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와 달리 국내 대형마트는 대부분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국에서 월마트, 카르푸 등은 도심에서 차로 1시간가량 나가야 할 정도로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데 비해 국내 대형마트는 태생부터 고급화를 지향하면서 대형 아파트 단지 근처 중산층이 많이 사는 곳에 점포를 냈다”고 설명했다. 활용하기에 따라 대형마트의 공간적 특성은 e커머스와 경쟁하기 위한 좋은 ‘무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매장 내에 PP(피킹&패킹)센터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마트는 월계점을 시작으로 주요 점포를 도심형 물류센터로 전환 중이다. SSG닷컴 등을 통해 온라인 주문이 들어오면 매장에 있는 상품을 곧바로 배송해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PP센터는 여전히 사람의 손을 일일이 거쳐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인 오카도는 인공지능(AI) 로봇이 물건을 집고, 포장까지 척척 하는 시스템을 대형마트에 이식 중이다. 미국의 최대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 일본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 이온 등의 기업이 오카도의 CFC(중앙집중형 온라인주문처리 물류센터)를 도입했다.
홈플러스는 매장의 물류 기능 강화와 함께 배송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퀵커머스로 불리는 1~2시간 내 배송을 위해 메쉬코리아와 협업하고 있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오토바이에 실을 수 있는 짐의 양을 최적화하기 위해 배달통을 새로 개발 중”이라며 “오토바이와 1t 트럭의 중간쯤인 봉고 차량 등을 활용한 배송 방식도 실험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3사가 주차장 유휴부지를 전기차 충전소로 바꾸고 있는 것도 변화를 위한 시도다. 이마트는 전국 점포에 460여 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고 전기차를 모는 소비자 편의성을 강화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내년까지 전국 모든 점포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해 총 2000여 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 역시 106개 점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마련해 고객 편의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