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미지센서(CIS) '아이소셀(ISOCELL) HP3'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이미지센서(CIS) '아이소셀(ISOCELL) HP3'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업계 최소 0.56㎛ 크기의 픽셀 2억개를 탑재한 이미지센서(CIS) '아이소셀(ISOCELL) HP3'를 23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안으로 이 제품을 양산할 방침이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시스템반도체의 일종이다. 사물의 정보를 파악해 뇌로 전달하는 인간의 눈 같은 역할을 하며 디지털 카메라, 스마트폰은 물론 노트북, 자동차 등 카메라가 있는 모든 전자 제품에 들어간다.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1/1.4 인치 규격의 아이소셀 HP3는 픽셀 크기를 기존 제품 대비 12% 줄인 0.56㎛로 설계돼 모바일 기기에 탑재할 카메라 모듈 크기를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도록 했다.

HP3에는 2억개의 화소 전체를 활용하는 위상차(Phase difference) 자동 초점 기술 '슈퍼 QPD(Quad Phase Detection)'가 적용됐다. 좌우·상하의 위상차를 이용해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초점을 잡을 수 있다.

센서의 전 화소를 활용해 초점을 잡을 수 있어 이미지 전 영역에서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HP3는 전 화소 자동 초점 기능과 함께 초당 30 프레임 8K 초고해상도, 120 프레임 4K 고해상도 영상을 지원해 영화 촬영 수준의 '시네마 카메라' 성능을 구현했다는 평가다. 이번 제품은 사진 촬영과 동일한 화각에서 초고해상도 8K 영상 촬영을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의 조도 차이가 큰 부분이 혼재된 상황에서는 노출 시간이 다른 프레임 3장을 합성, 깨끗하고 생생한 이미지를 제공하는 '스태거드 HDR(Staggered High Dynamic Range)' 기능도 지원한다.

HP3에 탑재된 '스마트 ISO 프로' 기술은 저감도(낮은 ISO) 이미지를 중감도(중간 ISO) 또는 고감도(높은 ISO) 이미지와 합성해 어두운 장면을 보다 세밀하게 표현하도록 지원한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기존에 저감도와 고감도 이미지를 합성했던 것과 달리 중감도 이미지도 활용할 수 있게 돼 상황에 최적화된 이미지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HP3는 14비트 지원을 통해 이전 제품 대비 색표현력이 64배 좋아져 더욱 생동적이고 현실감 있는 화질 구현이 가능하다. 조도 조건에 따라 4개 또는 16개의 인접 픽셀을 하나로 묶어 촬영하는 독자기술 '테트라 스퀘어드 픽셀(Tetra2Pixel)'도 적용됐다. 테트라 스퀘어드 픽셀은 저조도 환경에서 인접한 픽셀을 묶어 수광 면적을 4배, 16배로 확대해 보다 선명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공개된 HP3를 앞세워 이미지센서 글로벌 1위 소니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인다는 각오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직전 분기보다 2.6%포인트 상승한 28.7%를 기록했다. 반면 이미지센서 시장 강자 소니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5.8%포인트 하락한 44.6%에 머물렀다. 핵심 스마트폰 고객사들의 수요 감소가 소니 점유율 하락 배경으로 꼽힌다.

여전히 소니의 점유율이 압도적이지만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격차가 지난해 4분기 24.5%에서 올 1분기 15.9%까지 좁혀지는 등 삼성전자가 맹추격하는 모양새다.

임준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센서사업팀장(부사장)은 "삼성전자는 2019년 업계 최초로 1억화소 이미지센서 시대를 열었고 지난해 2억화소 이미지센서도 최초로 출시하는 등 초소형 픽셀 기술력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업계 최소 픽셀 크기의 HP3 신제품을 통해 사용자경험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