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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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현지시간) 독일 자산운용사 DWS그룹의 아소카 뵈르만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 홍보시 실제보다 ESG 투자 정도를 부풀렸다는 '그린워싱' 의혹 때문이다. 그린워싱은 친환경 투자·경영을 한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 행위를 뜻한다.

전세계적으로 '무늬만 ESG' 상품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진행되면서 한국에서도 관련 인증 제도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프랑스에는 'SRI라벨', 독일에서는 'FNG실' 등의 ESG 펀드 인증 제도가 있지만 한국에는 없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최초로 ESG 펀드 인증 사업에 뛰어들었다. 국내 ESG 펀드 시장 규모가 6조6000억원 규모로 6년 만에 10배 가까이로 성장한 상황에서 외부 평가 기관으로부터 제대로 된 인증을 받고 싶어하는 수요도 커졌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는 ESG펀드에 대한 공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유럽지속가능투자포럼(Eurosif)의 SRI 투명성코드를 기초로 ESG펀드인증모델을 구축했다. 각 운용사의 ESG 정책, 전담 조직 등을 평가하고 펀드의 ESG 투자 전략, 의결권 행사 내역 등을 살펴본다. 이후 운용사 실사를 거친 뒤 외부 자문단으로 구성된 'ESG펀드인증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인증이 확정된다.

올해 4개 펀드에 대해 인증 작업을 진행한 결과 3개 상품이 국내 최초로 ESG펀드 인증을 받게 됐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100년기업그린코리아', 우리자산운용의 '우리지속가능ESG' '우리하이플러스단기우량ESG채권' 상품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ESG리서치팀, ESG추진위원회 등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투자 기업에 대한 자체 ESG평가 등급을 산출한다. 그린코리아펀드는 ESG에 특화된 'MSCI 코리아 IMI ESG 유니버설 커스텀'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고 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에프앤가이드 관계자는 "다만 ESG 성과 진단 주기가 타사에 비해 길고, ESG 투자와 관련된 별도의 내부통제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은 보완 사항으로 지적됐다"고 설명했다.

우리지속가능ESG펀드는 국민연금 SRI펀드를 6년 이상 운용한 경험이 있는 이상민 주식운용본부장의 운용 역량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리하이플러스단기우량ESG채권펀드도 ESG 채권 비중을 50% 이상 편입해 운용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에프앤가이드 관계자는 "주식형과 채권형 모두 일반형 지수를 ESG펀드의 벤치마크로 적용하고 있는 부분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