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인당 전기사용량 역대 최고-세계 3위…전기요금은 OECD 하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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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30%·일본의 40% 수준…에너지 업계 "값싼 전기요금 만병통치약 아냐"
새정부 한전 전기 독점 판매 구조 손질…산업부 "한전 민영화 아냐" 선 그어 지난해 인구 1인당 전기 사용량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의 1인당 전기 사용량은 세계 3위 수준으로 매우 높다.
반면 가정용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4번째로 저렴한 편이다.
가장 비싼 독일의 30% 수준이고 일본과 비교하면 40% 정도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는데도 전기 사용량이 증가한 것은 시장 가격이 반영되지 않는 왜곡된 전기요금 체계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현실적으로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하지만 물가 상승 부담으로 인해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기요금 현실화 문제는 국민적 동의가 필요한 사항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새 정부는 전력시장의 근본적 개선을 위해 한국전력의 전기 독점 판매 구조를 손질할 방침이지만 민영화 지적이 쏟아지자 민영화는 아니라고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다. ◇ 지난해 1인당 전기 사용량 역대 최고…세계 3위 수준
27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인당 전기 사용량은 전년보다 5.1% 증가한 1만330kWh(킬로와트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8년의 최고 기록(1만195kWh)을 3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1인당 전기 사용량은 지난해 전체 전기 사용량 53만3천431GWh(기가와트시)를 지난해 12월 주민등록인구 5천164만 명으로 나눠 산출한 것이다.
1인당 전기 사용량은 꾸준히 늘어 2018년 1만195kWh로 정점을 찍은 후 2019년 1만39kWh, 2020년 9천826kWh로 2년 연속 줄었으나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가정용의 경우도 지난해 호당 전기 사용량이 5천616kWh로 사상 최고치였다.
가정용은 2018년 5천189kWh에서 2019년 5천135kWh로 감소했다가 2020년 5천382kWh로 다시 늘었고 지난해에는 더 증가했다.
한국의 1인당 전기 사용량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면 거의 최상위권에 있다.
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19년 기준 전기 사용량 세계 상위 10개국의 수치를 보면 한국은 524TWh(테라와트시)로 7위를 차지했다. 1위는 중국(6천523TWh)이고 이어 미국(3천830TWh), 인도(1천311TWh), 일본(928TWh), 러시아(756TWh), 캐나다(530TWh) 등 순이다.
그러나 이를 인구로 나눠 인구 1인당 전기 사용량을 보면 한국은 1만134kWh로 캐나다(1만4천98kWh)와 미국(1만1천665kWh)에 이어 3위다.
중국은 1인당 4천667kWh 수준이고 일본은 7천350kWh다.
◇ 전기요금 OECD 34개국 중 4번째로 저렴…독일의 30% 수준
한국은 전 세계에서 1인당 전기 사용량이 최상위권이지만 전기요금은 OECD 회원국 중 저렴한 편이다.
한전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MWh(메가와트시)당 103.9달러로 관련 수치가 있는 OECD 34개 회원국 중 31위였다.
멕시코(62.9달러), 노르웨이(82.6달러), 튀르키예(터키·102.7달러)에 이어 4번째로 낮았다.
OECD 평균(170.1달러)의 61% 수준이다.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국가는 독일로 344.7달러였고 이어 벨기에(313.5달러), 덴마크(306.7달러), 이탈리아(289.3달러), 스페인(274.8달러), 아일랜드(261.3달러), 일본(255.2달러) 등의 순이었다.
미국은 132.0달러로 28위였다.
한국의 전기요금은 1위 독일의 30% 수준이고, 일본과 비교하면 40% 정도다.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MWh당 94.3달러로 22위이고, OECD 평균의 88% 수준이다.
◇ 에너지 업계 "전기요금 현실화해야"…국민 동의 필요
에너지 업계는 지난해부터 전기를 만드는 주요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석유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1인당 전기 사용량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은 시장 가격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왜곡된 전기요금 체계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2020년 말 도입해 놓고 스스로 무력화시킨 '연료비 연동제'를 현실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연료비 연동제는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 변동분을 적기에 전기요금에 반영해 가격 신호 기능을 강화하고, 전기요금 조정에 대한 소비자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해 합리적 전기 소비를 유도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고유가가 지속됐는데 전기 사용량이 증가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휘발윳값이 오르면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것처럼 전기 가격이 시장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연료비 연동제 시행을 통해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전기협회와 한국전기기술인협회, 한국전기공사협회 등 10여개 전기산업 관련 단체로 구성된 전기관련단체협의회는 최근 성명에서 "더는 값싼 전기요금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기요금 인상은 가계·자영업자 등 국민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어서 쉽게 결정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특히 지금처럼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이 때문에 이번 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을 두고도 물가 당국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 한전 전기 독점 판매 구조 손질…산업부 "민영화 아냐"
새 정부 출범에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기존 전력 시장 체계를 개편해 한전이 독점하는 전기 판매 구조와 전기요금 체계를 시장 원리에 맞게 손질한다고 발표했다.
전력구매계약(PPA) 허용 범위 확대 등을 통해 한전의 독점 판매 구조를 점진적으로 개방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지금은 한전이 전력거래소를 통해 발전사에서 전력을 산 뒤 소비자에게 독점 판매하는 구조인데 PPA는 한전의 독점적 전력 시장을 통하지 않고 전력 판매자와 전기 사용자가 직접 전력을 거래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등을 이용해 민간에서 생산된 전기를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를 두고 결국 한전 민영화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에 앞서 전력 시장 자유화 등을 추진한 영국·일본 등에서 부작용도 발생한 바 있다.
민간 사업자가 공공성보다는 이윤을 추구하면서 전기요금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에너지 빈곤층'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는 한전 민영화에는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다.
김진 산업부 에너지전환정책과장은 최근 열린 '새 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 공개토론회'에서 한전 민영화 관련 질문이 나오자 "생각하거나 내부적으로 검토된 게 전혀 없다"고 답했다.
김 과장은 "한전이 최종적으로 전력을 판매하는 주체일 필요는 없어서 국정과제에 나온 것처럼 PPA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새정부 한전 전기 독점 판매 구조 손질…산업부 "한전 민영화 아냐" 선 그어 지난해 인구 1인당 전기 사용량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의 1인당 전기 사용량은 세계 3위 수준으로 매우 높다.
반면 가정용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4번째로 저렴한 편이다.
가장 비싼 독일의 30% 수준이고 일본과 비교하면 40% 정도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는데도 전기 사용량이 증가한 것은 시장 가격이 반영되지 않는 왜곡된 전기요금 체계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현실적으로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하지만 물가 상승 부담으로 인해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기요금 현실화 문제는 국민적 동의가 필요한 사항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새 정부는 전력시장의 근본적 개선을 위해 한국전력의 전기 독점 판매 구조를 손질할 방침이지만 민영화 지적이 쏟아지자 민영화는 아니라고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다. ◇ 지난해 1인당 전기 사용량 역대 최고…세계 3위 수준
27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인당 전기 사용량은 전년보다 5.1% 증가한 1만330kWh(킬로와트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8년의 최고 기록(1만195kWh)을 3년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1인당 전기 사용량은 지난해 전체 전기 사용량 53만3천431GWh(기가와트시)를 지난해 12월 주민등록인구 5천164만 명으로 나눠 산출한 것이다.
1인당 전기 사용량은 꾸준히 늘어 2018년 1만195kWh로 정점을 찍은 후 2019년 1만39kWh, 2020년 9천826kWh로 2년 연속 줄었으나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가정용의 경우도 지난해 호당 전기 사용량이 5천616kWh로 사상 최고치였다.
가정용은 2018년 5천189kWh에서 2019년 5천135kWh로 감소했다가 2020년 5천382kWh로 다시 늘었고 지난해에는 더 증가했다.
한국의 1인당 전기 사용량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면 거의 최상위권에 있다.
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19년 기준 전기 사용량 세계 상위 10개국의 수치를 보면 한국은 524TWh(테라와트시)로 7위를 차지했다. 1위는 중국(6천523TWh)이고 이어 미국(3천830TWh), 인도(1천311TWh), 일본(928TWh), 러시아(756TWh), 캐나다(530TWh) 등 순이다.
그러나 이를 인구로 나눠 인구 1인당 전기 사용량을 보면 한국은 1만134kWh로 캐나다(1만4천98kWh)와 미국(1만1천665kWh)에 이어 3위다.
중국은 1인당 4천667kWh 수준이고 일본은 7천350kWh다.
◇ 전기요금 OECD 34개국 중 4번째로 저렴…독일의 30% 수준
한국은 전 세계에서 1인당 전기 사용량이 최상위권이지만 전기요금은 OECD 회원국 중 저렴한 편이다.
한전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MWh(메가와트시)당 103.9달러로 관련 수치가 있는 OECD 34개 회원국 중 31위였다.
멕시코(62.9달러), 노르웨이(82.6달러), 튀르키예(터키·102.7달러)에 이어 4번째로 낮았다.
OECD 평균(170.1달러)의 61% 수준이다.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국가는 독일로 344.7달러였고 이어 벨기에(313.5달러), 덴마크(306.7달러), 이탈리아(289.3달러), 스페인(274.8달러), 아일랜드(261.3달러), 일본(255.2달러) 등의 순이었다.
미국은 132.0달러로 28위였다.
한국의 전기요금은 1위 독일의 30% 수준이고, 일본과 비교하면 40% 정도다.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MWh당 94.3달러로 22위이고, OECD 평균의 88% 수준이다.
◇ 에너지 업계 "전기요금 현실화해야"…국민 동의 필요
에너지 업계는 지난해부터 전기를 만드는 주요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석유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1인당 전기 사용량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은 시장 가격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왜곡된 전기요금 체계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2020년 말 도입해 놓고 스스로 무력화시킨 '연료비 연동제'를 현실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연료비 연동제는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 변동분을 적기에 전기요금에 반영해 가격 신호 기능을 강화하고, 전기요금 조정에 대한 소비자의 예측 가능성을 제고해 합리적 전기 소비를 유도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고유가가 지속됐는데 전기 사용량이 증가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휘발윳값이 오르면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것처럼 전기 가격이 시장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연료비 연동제 시행을 통해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전기협회와 한국전기기술인협회, 한국전기공사협회 등 10여개 전기산업 관련 단체로 구성된 전기관련단체협의회는 최근 성명에서 "더는 값싼 전기요금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기요금 인상은 가계·자영업자 등 국민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어서 쉽게 결정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특히 지금처럼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이 때문에 이번 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을 두고도 물가 당국의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 한전 전기 독점 판매 구조 손질…산업부 "민영화 아냐"
새 정부 출범에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기존 전력 시장 체계를 개편해 한전이 독점하는 전기 판매 구조와 전기요금 체계를 시장 원리에 맞게 손질한다고 발표했다.
전력구매계약(PPA) 허용 범위 확대 등을 통해 한전의 독점 판매 구조를 점진적으로 개방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지금은 한전이 전력거래소를 통해 발전사에서 전력을 산 뒤 소비자에게 독점 판매하는 구조인데 PPA는 한전의 독점적 전력 시장을 통하지 않고 전력 판매자와 전기 사용자가 직접 전력을 거래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등을 이용해 민간에서 생산된 전기를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를 두고 결국 한전 민영화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에 앞서 전력 시장 자유화 등을 추진한 영국·일본 등에서 부작용도 발생한 바 있다.
민간 사업자가 공공성보다는 이윤을 추구하면서 전기요금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에너지 빈곤층'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는 한전 민영화에는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다.
김진 산업부 에너지전환정책과장은 최근 열린 '새 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 공개토론회'에서 한전 민영화 관련 질문이 나오자 "생각하거나 내부적으로 검토된 게 전혀 없다"고 답했다.
김 과장은 "한전이 최종적으로 전력을 판매하는 주체일 필요는 없어서 국정과제에 나온 것처럼 PPA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