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휘발유 소매가가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휘발유 소매가가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빌 더들리 프린스턴대 선임연구원이자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미국 경제의 연착륙은 불가능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더들리 전 총재는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기고한 글에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향후 12~18개월 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 중앙은행(Fed)은 최대 고용 확보보다 물가 안정에 집중하고 있다”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서 ‘고용 시장은 탄탄하다’는 종전 문구가 삭제됐다는 게 그 증거”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지난달 기준 실업률은 3.6%로, 역대 최저치에 가까웠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지난달 기준 실업률은 3.6%로, 역대 최저치에 가까웠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Fed가 다른 경제 지표보다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매우 공격적인 긴축 조치에 나설 것이란 설명이다. “Fed는 물가를 잡지 못하면 재앙이 될 것이란 인식도 하고 있다”고 했다.

더들리 전 총재는 “역사적으로 침체 없이 실업률을 0.5%포인트 이상 올린 적이 없다”며 “이번엔 실업률이 2%포인트 추가 상승할 수도 있는 만큼 경기 둔화가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미 실업률은 지난달 기준 3.6%로, 역대 최저치였던 2020년 2월(3.5%)과 비슷한 수준이다.
빌 더들리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
빌 더들리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
그는 “현재의 물가 급등을 초래한 공급난, 특히 자동차 부품 등의 부족 현상이 지난 2년여간 지속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경기는 (가파른 긴축 조치 등) 급정지에 매우 취약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더들리 총재는 “역사는 모든 경제 지표가 경착륙으로 귀착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며 “미 경제는 빠르게 사라지는 부양 효과와 함께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