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지도' 공개…전술핵 탑재 가능 KN계열 단거리미사일 배치·운용 관련인듯
김정은 주재 회의서 전방부대 작계수정 토의…"전술핵보다 화력강화 차원" 분석도
북, 대남 핵선제공격 위협하더니 최전방에 '전술핵' 배치하나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전방부대의 작전 임무 추가와 작전계획(작계) 수정안을 토의했다고 밝혀 그 내용과 의도가 주목된다.

구체적인 내용은 드러내지 않은 채 군사기밀에 속하는 전방부대 작전 임무와 작계 수정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북한군 전력증강 과시와 함께 분명한 대남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21일에 이어 22일에도 주재한 회의에서 전선(전방)부대 작전 임무 추가와 작전계획 수정, 군사조직 개편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북한군 총참모부(남한의 합동참모본부 격)는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지도 아래 해당 문제를 연구 토의하고 그 결과를 종합해 문건으로 작성, 당 중앙군사위에 보고했다.

군사위 승인이 나면 실제 전방부대에 작전 임무가 추가되고 관련 작계가 수정되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군과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 동향으로 미뤄 최전방 부대에 '전술핵' 운용과 관련한 임무를 부여하고 이를 반영한 작계 수정 가능성을 거론한다.

최근 새로 개발한 KN계열 단거리 탄도미사일 배치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N계열은 앞으로 7차 핵실험을 거쳐 완성하게 될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이다.

북한은 과거 '핵무기를 선제 사용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핵태세 검토보고서 공개 이후 대남 핵 위협을 노골화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3월 공개한 핵태세 검토보고서에 "미국과 동맹 및 동반자의 핵심적 이해를 방어하기 위한 극단적 환경에서만 핵 사용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북한은 이를 '핵 선제타격'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정은이 4월 25일 열병식에서 핵무기를 전쟁 방지뿐만 아니라 '국가 근본이익 침탈 시도에도 사용하겠다'고 밝힌 것도 '핵심이익 방어'라는 미국의 논리를 그대로 차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단순히 위협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전술핵무기를 최전방에 배치하고, 전술핵을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작계를 수정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소형 핵탄두를 탑재할 것으로 보이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KN-24), 초대형 방사포(KN-25), 신형 전술유도무기 등의 최전방 배치 운용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직경 60~90㎝가량의 핵탄두를 개발했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이들 4종 세트에 탑재하려면 더 작아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현재 준비가 끝난 것으로 평가되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전술핵탄두 실험을 할 것이란 관측도 이런 군사 기술적 소요 때문이다.

북, 대남 핵선제공격 위협하더니 최전방에 '전술핵' 배치하나
김 위원장이 주재한 지난 22일 2일차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이태섭 군 총참모장이 브리핑하는 사진을 보면 남한 동해 축선의 작전지도가 나온다.

북측 원산에서 남측 포항까지로 추정되는 동해안 축선을 나타냈고, 지도상에는 북한군 또는 남한 및 주한미군 보유 추정 전력을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모자이크 처리한 것을 보면 남측 동해안 축선의 주요 표적을 타격하는 북한군 무기를 표기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단거리 4종 세트 등의 무기 제원이 표기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2017년 8월 15일에도 미사일 전력을 총괄 운용하는 '전략군'이 남한 전역을 4등분해 미사일 타격권을 설정해놓은 '남조선 작전지대' 제목의 지도를 공개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지도도 당시 지도와 상당히 유사해 보인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의 전술핵무기 운용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북한군 전방부대에 전술핵무기나 정밀유도무기 운용 가능성을 거론했다.

그는 "전술핵무기 운용 권한을 군단급 또는 군사령부급 부대에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김정은은 이번 확대회의에서 이런 결심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전술핵 관련보다는 남한 및 주한미군의 전력증강에 대응해 북한군이 전방부대의 편제와 신무기체계 배치 등을 위한 논의를 했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 최전방부대가 운용하는 사거리가 짧고 노후한 240㎜ 이하 방사포를 최근 개발한 KN-23, KN-24, KN-25, 신형 전술무기 등으로 교체해 화력 강화를 추진하는 움직임이 확실시된다"고 분석했다.

신 연구위원은 "핵무기를 군단 직할 포병부대에 배치했을 때 관리 어려움이나 위험을 고려하면 전술핵무기 운용 임무를 전방부대에 실제로 부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전술핵 운용보다는 화력 강화 추진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향후 신속한 운용에 대비해 작계에 반영할 수는 있을 것으로 신 연구위원은 추측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 매체에 동부 축선 지도만 공개했는데, 서부 및 중부 축선 지도도 있었을 것"이라며 "축선별로 전투서열 및 작전계획 수정안을 토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군이 한국과 주한미군 무기체계 변화에 대응해 자신들의 무기체계에 변화를 꾀하고 이에 따른 편제와 작전계획 수정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군의 한 관계자도 "윤석열 정부 들어 확장억제 강화와 3축 체계 논의가 나오니 북한으로서도 그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최전방 전력 강화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