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정상 첫참석' 나토행 윤대통령, 포괄안보·북핵공조 성과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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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견제' 새 전략개념 채택…서방 밀착 속 반중·반러 프레임 줄타기 시험대
4년9개월만에 머리 맞대는 한미일 정상…尹, 북한 비핵화 메시지 발신
한일 독대 무산됐지만 정상화 물꼬 트나…릴레이 양자회담으로 '세일즈 외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9∼3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무대로 치열한 외교전에 나선다.
취임 후 첫 다자외교 데뷔무대다.
한반도 문제와 국제 통상에서 중요한 파트너인 유럽을 상대로 협력을 강화하면서 북핵 문제에 관해서도 관심과 지지를 요청한다는 구상이다.
취임 50일여 만의 첫 해외 방문이자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 참석하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어떠한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이날 오후 출국한다.
부인 김건희 여사도 배우자 세션 참석 등을 위해 동행한다.
◇ 새로운 '전략 개념' 채택…서방 밀착 속 반중·반러 프레임 줄타기
이번 정상회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중 패권 경쟁 격화 등으로 국제 질서가 요동치는 와중에 개최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북미·유럽의 집단방위 체제인 나토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를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이란 이름 아래 초청했다.
모두 중국과 같은 아시아·태평양 권역에 있으면서 미국과 동맹인 나라들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중국 영향력 확대에 대한 대응 방안을 담은 새로운 '전략 개념'(Strategic Concept)도 새롭게 채택할 계획이다.
'옵서버' 자격이긴 하나, 한국의 나토 참석은 서방과 중·러간 '신냉전' 양상이 펼쳐지는 가운데 서방 진영과의 결속을 꾀한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
윤 대통령은 '포괄적 안보'라는 이름 아래 나토 회원국들과 경제·인권·기술 등 다방면의 협력 강화를 통해 우리의 외교적 입지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나토와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반중·반러 전선에 본격 동참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할만한 균형점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의 기간 당초 거론됐던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나토 파트너국 정상과의 4자 회담이 안 열리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을 두고도 대중 강경노선을 견지해온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의 '밀착'이 자칫 윤 대통령의 반중(反中) 기조를 드러내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 北 비핵화 국제사회 공조 견인…4년9개월만 머리 맞대는 한미일 정상
윤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 7차 핵실험 징후가 뚜렷한 가운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강력히 촉구하는 메시지를 발신할 계획이다.
주목받는 무대는 나토 회원국·파트너국 공동세션 연설이다.
윤 대통령은 약 3분간의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북한의 계속되는 무력 도발 등 국제적인 안보 위협을 평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의 역할을 언급할 계획이다.
이는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한 다자적 접근을 강화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나토 정상회의 계기 4년 9개월 만에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도 북한·북핵 문제가 가장 주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한미일 정상이 모두 바뀐 뒤 처음 마련된 이번 정상회담에선 북핵·미사일에 대한 '대북 삼각공조'를 재확인하는 한편, 북한을 향해 대화의 장으로 나서라는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점쳐진다.
한미일 외교장관이 지난달 28일 대북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3국이 최근 대북 공조를 강화하는 와중에 정상들이 어떠한 결과물을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다만 회담 예정 시간이 약 30분간으로 길지 않은 만큼 현장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보다 앞으로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상견례' 성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 한일 정상 독대는 무산…관계 정상화 계기 될까
관심을 모았던 한일 정상회담은 어렵게 됐다.
다음 달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 등 일본 국내 이슈와 맞물린 측면이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양국 정상이 큰 틀의 한일관계 정상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과는 별개로, 집권 자민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한국 정부에 유화적인 태도로 전환하는 모양새를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국 정상이 한미일 정상회담 등 대면할 기회가 여러 차례 있다는 점에서 관계 개선을 추진할 계기가 마련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본회의, 한미일 정상회담, 스페인 국왕 주재 환영 만찬 등을 통해 기시다 총리와 최소 세 차례 이상 자연스럽게 대면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실무 레벨에서 강제 징용 문제 등에 대한 협의 모멘텀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한일 셔틀 외교도 재개될 수 있다"며 "한일 정상이 안 만난다고 해서 한일 간에 문제가 있다고 비치는 것에 대해선 다른 견해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 세일즈 외교도 박차…尹 "여러 정상과 수출 얘기"
대통령실은 이번 나토 참석의 또 다른 의미를 경제 협력에서 찾고 있다.
윤 대통령은 3박 5일간의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9개국 이상과 정식 양자회담 내지 약식회동을 소화할 계획이다.
원자력 수출(체코·폴란드·네덜란드), 반도체(네덜란드), 방위산업(폴란드), 재생에너지(덴마크) 등 국가별로 다양한 현안을 놓고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윤 대통령도 지난 24일 출근길에 "유럽과 아시아 여러 정상이 오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다양한 현안들, 또 수출 관련 문제라든지 이런 것도 필요하면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4년9개월만에 머리 맞대는 한미일 정상…尹, 북한 비핵화 메시지 발신
한일 독대 무산됐지만 정상화 물꼬 트나…릴레이 양자회담으로 '세일즈 외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9∼3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무대로 치열한 외교전에 나선다.
취임 후 첫 다자외교 데뷔무대다.
한반도 문제와 국제 통상에서 중요한 파트너인 유럽을 상대로 협력을 강화하면서 북핵 문제에 관해서도 관심과 지지를 요청한다는 구상이다.
취임 50일여 만의 첫 해외 방문이자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 참석하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어떠한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이날 오후 출국한다.
부인 김건희 여사도 배우자 세션 참석 등을 위해 동행한다.
◇ 새로운 '전략 개념' 채택…서방 밀착 속 반중·반러 프레임 줄타기
이번 정상회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중 패권 경쟁 격화 등으로 국제 질서가 요동치는 와중에 개최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북미·유럽의 집단방위 체제인 나토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를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이란 이름 아래 초청했다.
모두 중국과 같은 아시아·태평양 권역에 있으면서 미국과 동맹인 나라들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중국 영향력 확대에 대한 대응 방안을 담은 새로운 '전략 개념'(Strategic Concept)도 새롭게 채택할 계획이다.
'옵서버' 자격이긴 하나, 한국의 나토 참석은 서방과 중·러간 '신냉전' 양상이 펼쳐지는 가운데 서방 진영과의 결속을 꾀한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
윤 대통령은 '포괄적 안보'라는 이름 아래 나토 회원국들과 경제·인권·기술 등 다방면의 협력 강화를 통해 우리의 외교적 입지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나토와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반중·반러 전선에 본격 동참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할만한 균형점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의 기간 당초 거론됐던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나토 파트너국 정상과의 4자 회담이 안 열리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을 두고도 대중 강경노선을 견지해온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의 '밀착'이 자칫 윤 대통령의 반중(反中) 기조를 드러내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 北 비핵화 국제사회 공조 견인…4년9개월만 머리 맞대는 한미일 정상
윤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 7차 핵실험 징후가 뚜렷한 가운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강력히 촉구하는 메시지를 발신할 계획이다.
주목받는 무대는 나토 회원국·파트너국 공동세션 연설이다.
윤 대통령은 약 3분간의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북한의 계속되는 무력 도발 등 국제적인 안보 위협을 평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의 역할을 언급할 계획이다.
이는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한 다자적 접근을 강화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나토 정상회의 계기 4년 9개월 만에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도 북한·북핵 문제가 가장 주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한미일 정상이 모두 바뀐 뒤 처음 마련된 이번 정상회담에선 북핵·미사일에 대한 '대북 삼각공조'를 재확인하는 한편, 북한을 향해 대화의 장으로 나서라는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점쳐진다.
한미일 외교장관이 지난달 28일 대북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3국이 최근 대북 공조를 강화하는 와중에 정상들이 어떠한 결과물을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다만 회담 예정 시간이 약 30분간으로 길지 않은 만큼 현장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보다 앞으로의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상견례' 성격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 한일 정상 독대는 무산…관계 정상화 계기 될까
관심을 모았던 한일 정상회담은 어렵게 됐다.
다음 달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 등 일본 국내 이슈와 맞물린 측면이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양국 정상이 큰 틀의 한일관계 정상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과는 별개로, 집권 자민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한국 정부에 유화적인 태도로 전환하는 모양새를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국 정상이 한미일 정상회담 등 대면할 기회가 여러 차례 있다는 점에서 관계 개선을 추진할 계기가 마련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본회의, 한미일 정상회담, 스페인 국왕 주재 환영 만찬 등을 통해 기시다 총리와 최소 세 차례 이상 자연스럽게 대면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실무 레벨에서 강제 징용 문제 등에 대한 협의 모멘텀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한일 셔틀 외교도 재개될 수 있다"며 "한일 정상이 안 만난다고 해서 한일 간에 문제가 있다고 비치는 것에 대해선 다른 견해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 세일즈 외교도 박차…尹 "여러 정상과 수출 얘기"
대통령실은 이번 나토 참석의 또 다른 의미를 경제 협력에서 찾고 있다.
윤 대통령은 3박 5일간의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9개국 이상과 정식 양자회담 내지 약식회동을 소화할 계획이다.
원자력 수출(체코·폴란드·네덜란드), 반도체(네덜란드), 방위산업(폴란드), 재생에너지(덴마크) 등 국가별로 다양한 현안을 놓고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윤 대통령도 지난 24일 출근길에 "유럽과 아시아 여러 정상이 오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다양한 현안들, 또 수출 관련 문제라든지 이런 것도 필요하면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