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선미의 수영복 패션. /SNS 캡처
가수 선미의 수영복 패션. /SNS 캡처
최근 인기를 모으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예능 프로그램에선 일반인 출연자들이 바닷가나 야외 수영장에서 수영복을 입고 미팅이나 데이트를 한다. 주로 20대 MZ(밀레니얼+Z)세대가 출연해 젊은 층의 최신 유행 패션을 엿볼 수 있는데, 여성 출연자 4명 중 3명이 원피스 수영복이나 모노키니를 착용한 게 눈길을 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데이팅 예능 프로그램 에덴. /방송 캡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데이팅 예능 프로그램 에덴. /방송 캡처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영복 패션에 '뉴트로'(새로움+복고풍)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가수 선미·제시카, 방송인 김나영, 해외 스타 두아리파 등 인기 패셔니스타들이 선택한 '원픽' 수영복은 이처럼 원피스형이나 모노키니 스타일. 모노키니는 '단일의'라는 의미의 '모노(mono)'가 말해주듯 브라와 팬티로 구성된 비키니와 달리 상하의가 한 벌로 연결된 원피스 스타일이다.

40대 이상 시청자들은 이에 대해 "어릴 적 수영장에 가면 부모님 세대가 저런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며 최신 수영복 유행이 복고풍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름휴가 시즌이 다가오면서 호텔 야외 수영장이나 해변에선 원피스나 모노키니 형태의 수영복을 입은 이들이 눈에 띈다. 중장년층이 보기엔 1970~1980년대 '왕년의 스타'들이 잡지에서 주로 선보였던 수영복 같지만 MZ세대 사이에선 새롭다는 반응이 나온다. 적당한 노출로 몸매를 과시하면서도 패셔너블한 감각을 뽐낼 수 있는 디자인이란 평이다.

모노키니 스타일은 일반적 원피스 수영복과 달리 가슴, 허리, 등, 골반 부분을 과감하게 드러낸다. 기존에 유행하던 래시가드가 자칫 답답해 보여 싫거나 비키니가 노출이 지나쳐 부담스러운 여성들에게 특히 어필하고 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래시가드 열풍이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국내·해외 여행 시 호텔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호캉스'족이 늘면서 래시가드 수요가 줄었다. 야외활동에 최적화된 래시가드보다는 자신의 스타일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서 원피스형 수영복이 각광받는 추세다. 디자인과 실용성까지 갖췄다는 의견도 있다. 디자인이 다양해 멋을 낼 수 있으며 노출이 과하지 않아 편안하고 착용감도 좋다는 것이다.

비키니나 원피스 수영복의 중간 형태로 1950년대풍 하이 웨이스트 비키니도 주목받고 있다. 허리선이 높은 하의에 슬리브리스 상의가 조화를 이룬다. 비키니에 비해 노출은 덜하고 발랄함은 배가됐다. 래시가드나 오프숄더 스타일 상의를 매치하면 실용성과 개성도 살릴 수 있다.
해외 인기가수 두아리파의 수영복 패션. /SNS 캡처
해외 인기가수 두아리파의 수영복 패션. /SNS 캡처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체 위메프에 따르면 이달 들어(1~19일 기준) 래시가드보다 원피스형이나 모노키니 스타일 등 실내 수영복 매출 신장률이 더 컸다. 래시가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늘어났지만 실내용 수영복 매출은 200% 급증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W컨셉에서도 모노키니와 원피스 수영복 등 몸매 결점을 가려주는 '커버업 스윔웨어'의 6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배 이상 늘었다.

수영복 업계는 지난 2년간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에 실적이 바닥을 쳤다. 올 여름엔 해외여행이나 바닷가 휴가를 계획한 소비자들이 수영복을 집중 구매하면서 업계도 선호도 높은 제품 출시에 힘 쏟고 있다.
배우 이시영의 수영복 패션. 디올 제품으로 145만원대다. /SNS 캡처
배우 이시영의 수영복 패션. 디올 제품으로 145만원대다. /SNS 캡처
시장에선 1990년대 유행했던 러플(물결 주름), 쉬폰이나 메쉬 소재 등 색다른 디자인이 가미된 수영복도 인기를 얻고 있다. 명품 브랜드에서 내놓은 값비싼 제품도 수요가 많다. 최근 배우 이시영이 소셜미디어에 140만원이 넘는 크리스찬 디올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등장해 화제가 된 게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해외여행이나 바닷가 피서를 하려는 소비자가 많아 수영복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