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의 사회학·김일성 전기
[신간] 조선의 머니로드
▲ 조선의 머니로드 = 장수찬 지음.
개성상인은 어떻게 홍삼으로 동아시아를 지배했을까.

조선 군대 훈련도감은 어떤 연유로 무기 대신 활자를 만들었을까.

자신을 '역사 커뮤니케이터'로 규정하는 저자가 조선과 유럽 역사를 두루 살펴 돈의 정치, 화폐 흐름, 부의 비밀을 논했다.

저자는 19세기 조선사회에서 홍삼이 마치 오늘날 반도체와 같은 중요한 상품이었다고 설명한다.

당시 개성상인들은 막대한 유동자금을 바탕으로 인삼을 재배해 원가의 15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개성상인이 상업에서 성과를 낸 주된 원인으로는 결속력과 정보력이 꼽힌다.

저자는 "개성상인은 뛰어난 유대감을 토대로 송방(松房)이라는 유통 거점을 만들어냈다"며 홍삼 제조기술을 독점함으로써 진입 장벽을 높여 다른 상인 집단보다 우위에 섰다고 분석한다.

또 훈련도감은 군비를 확보하기 위해 출판 사업에 나섰고,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 중 일부를 대량생산해 경제적 이득을 취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김영사. 376쪽. 1만6천800원.
[신간] 조선의 머니로드
▲ 매춘의 사회학 = 틸라 샌더스 외 지음. 고경심 외 옮김.
영국의 범죄학·사회학 연구자들이 성노동과 매춘을 다양한 맥락에서 고찰했다.

구체적인 논의 주제는 '성노동의 사회학', '성노동자와 성노동',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 착취', '성노동자, 노동권과 노동조합', '세계화와 성 거래' 등이다.

저자들은 "전 지구적 규모로 성 산업이 확대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경제구조와 문화적 실천을 결합해 검토해야 한다"며 후기 자본주의와 인터넷 기술이 성 산업의 규모와 성격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한다.

의사, 정치학자, 여성학자 등이 함께 번역했다.

역자 중 한 명인 오김숙이 씨는 성노동 문제를 피해자 대 범죄자, 폭력 대 노동, 강제 대 자발 등 이분법적 시각에서 벗어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울아카데미. 400쪽. 5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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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일성 전기 = 표도르 째르치즈스키 지음.
현대사에서 가장 안정적인 독재정권을 확립한 인물로 평가되는 김일성의 삶을 러시아 출신 북한 연구자가 정리했다.

저자는 김일성이 1945년 북한에서 권력을 장악하기 전까지의 행적이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김일성이 일제강점기 교원 가정에서 태어나 만주로 이주한 뒤 중국공산당에 입당했고, 빨치산 투쟁에 참여했다고 설명한다.

이어 해방 이후 소련 군대의 대대장에 불과했던 김일성이 단숨에 북조선 수령이 됐고, 소련군 시나리오에 따라 '민족적 영웅 김일성 장군'이 됐다고 주장한다.

숙청을 통해 반대파를 제거한 김일성이 진정한 전체주의 제도를 만든 시기는 1967년이라고 저자는 판단한다.

그는 당시 북한에서 '유일사상체계'라는 표현으로 전체주의가 선포됐으며, 김일성과 관계없는 사상은 금지됐다고 짚는다.

저자는 2018년 출간한 '김일성 이전의 북한'에서 소련이 일제의 한반도 통치 종식 이후 김일성을 임시 지도자로 임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울아카데미. 384쪽. 4만6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