야의 김해 대성동 고분군과 유하리 패총에서 발굴한 사람 뼈를 일부 갈아서 DNA를 추출했다. 오래된 DNA는 분자구조가 변형돼 있어 유전자 분석을 하려면 특수 화학물질 처리 과정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DNA의 분자구조를 정상화하고, 극소량의 DNA를 증폭했다. 클리노믹스 관계자는 “아무리 적은 양의 DNA 조각이라도 유전자 분석을 할 수 있을 만큼 증폭시키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삼국시대 한국인은 현대인과 유전적 형질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조한 귀지, 적은 몸 냄새 등 동아시아인의 특징을 당시에도 갖고 있었으며, 겉모습 역시 검은색 머리카락, 굵은 직모, 갈색 눈동자 등 현대인과 비슷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연구팀은 과거엔 유전자 패턴이 복잡하고 다양했지만, 삼국시대를 거치면서 점차 단순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동아시아에서 수천 년간 존재하던 조몬계 유전자는 삼국시대 이후 사라진 것으로 밝혀졌다. 조몬계는 조몬시대(신석기시대) 일본에서 거주하던 인구집단이다. 현대 한국인에게는 없지만, 삼국시대 이전의 가야인에게선 조몬계 유전자가 검출됐다.

클리노믹스는 이번 연구에서 쓰인 기술을 개인 맞춤형 질병치료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인의 유전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같은 질병이라도 개인의 특성을 반영해 처방과 치료가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종화 클리노믹스 대표는 “앞으로도 손상된 DNA, 희귀질환 DNA 등을 분석하는 특수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