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3200만원?…오바마·트럼프도 꼭 찾는다는 이곳은 [강영연의 뉴욕부동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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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3200만원?…오바마·트럼프도 꼭 찾는다는 이곳은 [강영연의 뉴욕부동산 이야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6/01.30434559.1.jpg)
트웨인이 비판하긴 했지만, 이 시기 미국 경제가 대호황을 누린 것은 사실입니다. 현재 센트럴 파크 사우스와 57번 스트리트에 '억만장자 거리(Billionaire's Row)'가 있다면 당시에는 5번 애비뉴에 '백만장자 거리(Millionaire’s Row)'가 있었습니다. 그 시대를 대표하는 부자들은 모두 5번가에 집이나 건물을 가지고 싶어 했습니다.
'철도왕'으로 불렸던 헨리 빌라드도 5번가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1881년 5번가에 빌라를 짓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맥킴, 미드 앤 화이트 (McKim, Mead and White) 건축사무소에 빌라 설계를 의뢰합니다. 안뜰을 둘러싼 4채의 집과 51번가를 마주하는 2채의 추가 주택을 요구했습니다. 밖에서 보면 얼핏 하나의 건물처럼 보이지만 사실을 독립된 6채의 건물이 연결된 구조입니다.
![하룻밤에 3200만원?…오바마·트럼프도 꼭 찾는다는 이곳은 [강영연의 뉴욕부동산 이야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6/01.30434562.1.jpg)
이후 다양한 주인들이 이 빌라를 소유했습니다.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도 많았고 1943년에는 여성 군인 클럽이 건물 중 하나를 소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1968년 랜드마크 보존위원회는 전체 부지를 랜드마크로 지정했습니다. 그 덕분에 이 빌라는 5번가의 어떤 건물보다 더 과거의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1974년 빌라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합니다. 부동산 개발자인 해리 헴슬리가 55층짜리 호텔을 짓겠다며 이 건물을 사들인 것입니다. 랜드마크 보존위원회와의 지루한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햄슬리는 이 건물 자리에 새로운 호텔을 짓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인테리어를 보존하는 가운데 건물 뒤쪽에 호텔을 지었습니다.
![하룻밤에 3200만원?…오바마·트럼프도 꼭 찾는다는 이곳은 [강영연의 뉴욕부동산 이야기]](https://img.hankyung.com/photo/202206/01.30434558.1.jpg)
롯데의 호텔 인수를 놓고 설왕설래가 있었습니다. 토지권도 없는 호텔을 너무 비싸게 샀다는 지적이었습니다. 뉴욕은 한국과 달리 토지권과 건물권이 분리돼있습니다. 토지권이 없는 건물주는 토지 주인에게 매년 임대료를 내야 합니다. 이 호텔의 토지권은 세인트 패트릭 성당이 가지고 있습니다. 빌라드가 성당에 기부한 건데요. 토지권에 대한 임대료는 맨 처음에는 1달러 정도로 상징적인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임대료는 급등했습니다. 임대료는 보통 수십 년 단위로 갱신되는데 한번 갱신될 때마다 엄청나게 오르기 때문입니다.
이 토지 임대료를 놓고 2000년 브루나이 정부와 성당 간의 소송이 뉴욕타임스 등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외신에 따르면 성당은 1979년부터 매년 100만달러의 임대료를 받고 있었는데, 맨해튼 부동산 가치를 고려할 때 900만달러는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브루나이 정부는 450만달러 이상은 못 내겠다고 했고요. 성당은 현재 토지 임대료를 얼마를 받고 있는지 밝히지 않고 있지만 상당한 금액일 것이란 예상이 되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롯데가 이 호텔을 산 이유 역시 명확합니다. 전 세계로 호텔 사업을 확장하려는 롯데에 뉴욕에서 호텔을 운영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메리트이기 때문입니다. 미드타운에 있으면서 뉴욕 최초의 5성급 호텔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호텔을 매수할 기회는 많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경영진의 의지도 확고했습니다. 호텔 인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결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980년대 뉴욕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한 신 회장이 가치를 알아본 것입니다. 롯데 관계자들에 따르면 글로벌 호텔 시장으로 확장을 계획하며 뉴욕팰리스호텔 인수를 제안했을 때 신 회장은 이미 호텔을 알고 있었고,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고 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미국의 수도는 워싱턴DC입니다. 하지만 뉴욕은 경제 수도이자 국제연합(UN)이 자리하고 있는 외교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들도 자주 찾습니다. 그럼 미국 대통령이 뉴욕에 오면 찾는 호텔은 어디일까요. 바로 뉴욕 맨해튼에 있는 롯데 뉴욕 팰리스 호텔입니다. 미국 대통령뿐 아닙니다. 매년 9월 유엔 총회가 열릴 때 세계 정상급 인사들이 이 호텔에 묵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도 바로 이곳에서 열렸습니다.


성과도 내고 있습니다. 팬데믹으로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롯데 뉴욕 팰리스 호텔은 2015년 인수 이후 매년 4% 이상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뉴욕 호텔 시장에서 다른 호텔들 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인수 당시 17위였던 뉴욕시 트립어드바이저 호텔랭킹도 지난해 10월 최고 2위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뉴욕에 한국 호텔이 있다는 것은 한국 기업에도 긍정적 면이 있습니다. 뉴욕에서 컨퍼런스 등을 진행할 때 한국 회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기 때문입니다.
뉴욕=강영연 특파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