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수법이 날로 고도화하는 가운데 이를 막기 위한 기술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SK텔레콤이 내놓은 음성 스팸 필터링 시스템(VSFS)이 대표적이다.

SKT, 작년 보이스피싱 3만건 막았다
22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VSFS를 통한 발신 차단 건수는 3만2271건이다. 고객 수로 따지면 1만4385명에 달한다. SK텔레콤의 VSFS는 경찰청, 금융보안원 등 유관기관에 신고된 보이스피싱 번호와 자체 분석한 음성 스팸 번호를 기준으로 이용자의 수·발신을 차단해 사고를 예방하는 방식의 무료 부가 서비스다. 스팸 번호를 알려주거나 070 등 특정 번호를 차단하는 다른 이동통신사의 서비스보다 보이스피싱 예방 효과가 높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2009년 음성 스팸 착신 차단을 위해 VSFS를 구축했다. 2020년 기능 고도화를 통해 보이스피싱을 발신 단계에서부터 차단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4월 금융보안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가로채기’ 범죄유형 보이스피싱 번호를 막기도 했다. 가로채기는 휴대폰에 설치된 악성 앱이 정부·금융기관의 정상 번호로 발신을 가로채 범죄자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작년 4월에는 서울경찰청과 협력해 신고번호 차단 작업에 나섰다. 전국 112 신고번호를 받아 기준에 부합하는 경우 수·발신을 막는 식이다. 그 밖에도 SK텔레콤 내 인공지능(AI)팀에서 스팸 번호라고 판단한 번호와 감시 목록에 등록된 번호 중 발신 시 결번인 경우도 차단된다.

이렇게 스팸 번호로 등록되면 이 번호로 전화를 걸 때 안내멘트와 함께 자동으로 통화가 끊어진다. 고객 센터로 문의하는 고객에게는 악성 앱 설치 여부 등을 검사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한 해 동안 보이스피싱 차단을 통해 발생한 사회적 가치(SV·social value)가 74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