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인테리어와 어울리는 고무장갑' 입소문에…350억 '잭팟' [민경진의 미텔슈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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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거르는 생활용품, 7년 만에 350억 매출
생활공작소 김지선 대표 인터뷰
생활공작소 김지선 대표 인터뷰
생활용품 스타트업 생활공작소는 욕실·주방용품, 세제 등 100여 가지 생활용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직관적인 한글 제품명과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을 앞세워 사업 실적이 매년 두 배씩 고속 성장, 해외 소비자들도 찾는 인기 생활용품 브랜드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김지선 생활공작소 대표는 “가격, 성분, 디자인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에서 독보적인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고 여기에 부합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4년 출발한 생활공작소는 사업 초기부터 ‘합리적 소비를 위한 미니멀리즘’을 슬로건으로 삼았다. 소비자들이 제품의 가격, 성분, 디자인 등으로 느끼는 부담감을 최소화하는 소비자 친화 마케팅이 이 업체의 핵심 사업 전략이다. 우선 디자인 차별화에 공을 들였다. 그 일환으로 임직원의 실제 경험을 제품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애써 공들인 집 인테리어와 어울리지 않는 빨간색 고무장갑부터 세제 용기에 이름이 너무 작거나 어렵게 표시된 탓에 불편했던 사례까지 다양한 경험이 상품 기획 회의 단계부터 쏟아졌다. 이런 의견들이 모여 만들어진 생활공작소 제품은 검은색과 흰색만을 사용해 디자인을 단순화하고, 제품명 등 꼭 필요한 요소만 넣는 ‘미니멀리즘’ 디자인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당시 생활용품 업계에선 파격적인 시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니멀리즘 디자인에 매료된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사회관계망(SNS)에 생활공작소의 제품들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누적 판매량 2000만 개를 돌파한 ‘습기를 영혼까지 끌어모으는’ 제습제가 좋은 예다. 제습제 업계에선 보기 힘들었던 흑백의 심플한 상품 패키지만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데 충분했다. 세련된 디자인을 선호하는 MZ(밀레니얼+Z) 세대의 반응이 특히 뜨거웠다.
몸에 직접 닿는 생활용품의 특성상 상품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안목도 까다로운 편이다. 이런 이유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대기업의 제품을 직접 보고 구매하는 소비자 비중이 높았다. 생활공작소는 대기업이 선점한 오프라인 생활용품 시장 대신 온라인 시장을 공략하는 데 집중했다. 이를 위해 사업 초기부터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기본 기능에 충실한 원료 및 함량을 바탕으로 실력 있는 중소기업과 협업을 추진했다.
김 대표는 “제조업체가 그동안 생산했던 제품과 그에 대한 리뷰, 고객 평가는 얼마나 준수한지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며 “재무 안정성과 회사 운영 이력 및 보유설비 등도 빠뜨릴 수 없는 제조 업체 선정 기준”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생활공작소의 매출은 35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90% 이상은 온라인 판매로 얻은 실적이다. 스테디셀러인 핸드워시와 고무장갑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 5월 기준 각각 900만 개와 700만 켤레를 돌파할 정도다. 올해 2월에는 미국 아마존에 공식 입점하는 등 세계 11개국에도 온오프라인 형태로 진출했다. 세련된 그레이·베이지 색상의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게 해 줄게’ 라텍스 고무장갑이 해외 시장에서 특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해외 판매 제품에도 한글 표기를 그대로 유지한 디자인이 현지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20대 초반에 진공 포장한 망고 퓨레를 국내 최초로 수입한 청년 창업가 출신이다. 생활공작소를 창업하기 직전에는 온라인광고 기획회사를 운영했다. 고객사의 다양한 상품을 접하면서 장단점을 파악한 그는 기존 생활용품 업계와 차별화된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60여 명의 본사 직원 중 절반 정도가 마케팅 관련 업무를 맡고 있을 만큼 브랜드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올해 3월에는 CJ온스타일과 IMM인베스트먼트, 에이벤처스 등 벤처캐피털로부터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생활공작소는 이번 투자금을 고급스럽고 깔끔한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강화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최근 스텐실 그래픽 모티프를 활용한 새로운 BI를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상품 포장 및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콘텐츠 디자인을 리뉴얼했다. 이달 초 처음으로 TV 광고를 내놓는 등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실천하고 있다. 이 업체는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고 소비자들의 재활용품 분리·배출을 돕고자 2019년 6월부터 충격 방지용 에어캡 대신 친환경 종이 포장재를 도입했다. 김 대표는 “네이버 쇼핑에서 진행하는 친환경 기획전에 지속 참여하고 있으며, 유기 동물 기부 캠페인과 환경 캠페인도 기획해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생활공작소는 소모품 위주의 생활용품에서 장기간 활용할 수 있는 리빙 제품으로 브랜드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3월 반려동물용품 제품군을 새롭게 선보이는 한편 향후 소형가전까지 상품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김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생활에 필요한 유형의 아이템과 무형의 서비스를 모두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생활공작소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2014년 출발한 생활공작소는 사업 초기부터 ‘합리적 소비를 위한 미니멀리즘’을 슬로건으로 삼았다. 소비자들이 제품의 가격, 성분, 디자인 등으로 느끼는 부담감을 최소화하는 소비자 친화 마케팅이 이 업체의 핵심 사업 전략이다. 우선 디자인 차별화에 공을 들였다. 그 일환으로 임직원의 실제 경험을 제품 디자인에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애써 공들인 집 인테리어와 어울리지 않는 빨간색 고무장갑부터 세제 용기에 이름이 너무 작거나 어렵게 표시된 탓에 불편했던 사례까지 다양한 경험이 상품 기획 회의 단계부터 쏟아졌다. 이런 의견들이 모여 만들어진 생활공작소 제품은 검은색과 흰색만을 사용해 디자인을 단순화하고, 제품명 등 꼭 필요한 요소만 넣는 ‘미니멀리즘’ 디자인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당시 생활용품 업계에선 파격적인 시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니멀리즘 디자인에 매료된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사회관계망(SNS)에 생활공작소의 제품들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누적 판매량 2000만 개를 돌파한 ‘습기를 영혼까지 끌어모으는’ 제습제가 좋은 예다. 제습제 업계에선 보기 힘들었던 흑백의 심플한 상품 패키지만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는 데 충분했다. 세련된 디자인을 선호하는 MZ(밀레니얼+Z) 세대의 반응이 특히 뜨거웠다.
몸에 직접 닿는 생활용품의 특성상 상품을 고르는 소비자들의 안목도 까다로운 편이다. 이런 이유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대기업의 제품을 직접 보고 구매하는 소비자 비중이 높았다. 생활공작소는 대기업이 선점한 오프라인 생활용품 시장 대신 온라인 시장을 공략하는 데 집중했다. 이를 위해 사업 초기부터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기본 기능에 충실한 원료 및 함량을 바탕으로 실력 있는 중소기업과 협업을 추진했다.
김 대표는 “제조업체가 그동안 생산했던 제품과 그에 대한 리뷰, 고객 평가는 얼마나 준수한지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며 “재무 안정성과 회사 운영 이력 및 보유설비 등도 빠뜨릴 수 없는 제조 업체 선정 기준”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생활공작소의 매출은 350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90% 이상은 온라인 판매로 얻은 실적이다. 스테디셀러인 핸드워시와 고무장갑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 5월 기준 각각 900만 개와 700만 켤레를 돌파할 정도다. 올해 2월에는 미국 아마존에 공식 입점하는 등 세계 11개국에도 온오프라인 형태로 진출했다. 세련된 그레이·베이지 색상의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게 해 줄게’ 라텍스 고무장갑이 해외 시장에서 특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해외 판매 제품에도 한글 표기를 그대로 유지한 디자인이 현지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20대 초반에 진공 포장한 망고 퓨레를 국내 최초로 수입한 청년 창업가 출신이다. 생활공작소를 창업하기 직전에는 온라인광고 기획회사를 운영했다. 고객사의 다양한 상품을 접하면서 장단점을 파악한 그는 기존 생활용품 업계와 차별화된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60여 명의 본사 직원 중 절반 정도가 마케팅 관련 업무를 맡고 있을 만큼 브랜드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올해 3월에는 CJ온스타일과 IMM인베스트먼트, 에이벤처스 등 벤처캐피털로부터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생활공작소는 이번 투자금을 고급스럽고 깔끔한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강화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최근 스텐실 그래픽 모티프를 활용한 새로운 BI를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상품 포장 및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콘텐츠 디자인을 리뉴얼했다. 이달 초 처음으로 TV 광고를 내놓는 등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실천하고 있다. 이 업체는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고 소비자들의 재활용품 분리·배출을 돕고자 2019년 6월부터 충격 방지용 에어캡 대신 친환경 종이 포장재를 도입했다. 김 대표는 “네이버 쇼핑에서 진행하는 친환경 기획전에 지속 참여하고 있으며, 유기 동물 기부 캠페인과 환경 캠페인도 기획해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생활공작소는 소모품 위주의 생활용품에서 장기간 활용할 수 있는 리빙 제품으로 브랜드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3월 반려동물용품 제품군을 새롭게 선보이는 한편 향후 소형가전까지 상품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김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생활에 필요한 유형의 아이템과 무형의 서비스를 모두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생활공작소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