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최전선 도시이자 주요 수출항 중 하나인 미콜라이우의 곡물 수출 터미널 등을 겨냥해 22일(현지시간)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센케비치 미콜라이우 시장은 이날 러시아군이 유도 미사일로 미콜라이우를 공격해 최소한 한 명이 숨지고 세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는 “연료와 윤활유 등을 보관하던 민간기업 두 곳이 미사일에 맞았다”며 “이 중 해바라기씨유를 보관하던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도시 전체가 검은 연기에 휩싸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탈리 킴 미콜라이우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모두 7발의 미사일을 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미 기업이 소유한 미콜라이우 곡물 수출 터미널 두 곳도 러시아군의 표적이 됐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농업기업 바이테라는 미콜라이우의 자사 곡물 터미널이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며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직원 한 명이 화상을 입고 치료 중”이라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다른 곡물 터미널들과 해바라기씨유 가공공장 등도 공격했고 우크라이나 농민과 곡물 중개인들이 루마니아 콘스탄차항으로 곡물을 운송할 때 사용하는 다리도 타격했다고 WSJ는 전했다.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의원은 러시아에 빼앗기지 않은 우크라이나 항구들이 “끊임없이 폭격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방 각국은 러시아군이 세계 최대 밀 생산국인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능력을 저해할 목적으로 이런 공격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에는 현재 1800만t 상당의 곡물이 수출되지 못한 채 묶여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를 제재해온 유럽 각국이 러시아를 대체할 가스 도입처를 찾지 못해 점점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의 ‘약점’을 간파한 러시아가 가스를 무기 삼아 역공을 가해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