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의 흰머리 세 가닥을 올려 당내 갈등에 따른 스트레스를 호소한 가운데, 이 세 가닥이 각각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국민의힘 안철수·배현진 의원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대표가 앞서 페이스북에 올린 흰머리 세 가닥 사진을 언급하면서 "안철수 의원이 하나 있을 수 있고, 윤핵관이 하나 있을 수 있고, 배현진 의원이 아직까지…"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대표가 당내 갈등을 겪는 것을 두고 "어쨌든 싸움을 늘리는 게 과연 이 대표에게 도움이 되느냐"며 "저도 이 대표에게 불만이 많은 당원들을 많이 겪어봤다"며 "불만이 있는 분들 말씀에도 일리가 있는 게 당대표가 국정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차분한 언행을 하는 게 좋은데, 지나치게 싸움닭처럼 이야기하고 전선을 확대해서 여기저기 막 싸우는 모습들을 벌려놓으면 나중에 뒷수습 어떻게 하겠냐"고 했다.

김 교수는 "그런 면에 있어서 이 대표도 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관련) 징계 문제는 근거 없는 것이라고 판단되면 빨리 종결해주는 게 낫다"며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심의에 배후 세력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 대표를 끌어내리려는 분들이 있다면 이 대표의 노선과 행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서 생산적으로 싸우고, 논쟁하는 게 낫다"며 "징계를 통해 끌어내리려는 건 무리한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장제원 의원. / 사진=한경DB
국민의힘 안철수, 장제원 의원. / 사진=한경DB
앞서 이 대표는 안철수 의원이 장제원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자 페이스북에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고 적은 바 있다.

이 대표가 언급한 '간장'은 안 의원을 조롱하는 표현인 '간철수'와 장 의원의 성을 따 조합한 말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안 의원이 대표적인 윤핵관 가운데 한 명인 장 의원과 '밀월(蜜月)' 관계를 맺을 것으로 전망되자 공개적으로 반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대표는 최근 배현진 의원과도 공개적으로 마찰을 빚고 있다.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 논의한 사안 및 발언 등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책임 소재를 미루며 연일 노골적인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악수 패싱', '등짝 스매싱' 등 최고위 회의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을 벌인 이 대표와 배 의원이 벌인 당 내홍에 대해 장 의원은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이냐"고 질타했다.

이후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흰 머리 세 가닥 사진을 올려 "동시에 세 가닥 처음 뽑아 본다"고 적었다. 이어지는 내홍에 대한 스트레스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