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주석과 30년 인연 왕샤오훙, '非경찰' 출신 공안부장 임명 전통 깨
中공안부장에 시진핑 측근…당대회 앞두고 '칼자루' 장악
중국 경찰 조직 1인자인 공안부장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오랜 측근인 왕샤오훙(65)이 새롭게 임명됐다고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25일 보도했다.

푸젠성 푸저우 출신으로 1979년 경찰에 입문한 왕샤오훙은 1990년대 시진핑 주석이 푸젠성에 근무하던 시절 시 주석과 인연을 맺은 이른바 '시자쥔'(習家軍·시 주석의 옛 직계 부하 집단)의 핵심 일원이다.

특히 시 주석이 푸저우시 당 서기(1990∼1995년)였을 때 왕 부장은 승진을 거듭하며 푸저우시 공안국 부(副)국장까지 올라갔고, 중앙당교에서 연수받을 기회도 얻었다.

2012년 시 주석이 최고 지도자가 된 뒤 왕 부장은 그야말로 날개를 달았다.

2013년 푸젠성 샤먼시 부시장이었던 그는 허난성으로 자리를 옮겨 공안청장, 부성장을 역임했고, 2015년에는 베이징에 진입해 시 공안국장을 맡았다.

이어 중앙정부 차관급인 공안부 부부장을 거쳐 작년 11월 공안부 당위원회 서기로 임명된 지 7개월 만에 공안부장으로 보임됐다.

홍콩 신문 명보에 따르면 왕샤오훙 임명으로 '문관'(文官·경찰 출신이 아닌 일반 행정 관료 출신을 의미)이 공안부 수장을 맡는 전통과 수십 년 가까이 지방 고관 중에서 인물을 찾아 공안부장으로 승진 보임한 관례가 깨졌다.

군대를 '총대', 선전 부서를 '펜대'로 통칭한다면 공안을 포함한 정법 계통은 '칼자루'로 부른다고 명보는 전했다.

시 주석 집권 이래 지난 10년간 저우융캉, 쑨리쥔, 푸정화, 멍훙웨이 등 공안통 거물들이 잇달아 비리 혐의 등으로 낙마하는 등 정법 분야에 '정풍'과 '물갈이' 바람이 거셌다.

특히 낙마한 정법 계열 거물 중에는 시 주석의 정적 그룹으로 통칭되는 '상하이방(상하이를 정치 기반으로 보유한 고위직 집단)' 출신이 많았다.

왕 부장은 공안부 2인자 시절인 작년 9월 "저우융캉, 멍훙웨이, 쑨리쥔 등의 악영향을 철저히 일소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결국 시 주석의 오랜 측근인 왕샤오훙이 공안부장직에 오른 것은 시 주석이 '칼자루'를 세게 움켜쥔 것을 의미한다고 명보는 진단했다.

이는 시 주석 집권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하반기 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 지도부가 사회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명보는 왕샤오훙 부장이 전임 공안부장인 자오커즈가 맡아온 중앙 홍콩·마카오사무 영도소조 부조장 직무도 넘겨받아 홍콩, 마카오 문제에도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