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국내 전기자동차 충전기 전문업체 애플망고 지분을 공동 인수하며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26일 밝혔다. LG전자는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ZKW(램프),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전기차 파워트레인)에 더해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에까지 진출하며 최적화된 전기차 전장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 전기차 충전 사업 뛰어든다

양웅철 전 현대차 부회장도 영입

LG전자는 최근 GS에너지 GS네오텍과 함께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애플망고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인수 가격은 1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지분 60%를 확보하고, 애플망고는 LG전자 자회사로 편입된다. GS에너지와 GS네오텍이 각각 34%와 6%의 지분을 취득한다. 2019년 설립된 애플망고는 완속 충전기부터 급속 충전기까지 가정 및 상업용 공간의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는 전기차 충전기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슬림형 급속 충전기 설계에 필요한 독자 기술을 확보해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애플망고가 주택, 아파트 등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필요한 요소를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연내 경기 평택시 LG디지털파크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가정, 쇼핑몰, 호텔,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공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GS 계열사와 공동 인수를 통해 전기차 충전 솔루션의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함으로써 성장동력을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에너지는 충전기 제작부터 충전소 운영에 이르기까지 전기차 충전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을 비롯한 전장사업의 기술력 강화를 위해 올해 초 양웅철 전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을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이사회 의장 겸 VS사업본부 기술고문으로 영입했다. 양 의장은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차·기아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등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미래차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인 완성차업체 시각에서 제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양 고문을 영입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롯데·SK 등도 전기차 충전시장 진출

롯데와 SK 등 국내 주요 기업도 잇달아 전기차 충전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친환경차 수요 확대에 따라 전기차 충전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은 내년 550억달러(약 70조원)에서 2030년 3250억달러(약 410조원) 규모까지 성장이 예상된다.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한 전기차 규모는 지난해 10만400대에서 올해 20만75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광사업 전문회사인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도 지난달 한화모티브라는 새 브랜드를 앞세워 전기차 충전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한화모티브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시공부터 초기 컨설팅, 투자, 사업 운영, 유지·보수를 아우르는 토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LS는 전기차 충전 신규 법인 LS E-Link를 E1과 공동으로 설립한다고 4월 말 발표했다.

현대차그룹도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 4월 20일 롯데그룹·KB자산운용과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대차와 롯데는 각각 전국의 영업지점과 유통시설 등을 충전기 설치 부지로 제공하고, KB자산운용은 인프라펀드를 조성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박신영/김일규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