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재는 안먹히고 내부 갈등만 확산…美주식 괜찮나 [정인설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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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 쪼개진 세계에서 투자로 살아남으려면
NATO회의, ECB포럼, 인플레 지표 주목 / 美증시 주간전망
NATO회의, ECB포럼, 인플레 지표 주목 / 美증시 주간전망
지난 1주일 간 미국 내부는 총기규제와 낙태권으로 시끄러웠습니다. 같은 미국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둘로 쪼개져 서로 헐뜯고 싸웠습니다.
그래도 결말은 달랐습니다. 북한 비핵화보다 어려울 것이라던 총기규제는 어찌됐든 봉합됐습니다. 불완전한 형태로나마 29년만에 총기규제가 부활했습니다. 반면 낙태권 싸움은 확전일로입니다. 갈등과 반목의 연속입니다. 한쪽은 "세상말세"라며 분노하고 있고 다른 한 쪽은 "사필귀정"이라며 안도하고 있습니다. 낙태가 되는 주(州)와 안되는 주로 나뉘어 수많은 원정 시술과 밀거래가 성행할 가능성이 커도 불편함을 감수하겠다는 게 미국 사회의 현주소입니다. 이런 반쪽짜리 세상을 전 세계인들도 경험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중국 등을 배제한 삶을 살면서 우리 모두 인플레이션이라는 큰 희생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엔 이렇게 두동강 난 세계에서 민주주의 가치동맹 또는 시장경제 진영의 수장들의 만남이 잇따라 열립니다. 민주주주 가치동맹의 대표격인 세계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26~28일 독일에서 만납니다.
29~30일엔 스페인 마드리드로 장소를 옮겨 간판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로 바꿔 만남을 이어갑니다. 이른바 '신냉전 회의'의 슈퍼위크라 불릴 만합니다. 미국 유럽내 자본주의 국가들의 경제 대통령 만남도 예정돼 있습니다. 27~29일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앤드루 베일리 영국중앙은행(BOE) 총재 등이 머리를 맞댑니다.
세 행사의 주제는 조금씩 달라도 결국 '기승전 러시아'고 '기승전 인플레이션'입니다. 러시아를 어떻게 처리하고 인플레이션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를 얘기하는 자리입니다. 러시아와 인플레이션 대응법을 논의하는 자리가 총기규제처럼 그래도 하나의 결실을 내놓을 지, 낙태권처럼 또 다른 갈등을 양산하는 자리가 될 지 전망해보겠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30일)과 유럽(7월 1일)의 인플레이션 지표도 나옵니다. 계속해서 금리인상폭을 높일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지와 긴축이 결국 경기침체로 귀결될 지를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이들은 최근에 몸값이 뛰고 있는 국가들입니다. 미국 유럽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중·러를 중심으로 한 신흥 5개국 모임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에도 참석했습니다. 중국은 24일에 브릭스 확대 정상회의를 열어 브릭스 국가 외에 13개국 개발도상국을 초대했습니다. 알제리 아르헨티나 이집트 인도네시아 이란 카자흐스탄 세네갈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에티오피아 피지 말레이시아 태국 등입니다.
이번엔 개도국들이 G7 정상들과 함께 합니다. G7 국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세 개의 주제를 놓고 얘기를 합니다. 기후변화와 세계적 전염병 문제가 핵심 화두입니다. 더 중요한 건 세계 민주주의 국가 간 협력 강화 방안입니다.
여기서 G7 국가 정상들은 인도와 남아공 아르헨티나에 어떤 얘기를 할까요. 자원 부국이자 각 대륙의 핵심 경제 허브국입니다. "러시아와 중국 편에 서지 말고 미국과 유럽편에 서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전망입니다. 특히 인도가 관심입니다. 러시아산 원유를 가장 많이 사고 있고 심지어 러시아 원유 수출 대행까지 해주고 있습니다. 러시아 제재 정국을 에너지 저가 매수 기회로 삼고 있는 인도를 어떻게 봐야할까요.
미국과 유럽 입장에선 인도는 눈에 가시입니다. 결국 제재가 무력화된다면 러시아와 거래하는 제 3국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얘기가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인도 내부에서 70%가 넘는 지지율을 받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지지율을 보면 각국의 생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국가들은 인도와 같은 길을 갈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 가치동맹국의 일원인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과 중국, 유럽과 러시아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쪽으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29~30일 NATO 정상회의에 참석합니다. 한국 대통령으로 처음 NATO 정상회의에 초대받았고 개인적으로 다자무대 데뷔전입니다. 우크라이나 지원과 가입국 확대를 중심으로 한 NATO의 새로운 방위전략이 주요 논의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금융 수장들의 토론장입니다. 유럽 시간으로 마지막날인 29일 오후에 금융계 4자 회담이 열립니다. 파월 의장과 라가르드 총재, 베일리 BOE 총재, 오거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이 만나는 자리입니다. 주제는 '급변하는 세계에서 통화 정책에 대한 도전'입니다.
이들은 각국의 인플레이션 전망과 긴축 속도, 경기침체 여부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는 솔로몬의 지혜가 나올 지가 관건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권위는 예전같지 않은 게 문제입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뒤늦은 대응으로 인해 이들의 신뢰도는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가뜩이나 오르고 있는 미국 유럽 간 항공 노선 가격 상승에 기름을 부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주요국 정상들은 대부분 전용기로 이동해 이런 실정을 모르고 지나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인플레이션을 체감하지 못하는 건 주요국 정상들만이 아닙니다. Fed가 핵심 참고지표로 삼는 PCE 물가지수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들 살인적 인플레이션 때문에 신음하고 있지만 PCE 지수는 3월에 정점을 찍고 4월에 떨어졌습니다. Fed가 금과옥조로 여기는 근원 PCE는 2월에 정점이었다가 두 달 연속 하락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5월에 또다시 42년만의 최고치로 치솟은 소비자물가지수(CPI)와는 다른 움직임니다. PCE는 신속성보다 정확성에 초점을 맞춘 탓에 CPI보다 늦게 집계되는 게 약점입니다. CPI와 PCE의 발표 시차가 2주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요즘 같은 물가 급등기엔 PCE는 후행지표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PCE는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의료비 비중이 높습니다. 에너지와 음식, 주거비 중심의 급등이 특징이었던 최근의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합니다. 이런 한계를 지닌 PCE가 이번엔 어떨까요. 기존대로 '물가정점론'을 강화시켜주는 형태로 나온다면 증시에 큰 변수가 되지 않겠지만 반대의 경우는 다릅니다.
CPI처럼 급등하는 형태로 나온다면 불안한 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할 공산이 큽니다. 7월에 0.75%포인트 인상이 아니라 그 이상의 얘기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30일에 발표될 5월 헤드라인 PCE가 6.6%였던 3월 PCE보다 높게 나온다면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근원 PCE 상승률이 월스트리트저널의 전문가 예상치인 4.7%로 나온다면 불안심리는 잦아들 수 있습니다. 월가 예상치에 부합하면 근원 PCE는 석 달째 하락세가 유지됩니다. 지난 15일 Fed가 발표한 올해 근원 PCE 전망치(4.3%)에 근접하게 됩니다.
6월에도 8.3% 안팎으로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유럽의 긴축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이미 7월과 9월에 금리인상을 하겠다고 했지만 물가상승률이 높으면 금리 인상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습니다. 유로존뿐 아니라 영국의 인플레이션 속도도 무섭습니다. 3월 상승률이 7%였지만 4월 9.0%로 40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5월엔 또다시 9.1%로 올랐습니다. 상반기를 정리하는 이번 주는 회의의 연속입니다. 러시아와 중국 등을 고립시키면서 민주주의 진영의 외연을 확대하고 결속력을 더 강화시키가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NATO 정상회의 때 핀란드와 스웨덴을 NATO에 가입시키려 했지만 터키 때문에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까지 유럽과 아시아 중남미에 집중하고 다음달에 중동에 주력하겠다는 계획도 순탄치 만은 않습니다.
신냉전이라는 이름으로 둘로 갈라진 세계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좀더 우세하게 이끌고 인플레이션을 좀 더 완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그래도 결말은 달랐습니다. 북한 비핵화보다 어려울 것이라던 총기규제는 어찌됐든 봉합됐습니다. 불완전한 형태로나마 29년만에 총기규제가 부활했습니다. 반면 낙태권 싸움은 확전일로입니다. 갈등과 반목의 연속입니다. 한쪽은 "세상말세"라며 분노하고 있고 다른 한 쪽은 "사필귀정"이라며 안도하고 있습니다. 낙태가 되는 주(州)와 안되는 주로 나뉘어 수많은 원정 시술과 밀거래가 성행할 가능성이 커도 불편함을 감수하겠다는 게 미국 사회의 현주소입니다. 이런 반쪽짜리 세상을 전 세계인들도 경험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와 중국 등을 배제한 삶을 살면서 우리 모두 인플레이션이라는 큰 희생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엔 이렇게 두동강 난 세계에서 민주주의 가치동맹 또는 시장경제 진영의 수장들의 만남이 잇따라 열립니다. 민주주주 가치동맹의 대표격인 세계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26~28일 독일에서 만납니다.
29~30일엔 스페인 마드리드로 장소를 옮겨 간판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로 바꿔 만남을 이어갑니다. 이른바 '신냉전 회의'의 슈퍼위크라 불릴 만합니다. 미국 유럽내 자본주의 국가들의 경제 대통령 만남도 예정돼 있습니다. 27~29일 포르투갈에서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 앤드루 베일리 영국중앙은행(BOE) 총재 등이 머리를 맞댑니다.
세 행사의 주제는 조금씩 달라도 결국 '기승전 러시아'고 '기승전 인플레이션'입니다. 러시아를 어떻게 처리하고 인플레이션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를 얘기하는 자리입니다. 러시아와 인플레이션 대응법을 논의하는 자리가 총기규제처럼 그래도 하나의 결실을 내놓을 지, 낙태권처럼 또 다른 갈등을 양산하는 자리가 될 지 전망해보겠습니다.
그런 와중에 미국(30일)과 유럽(7월 1일)의 인플레이션 지표도 나옵니다. 계속해서 금리인상폭을 높일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지와 긴축이 결국 경기침체로 귀결될 지를 찬찬히 살펴보겠습니다.
인도주의는 기회주의?
올해 G7 주최국인 독일 정부는 이번 G7 정상회의에 5개국을 초청했습니다.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인도네시아 아프리카연합(AU) 의장국인 세네갈, 중남미 의장국인 아르헨티나 등은 당연히 불러야했습니다.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눈에 띕니다.이들은 최근에 몸값이 뛰고 있는 국가들입니다. 미국 유럽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중·러를 중심으로 한 신흥 5개국 모임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에도 참석했습니다. 중국은 24일에 브릭스 확대 정상회의를 열어 브릭스 국가 외에 13개국 개발도상국을 초대했습니다. 알제리 아르헨티나 이집트 인도네시아 이란 카자흐스탄 세네갈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에티오피아 피지 말레이시아 태국 등입니다.
이번엔 개도국들이 G7 정상들과 함께 합니다. G7 국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세 개의 주제를 놓고 얘기를 합니다. 기후변화와 세계적 전염병 문제가 핵심 화두입니다. 더 중요한 건 세계 민주주의 국가 간 협력 강화 방안입니다.
여기서 G7 국가 정상들은 인도와 남아공 아르헨티나에 어떤 얘기를 할까요. 자원 부국이자 각 대륙의 핵심 경제 허브국입니다. "러시아와 중국 편에 서지 말고 미국과 유럽편에 서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전망입니다. 특히 인도가 관심입니다. 러시아산 원유를 가장 많이 사고 있고 심지어 러시아 원유 수출 대행까지 해주고 있습니다. 러시아 제재 정국을 에너지 저가 매수 기회로 삼고 있는 인도를 어떻게 봐야할까요.
미국과 유럽 입장에선 인도는 눈에 가시입니다. 결국 제재가 무력화된다면 러시아와 거래하는 제 3국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얘기가 나올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인도 내부에서 70%가 넘는 지지율을 받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지지율을 보면 각국의 생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국가들은 인도와 같은 길을 갈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 가치동맹국의 일원인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과 중국, 유럽과 러시아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쪽으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29~30일 NATO 정상회의에 참석합니다. 한국 대통령으로 처음 NATO 정상회의에 초대받았고 개인적으로 다자무대 데뷔전입니다. 우크라이나 지원과 가입국 확대를 중심으로 한 NATO의 새로운 방위전략이 주요 논의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신뢰도 떨어진 파월의 말잔치
27~29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리는 ECB 포럼도 관심입니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연일 연설을 합니다. 유럽 인플레이션 전망과 긴축 속도에 대한 얘기를 쏟아낼 전망입니다.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금융 수장들의 토론장입니다. 유럽 시간으로 마지막날인 29일 오후에 금융계 4자 회담이 열립니다. 파월 의장과 라가르드 총재, 베일리 BOE 총재, 오거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이 만나는 자리입니다. 주제는 '급변하는 세계에서 통화 정책에 대한 도전'입니다.
이들은 각국의 인플레이션 전망과 긴축 속도, 경기침체 여부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는 솔로몬의 지혜가 나올 지가 관건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권위는 예전같지 않은 게 문제입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뒤늦은 대응으로 인해 이들의 신뢰도는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CPI 이어 PCE 쇼크 나오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면서 이동 수요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항공 운임과 호텔 가격은 급등하고 있습니다.이번 정상회담은 가뜩이나 오르고 있는 미국 유럽 간 항공 노선 가격 상승에 기름을 부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주요국 정상들은 대부분 전용기로 이동해 이런 실정을 모르고 지나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인플레이션을 체감하지 못하는 건 주요국 정상들만이 아닙니다. Fed가 핵심 참고지표로 삼는 PCE 물가지수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들 살인적 인플레이션 때문에 신음하고 있지만 PCE 지수는 3월에 정점을 찍고 4월에 떨어졌습니다. Fed가 금과옥조로 여기는 근원 PCE는 2월에 정점이었다가 두 달 연속 하락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5월에 또다시 42년만의 최고치로 치솟은 소비자물가지수(CPI)와는 다른 움직임니다. PCE는 신속성보다 정확성에 초점을 맞춘 탓에 CPI보다 늦게 집계되는 게 약점입니다. CPI와 PCE의 발표 시차가 2주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요즘 같은 물가 급등기엔 PCE는 후행지표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PCE는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의료비 비중이 높습니다. 에너지와 음식, 주거비 중심의 급등이 특징이었던 최근의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합니다. 이런 한계를 지닌 PCE가 이번엔 어떨까요. 기존대로 '물가정점론'을 강화시켜주는 형태로 나온다면 증시에 큰 변수가 되지 않겠지만 반대의 경우는 다릅니다.
CPI처럼 급등하는 형태로 나온다면 불안한 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할 공산이 큽니다. 7월에 0.75%포인트 인상이 아니라 그 이상의 얘기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30일에 발표될 5월 헤드라인 PCE가 6.6%였던 3월 PCE보다 높게 나온다면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근원 PCE 상승률이 월스트리트저널의 전문가 예상치인 4.7%로 나온다면 불안심리는 잦아들 수 있습니다. 월가 예상치에 부합하면 근원 PCE는 석 달째 하락세가 유지됩니다. 지난 15일 Fed가 발표한 올해 근원 PCE 전망치(4.3%)에 근접하게 됩니다.
하반기는 유럽발 인플레 폭탄?
PCE가 나온 다음날인 7월 1일엔 유로존의 6월 물가상승률이 나옵니다. 유로존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석유 및 천연가스 등 에너지 비용이 39.2% 올라 다른 품목들의 상승세를 이끌었습니다.6월에도 8.3% 안팎으로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유럽의 긴축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습니다.
이미 7월과 9월에 금리인상을 하겠다고 했지만 물가상승률이 높으면 금리 인상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습니다. 유로존뿐 아니라 영국의 인플레이션 속도도 무섭습니다. 3월 상승률이 7%였지만 4월 9.0%로 40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5월엔 또다시 9.1%로 올랐습니다. 상반기를 정리하는 이번 주는 회의의 연속입니다. 러시아와 중국 등을 고립시키면서 민주주의 진영의 외연을 확대하고 결속력을 더 강화시키가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NATO 정상회의 때 핀란드와 스웨덴을 NATO에 가입시키려 했지만 터키 때문에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까지 유럽과 아시아 중남미에 집중하고 다음달에 중동에 주력하겠다는 계획도 순탄치 만은 않습니다.
신냉전이라는 이름으로 둘로 갈라진 세계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좀더 우세하게 이끌고 인플레이션을 좀 더 완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