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주현 /사진=한경DB
옥주현 /사진=한경DB
뮤지컬계 '인맥 캐스팅' 논란의 중심에 섰던 옥주현이 의혹을 부인하고 김호영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기로 했다고 밝혔으나, "옥주현 배우님 정말 떳떳하시냐"는 업계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 씨는 옥주현과 '황태자 루돌프' 초연을 함께 했던 스태프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25일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보며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안타까운 부분도 있는 입장"이라면서도 "정말 떳떳하냐. 동료 배우만 업계 사람인 게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작품 하나 올라가면 참 많은 분이 함께 작업을 한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배우이지만 모두가 함께 만드는 작품이라 어떤 배우가 사고를 치고, 어떤 행동으로 누군가를 곤란케 했는지 우리 다들 알지 않느냐"고 했다.

아울러 옥주현의 일부 팬들이 뮤지컬 1세대의 호소문에 동참한다는 의견을 표하자 선을 넘고 있다며 지적했다.

A 씨는 "연대한 분들을 (옥주현) 왕따 가해자로 몰며 함부로 말하고, 함부로 성추행하게 방관하지 말라"며 "이번 일이 가볍게 해프닝으로 끝나기보다 문제 있는 배우들이 진짜 존재한다면 이번 기회로 모두 정화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만히 보고 있자니 화가 난다. 그래도 한때 동료였던 분이라 아직 참고 있는 많은 스태프가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옥주현, 정말 떳떳한가…참고 있는 스태프 많아"
이번 논란은 오는 8월 공연 예정인 '엘리자벳' 10주년 공연 캐스팅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주인공 엘리자벳 역에 옥주현과 친분이 있는 이지혜가 더블 캐스팅되고, 지난 시즌에 참여했던 김소현이 빠지면서다.

뮤지컬 배우 김호영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사리판은 옛말이다. 지금은 옥장판"이라는 글을 게재했고, '옥장판'이라는 단어는 옥주현을 지칭한다는 추측이 불거졌다.

옥주현은 21일 명예훼손 혐의로 김호영을 고소했고, 김호영 측은 사실 확인 없이 고소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1세대 뮤지컬 배우, 감독인 박칼린·최정원·남경주가 업계 내 불공정을 자정하자는 호소문을 내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이들은 "배우는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 안 된다", "동료 배우를 사랑하고 존중해야 하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경주는 비디오머그와의 인터뷰에서 "자기 발이 저리니까 그런 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걸 고소까지 끌고 간 것도 나는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며 "전화 통화해서 어떻게 된 일이냐고 얘기하면 그만인데…과잉 반응"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차지연·정성화·신영숙·전수경·김소현 등 유명 뮤지컬 배우들도 성명에 동참 의사를 밝혔다.

옥주현은 SNS를 통해 "뮤지컬 배우 선배님들의 호소문을 읽어보았다. 저 또한 뮤지컬을 사랑하고 아끼며, 17년간 뮤지컬에 몸을 담은 한 사람으로서 저를 둘러싼 의혹들과 그것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신중하지 못했음을 깨달았고 반성했다"며 소송과 관련한 소란은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단 '엘리자벳' 캐스팅 관련해서 "어떠한 관여도 하지 않았다"며 "오디션을 통해 본인의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들이 폄하되지 않기를 바란다. 캐스팅과 관련한 모든 의혹에 대해 공연 제작사에서 사실관계를 명명백백히 밝혀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엘리자벳'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캐스팅 관련 의혹에 대해 옥주현 배우의 어떠한 관여도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음에도 논란이 계속되는 현재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라이선스 뮤지컬의 특성상 원작자 승인 없이는 출연진 캐스팅이 불가하다"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배우 캐스팅 과정에서 원작자와의 계약 내용을 준수해 공정하게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