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으로 일군 전 재산 1천억 원을 민사고 설립·운영에 투자
유족과 학생 등 1천여 명 영결식 참석…유해는 덕고산에 안치

민족사관고등학교 설립자인 최명재 이사장이 28일 강원 횡성에서 영면에 들었다.

민족사관고 최명재 이사장 영면…"헌신을 일깨워준 큰 스승"
지난 26일 향년 95세로 별세한 최 이사장의 영결식은 오전 9시 횡성군 민사고에서 학교장으로 엄수됐다.

장남인 최경종 민족사관고 행정실장을 비롯한 유족과 지인, 학생 등 1천여 명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신경호 강원도교육감 당선인과 지역 내 교육기관 관계자 등도 영결식에 참석했다.

장례위원장인 한민위 민족사관고 교장은 추도사에서 "사업으로 일군 전 재산을 학업에 투자해 진정한 헌신이 무엇인지 일깨우신 큰 스승이셨다"며 "유업은 망하더라도 학업은 포기하지 않으신 선생님의 큰 뜻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무모하다고 한 꿈을 선생님은 이루셨다"며 "이곳에서 민족지도자의 씨앗이 자라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선생님의 큰 뜻을 피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민족사관고 최명재 이사장 영면…"헌신을 일깨워준 큰 스승"
유족 대표인 장남 최경종 민족사관고 행정실장은 "민족주체성 확립을 위한 교육에 헌신하신 아버지의 뜻을 이어가겠다"며 "부친의 마지막을 함께 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고 말했다.

고인의 삶은 전반전은 기업인으로, 후반전은 교육인으로서 한국 사회에 경종을 울린 시대의 기인으로 평가받는다.

1927년 전라북도 만경면 화포리에서 태어난 고인은 만경보통학교, 전주북중을 졸업해 서울대 경영대학의 전신인 경성경제전문학교를 졸업했다.

당시 상업은행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이후 택시 운전사로 전직했다가 1960년대에 직접 운수업(성진운수)을 일으켜 기업인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1970년대 중반 유럽과 중동에 진출해 물류운송업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낙농업에 뛰어든 고인은 1987년 횡성에 파스퇴르유업을 창립했다.

민족사관고 최명재 이사장 영면…"헌신을 일깨워준 큰 스승"
국내 처음으로 저온살균 우유를 도입한 데 이어 국내 첫 미군납을 통해 품질을 인정받았다.

기존 유가공업체와 소위 '우유 전쟁'을 벌인 끝에 출시 1년 만에 매출을 10배 신장시킨 고인은 숙원이던 학교 설립 추진에 나섰다.

규제와 시행착오 끝에 1996년 파스퇴르유업 공장 옆 부지(약 127만2천여㎡)에 민족주체성 교육을 표방하는 민사고를 개교했다.

고인은 파스퇴르를 운영하면서 번 수익금 대부분을 민사고 설립과 운영에 투입해 투자 규모가 1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유해는 횡성군 민족사관고가 바라다보이는 덕고산 자락에 안치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