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씨킴이 23일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에서 기자들에게 작품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아라리오갤러리 제공
작가 씨킴이 23일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에서 기자들에게 작품에 담긴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아라리오갤러리 제공
아라리오갤러리는 충남 천안에서 작가 씨킴(CI KIM)의 13번째 개인전(Overcome Such Feelings)을 개최한다고 23일 발표했다. 씨킴은 이번 개인전에서 회화, 조각, 설치, 드로잉, 레디메이드 오브제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 6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회에서는 버려진 오브제를 활용한 작품이 눈길을 끈다. 씨킴은 자신이 사용한 일상용품들을 버리지 않고 수집해왔다. 본래의 자리에서 소외되는 물건에 생명과 영혼을 불어 넣어 작품을 만들었다. 신문이나 잡지, 우편엽서, 포스터 등 이미지와 텍스트가 새겨진 인쇄물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아라리오갤러리 천안 전시장에 설치된 씨킴 작품. 아라리오갤러리 제공
아라리오갤러리 천안 전시장에 설치된 씨킴 작품. 아라리오갤러리 제공
우편물은 씨킴에게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영감의 원천이 됐다. 올해 전시에서는 ‘롤링스톤’, ‘포춘’, ‘GQ’, ‘TIME’ 등 대중잡지 이미지를 활용한 200호 커피 페인팅 연작 9점을 선보인다. 유명인사들의 얼굴과 텍스트가 들어간 잡지의 표지 등 대중문화와 디자인 요소에 회화적 터치를 가미한 대형 작품도 전시된다.

다른 키워드는 ‘재료의 실험’이다. 20여 년간 이질적인 재료를 조합하는 실험을 통해 기성 예술에 도전했다. 회화 재료로 생각하지 못한 토마토, 블루베리, 들기름, 커피 같은 식재료를 활용한 작업이 대표적이다. 시멘트, 철가루, 목재, 목공용 본드 등 건축현장 재료도 작업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전시된 작품도 크레파스와 파스텔을 이용해 아이의 그림처럼 자유롭고 순수한 터치가 엿보인다.
아라리오갤러리 천안 전시장에 설치된 씨킴 작품. 아라리오갤러리 제공
아라리오갤러리 천안 전시장에 설치된 씨킴 작품. 아라리오갤러리 제공
죽은 분재를 브론즈로 캐스팅한 조각 등 끊임없이 새로운 물성을 탐구하고 실험한 신작도 볼 수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의 남성 어반 캐주얼 브랜드 시리즈(Series)와 협업한 티셔츠 8종도 선보인다. 씨킴은 티셔츠에 이미지를 입히는 방식에서 벗어나 의복의 각 요소를 창의적으로 디자인했다.

씨킴은 천안종합버스터미널과 신세계백화점 천안아산점 등을 운영하는 향토기업 아라리오 창업주(김창일 회장)다. 세계적인 미술품 컬렉터이자 작가로 활동 중이다. 전시는 오는 24일부터 2023년 4월16일까지 열린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