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도 "더 팔아주세요"…2030 편의점 '오픈런' 하는 이유 [오정민의 유통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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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빵·공주세트 흥행 공식
유통가, 상반기 키덜트 아이템 '흥행 돌풍'
유통가, 상반기 키덜트 아이템 '흥행 돌풍'
"제발 더 팔아주세요" 월드스타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은 지난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포켓몬스터빵(이하 포켓몬빵) 구입 인증 사진을 올리고 이같은 글을 올렸다. 그는 포켓몬빵에 든 ‘띠부띠부씰(뗐다 붙였다 하는 씰)’을 수집한 책자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RM을 비롯한 많은 20~30대 스타들이 SNS에 구입기를 올린 점은 포켓몬빵 열풍을 방증한다.
유통가 안팎에서 올해 키덜드(키즈+어덜트) 소비자를 사로잡은 상품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팬덤을 공고하게 형성한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의 힘을 상품에 더하자 소비자의 수집 욕구를 불러일으킨 덕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양산빵 및 편의점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아이템은 포켓몬빵이 이끈 '띠부띠부씰' 열풍이다. SPC삼립은 지난 2월 1990년대 말 유행한 포켓몬빵을 재출시하며 연일 화제를 낳았다. 과거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 전성기로 꼽히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당시 포켓몬빵을 접한 초·중고생이 성인이 되면서 띠부씰 수집에 대한 추억이 되살아난 결과다.
출시 직후 편의점을 비롯한 주요 유통채널에서 소비자들이 개장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과 리세일(재판매) 열풍이 불었다. 온라인에서는 1분도 채 되지 않아 정상가 기준 1650만원어치가 품절되는 사례도 나왔다. 띠부띠부씰 수집 유행이 재현되면서 희귀 스티커의 경우 중고거래플랫폼에서는 정가보다 5~10배 비싸게 거래되는 사례도 빈번했다.
올해 2월24일 출시된 포켓몬빵은 43일 만에 1000만개 넘게 팔렸다. 이달 20일 기준 누적 판매량은 3840만개에 달한다.
SPC그룹 관계자는 "여전히 (주요 판매처에서) 오픈런이 발생할 정도로 생산량 전체가 판매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포켓몬빵의 흥행에 이어 스티커를 담은 유사한 콘셉트 상품의 매출 증가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주인공 나희도가 스티커를 모으는 간접광고(PPL) 상품으로 등장한 세븐일레븐 자체브랜드(PB) '브레다움' 빵, GS25가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와 손잡고 선보인 메이플스토리 빵이 그 예다. 특히 메이플빵의 경우 출시 첫 날인 17일 초도물량 10만개가 완판됐고, 이후 매일 하루 최대 발주량인 5만개가 연일 소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생활용품점 다이소에서는 어른이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른바 '공주세트'의 완판이 화제다. 광고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배우 한소희, 걸그룹 전성시대를 이끈 소녀시대의 태연과 그룹 (여자)아이들의 미연이 착용해 20대 여성 소비자사이 입소문을 탄 덕이다.
시작은 한소희가 착용하고 지난해 11월에 SNS에 사진을 올린 ‘프린세스 목걸이 세트’였다. 목걸이·귀걸이로 구성된 제품의 가격은 단돈 1000원. 당시 판매량이 전월보다 두 배로 뛰었고, 올해 5월에도 전년 동기보다 3배 정도로 치솟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태연은 올해 3월 예능프로그램에서 3000원짜리 ‘핑크 액세서리 세트’를 하고 나와 화제를 낳았다. 방송 노출 다음달인 4월 판매량은 3월보다 두 배로 뛰었고, 4월에는 전년 동기보다 5배로 수직상승했다.
뜨거운 인기에 매장에서 물량이 동이 나다 보니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최대 10배 수준에도 매물이 나와 있는 상황이다.
다이소 관계자는 "어린이 완구로 출시했던 상품으로 출시 초기에는 판매율이 높지 않았다. MZ(밀레니얼+Z)세대의 파티문화가 ‘인증샷’이 중요해지면서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풀이했다.
어린이용 장난감이지만 키덜트족의 지지를 받는 대표적인 아이템인 '레고'의 인기도 이같은 인기를 방증한다. 국내에서 레고 사업을 운영하는 레고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829억원으로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2020년 매출(1218억원)과 비교하면 2년 사이 50% 급성장한 수치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레고 판매량의 20%가량을 성인이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흐름은 완구업계 전반에 흐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완구전문점 토이저러스에 따르면 영화 콘텐츠 완구 매출 중 50% 이상은 30~40대 소비자들로부터 발생한다.
토이저러스 관계자는 "특히 영화 콘텐츠 개봉 전후 비교 시 관련 콘텐츠 완구의 월평균 매출이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전했다. 이같이 아이 감성과 취향을 지니고 있는 어른을 뜻하는 ‘키덜트’는 유통시장의 핵심 마케팅 축 중 하나가 됐다. 전문 애플리케이션(앱) 등 리셀 시장이 확산하면서 재테크용으로 수집하는 구매력 있는 소비자가 늘어난 점도 시장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빚은 경기 양극화 속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얻으려는 20~30대 소비자의 소비 문화와 연결짓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19 사태 확산 등으로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진 상황에서 추억을 소환하는 아이템으로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불경기 속 현실 속 어려움을 겪게 된 성인들이 추억에 매달리는 경향이 소비에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어린 시절 행복한 한때를 회복하려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통가 안팎에서 올해 키덜드(키즈+어덜트) 소비자를 사로잡은 상품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 팬덤을 공고하게 형성한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의 힘을 상품에 더하자 소비자의 수집 욕구를 불러일으킨 덕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양산빵 및 편의점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아이템은 포켓몬빵이 이끈 '띠부띠부씰' 열풍이다. SPC삼립은 지난 2월 1990년대 말 유행한 포켓몬빵을 재출시하며 연일 화제를 낳았다. 과거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 전성기로 꼽히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당시 포켓몬빵을 접한 초·중고생이 성인이 되면서 띠부씰 수집에 대한 추억이 되살아난 결과다.
출시 직후 편의점을 비롯한 주요 유통채널에서 소비자들이 개장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과 리세일(재판매) 열풍이 불었다. 온라인에서는 1분도 채 되지 않아 정상가 기준 1650만원어치가 품절되는 사례도 나왔다. 띠부띠부씰 수집 유행이 재현되면서 희귀 스티커의 경우 중고거래플랫폼에서는 정가보다 5~10배 비싸게 거래되는 사례도 빈번했다.
올해 2월24일 출시된 포켓몬빵은 43일 만에 1000만개 넘게 팔렸다. 이달 20일 기준 누적 판매량은 3840만개에 달한다.
SPC그룹 관계자는 "여전히 (주요 판매처에서) 오픈런이 발생할 정도로 생산량 전체가 판매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포켓몬빵의 흥행에 이어 스티커를 담은 유사한 콘셉트 상품의 매출 증가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주인공 나희도가 스티커를 모으는 간접광고(PPL) 상품으로 등장한 세븐일레븐 자체브랜드(PB) '브레다움' 빵, GS25가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와 손잡고 선보인 메이플스토리 빵이 그 예다. 특히 메이플빵의 경우 출시 첫 날인 17일 초도물량 10만개가 완판됐고, 이후 매일 하루 최대 발주량인 5만개가 연일 소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생활용품점 다이소에서는 어른이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른바 '공주세트'의 완판이 화제다. 광고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배우 한소희, 걸그룹 전성시대를 이끈 소녀시대의 태연과 그룹 (여자)아이들의 미연이 착용해 20대 여성 소비자사이 입소문을 탄 덕이다.
시작은 한소희가 착용하고 지난해 11월에 SNS에 사진을 올린 ‘프린세스 목걸이 세트’였다. 목걸이·귀걸이로 구성된 제품의 가격은 단돈 1000원. 당시 판매량이 전월보다 두 배로 뛰었고, 올해 5월에도 전년 동기보다 3배 정도로 치솟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태연은 올해 3월 예능프로그램에서 3000원짜리 ‘핑크 액세서리 세트’를 하고 나와 화제를 낳았다. 방송 노출 다음달인 4월 판매량은 3월보다 두 배로 뛰었고, 4월에는 전년 동기보다 5배로 수직상승했다.
뜨거운 인기에 매장에서 물량이 동이 나다 보니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최대 10배 수준에도 매물이 나와 있는 상황이다.
다이소 관계자는 "어린이 완구로 출시했던 상품으로 출시 초기에는 판매율이 높지 않았다. MZ(밀레니얼+Z)세대의 파티문화가 ‘인증샷’이 중요해지면서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풀이했다.
어린이용 장난감이지만 키덜트족의 지지를 받는 대표적인 아이템인 '레고'의 인기도 이같은 인기를 방증한다. 국내에서 레고 사업을 운영하는 레고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829억원으로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2020년 매출(1218억원)과 비교하면 2년 사이 50% 급성장한 수치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레고 판매량의 20%가량을 성인이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흐름은 완구업계 전반에 흐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완구전문점 토이저러스에 따르면 영화 콘텐츠 완구 매출 중 50% 이상은 30~40대 소비자들로부터 발생한다.
토이저러스 관계자는 "특히 영화 콘텐츠 개봉 전후 비교 시 관련 콘텐츠 완구의 월평균 매출이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전했다. 이같이 아이 감성과 취향을 지니고 있는 어른을 뜻하는 ‘키덜트’는 유통시장의 핵심 마케팅 축 중 하나가 됐다. 전문 애플리케이션(앱) 등 리셀 시장이 확산하면서 재테크용으로 수집하는 구매력 있는 소비자가 늘어난 점도 시장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빚은 경기 양극화 속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얻으려는 20~30대 소비자의 소비 문화와 연결짓는 분석도 있다. 코로나19 사태 확산 등으로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가 커진 상황에서 추억을 소환하는 아이템으로 위로 받고 싶은 마음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불경기 속 현실 속 어려움을 겪게 된 성인들이 추억에 매달리는 경향이 소비에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어린 시절 행복한 한때를 회복하려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쏟아지는 유통업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맛보기 좋게 한입거리로 잘라 담았습니다. 유용하게 맛보는 [오정민의 유통한입], 같이 한입 하실까요?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