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대봉 오르면 다도해 한눈에
다음달 8~17일 '섬 원추리 축제'
신비로운 경관을 지닌 홍도는 1965년 천연기념물 제170호로 지정됐고 1981년에는 국립공원이 됐다.
○7월 8~17일 ‘섬 원추리 축제’
신안군은 한국인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관광지로 손꼽히는 홍도에서 ‘섬 원추리 축제’를 연다. ‘문화와 예술이 함께하는 홍도 섬 원추리 축제’라는 주제로 다음 달 8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이 축제는 홍도의 해안선을 따라 피어난 원추리꽃을 배경으로 펼쳐진다.식물명이 별도로 존재하는 ‘홍도원추리’는 다른 원추리에 비해 꽃이 유난히 크고 아름다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관상 가치가 뛰어나 자생식물로서의 가치도 지녔다. 백합과에 속하는 홍도원추리는 흑산·가거·홍도와 제주 섶섬에서만 자생하는 식물로 7~8월 개화한다. 축제 시기엔 빨간색이 도는 노란색 꽃인 홍도원추리가 섬 곳곳을 뒤덮는다.
홍도원추리는 울릉도 사람들이 춘궁기 때 먹고 목숨을 이었다는데서 유래된 명이나물(산마늘)처럼 홍도 사람들에게 먹거리는 물론 생활용품으로까지 쓰인 각별한 존재다. 홍도 주민은 보릿고개가 오면 원추리 잎으로 나물을 만들어 먹으면서 배고픔을 견뎌냈다. 원추리꽃이 지고 나면 원추리잎을 잘라 새끼를 꼬아 띠 지붕을 잇고 배 밧줄, 광주리 등 생활에 필요한 필수도구를 만들어 쓰면서 살아왔다.
최성진 섬 원추리 축제 추진위원장은 “홍도를 찾은 모든 이들이 원추리와 아름다운 절경을 만끽할 수 있도록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섬 곳곳이 절경…한국의 산토리니
거북바위, 독립문바위, 종바위, 탑바위, 공작새바위, 병풍바위, 기둥바위, 남문바위 등 기암괴석이 섬 곳곳에서 절경을 이루는 곳이 홍도다.“만약 당신의 부모가 아직 홍도를 구경하지 못했다면 큰 불효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홍도는 죽기 전에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로 명성을 얻고 있다.
목포에서 배를 타고 홍도 선착장에 내리면 가장 먼저 홍도 1구 마을에 들어선다. 홍도는 1구와 2구 2개 마을로 나뉘어 있다. 두 곳 모두에 주민들이 사는 집과 음식점, 숙박시설이 모여 있다.
섬의 특성상 평지가 없어 오르막을 따라 집들이 모여 있는데 모두 주황색으로 색칠해 그리스의 산토리니 못지않은 아름다움을 뿜어낸다.
산이 2개 마을 사이를 막고 있어서 배로만 왕래를 할 수 있다. 목포에서 하루에 2번 운항하는 쾌속선은 1구 마을에 정박하고, 1구 선착장에서 출발한 유람선이 아름다운 등대가 있는 2구 마을을 지난다.
홍도에서 가장 높은 곳인 깃대봉(365m)까지는 도보로 1시간이 걸린다. 정상에 오르면 흑산도와 가거도 등 다도해와 독립문, 띠섬, 탑섬 등 부속 섬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다. 둥근 돌이 해변에 깔린 홍도 해수욕장은 물이 맑아 수심 10m 깊이를 맨눈으로 볼 수 있다. 주민들은 빠돌 해수욕장이라 부른다. 길이가 600m에 이르는데 주변에 기암절벽이 배경을 이룬다. 낙조를 즐기면서 자연산 회를 먹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관광객에게 홍도의 환경과 자생란을 알리기 위한 홍도 생태전시관·난 전시실도 마련돼 있다. 생태전시관에서는 홍도 생태 환경의 특징과 섬마을 전통문화를 엿볼 수 있다. 난 전시실에서는 큰 잎 풍란, 석곡, 새우란, 맥문동 등 홍도 자생란을 관람할 수 있다.
홍도는 희귀한 난초과의 다년생 관상식물인 풍란 자생지로도 명성이 높은 곳이다. 여러 줄기의 뿌리가 깊은 바위틈이나 오래된 나무에 얽힌 채 붙어 자라는 풍란은 꽃의 향기가 아주 멀리까지 풍긴다고 해 애호가들이 탐내는 난이다.
홍도 전체를 바깥에서 둘러보는 유람선도 있다. 2시간 30분이 걸리며 홍도의 33가지 비경을 만날 수 있다. 각각의 비경에 대한 전설이 있는데, 유람선 안내근무자가 재밌는 설명을 곁들여 준다.
홍도 여행 팁
홍도에 가기 위해서는 목포 여객선터미널에서 홍도행 배를 타야 한다. 하루 두 차례 운항하는데 쾌속선으로 2시간 30분이 걸린다. 항구로 들어오는 배를 기다리는 잠깐 사이 선착장 안쪽으로 늘어선 좌판 중 하나를 골라 갓 잡아 올린 전복, 소라, 해삼 등을 맛볼 수 있다. 조용한 여행을 원한다면 2구 마을, 약간은 번잡스러움이 좋다면 1구 마을 추천한다.신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