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경기 이천시 아파트값이 ‘나 홀로 상승’을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전국에 얼마 남지 않은 비(非)규제 지역인 데다 집값이 여전히 낮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외지인 투자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천의 이변…집값 84주째 올라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셋째주(20일 기준) 이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0.32% 올랐다. 작년 11월 셋째주 이후 84주 연속 상승세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6.15%로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높다. 같은 기간 서울(-0.16%)과 경기(-0.46%), 인천(-0.39%)이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신고가 거래도 줄을 잇고 있다. 이천시 송정동 동양파라곤(324가구, 2009년 준공) 전용면적 134㎡는 지난달 신고가인 5억7000만원에 팔렸다. 직전 거래가(3억9000만원, 4월)보다 2억원 가까이 뛴 금액이다.

이천은 사실상 수도권에서 마지막 남은 비규제 지역으로 꼽힌다. 비규제 지역에선 무주택자 기준 담보인정비율(LTV)이 최고 70%(조정대상지역은 최고 50%)까지 적용된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비규제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데다 지난해 의왕시, 오산시 등 수도권 남부 다른 지역보다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커져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4월 이천의 외지인 주택 매매 거래량은 80건으로 1월(37건)의 두 배로 늘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금리 인상이 가속화할수록 수도권 외곽 지역 집값부터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