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민 NHN클라우드 공동대표(사진 왼쪽)과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대표가 컨퍼런스에서 키노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선한결 기자
백도민 NHN클라우드 공동대표(사진 왼쪽)과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대표가 컨퍼런스에서 키노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선한결 기자
지난 4월 출범한 NHN클라우드가 올해 매출 1600억원 이상을 올릴 것이라고 자체 추산했다. NHN클라우드는 공공클라우드 시장 등에서 발을 넓히기 위해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기술개발 등에 대거 투자할 계획이다.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대표는 28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출범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NHN클라우드는 NHN의 클라우드 부문과 AI 부문이 분사해 지난 4월 독립법인으로 독립했다.

“‘매출 1600+a’ 무난할 것…투자 영향으로 소폭 적자 예상”

김 대표는 이날 “올해 매출 목표가 1600억원가량이었는데, 현재 (공공클라우드) 수주 현황을 봤을 때 무난히 ‘플러스 알파’까지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까지 나온 공공 클라우드 사업 물량의 약 30~40%를 이미 수주했다”고 했다. 클라우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공공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4000억~50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행정안전부의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 예산(약 2400억원)에다 이외 단체·기관 수요를 합친 규모다.

김 대표는 “2026년엔 클라우드 사업으로 8000억원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NHN클라우드의 현재 매출 비중은 민간 시장이 60%, 공공 시장이 40% 정도다.

NHN클라우드는 사업부문 분사 이전인 작년 클라우드 부문에서 흑자를 냈다. 김 대표는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 중 유일하게 흑자 전환을 했다”며 “다만 올해에는 신규 투자를 적극 벌일 예정이라 소폭 적자를 예상한다”고 했다.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비용구조 악화 가능성에 대해선 “조금 영향이 있는 정도”라고 답했다. 클라우드 사업 기본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에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아니라 일반요금이 적용된다.

김 대표는 “NHN의 데이터센터는 자연 냉방 등 각종 기술을 활용해 PUE(전력 사용 효율)을 개선해왔다”며 “덕분에 전기요금 인상이 전반적인 운영 부담으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했다. NHN은 앞서 국내 최초로 IDC용 간접증발식 냉각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이날 “현재로선 NHN클라우드를 기업공개(IPO)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국내 경쟁사와 글로벌 기업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해 분사한 것”이라며 “일단 이 목표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게임 플랫폼인 게임베이스는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 등에서 내년께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게 목표다. 최부걸 NHN클라우드 클라우드사업팀장은 “주로 중소 게임사들이 비용이나 인력 절약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CSP사와 협업을 통해 좋은 제품들이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IDC·AI 등 4대 분야에 대규모 투자

NHN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 △AI 기술개발(R&D) △생태계 확장 △파트너지원 등 네 개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인터넷데이터센터를 여럿 새로 마련한다. 경남 김해, 전남 순천, 광주광역시 등에 지역 거점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해 데이터센터는 올해 중 착공할 예정이다.
NHN클라우드는 이날 김해 데이터센터 예상조감도를 공개했다. 사진 선한결 기자
NHN클라우드는 이날 김해 데이터센터 예상조감도를 공개했다. 사진 선한결 기자
순천 데이터센터는 민간협력형 공공클라우드 센터로 짓는다. 지난 5월 부지 선정을 완료했다. 김명신 NHN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존 가동 중인 경기 판교·평촌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2025년까지 국내에만 새 데이터센터 세 곳이 새로 생기는 것”이라며 “현재 이용 중인 일본 도쿄, 미국 LA 데이터센터 등 총 7개 데이터센터를 아울러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AI부문 R&D에도 자금을 투입한다. 관련 인력과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에 주력한다. 김 대표는 “출범 이후 대규모 경력자 공개채용을 두 차례 진행했고, 추가로 개발자를 더 늘릴 계획”이라며 “경남과 광주에 각각 NHN아카데미 캠퍼스를 운영해 신입 인력도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AI 사업 확장엔 GPU 인프라를 확보하는 게 필수”라며 “NHN클라우드는 광주국가인공지능데이터센터에서 GPU 팜 구축 사업을 이미 진행 중이라 이를 기반으로 AI 기업들과 협력 모델을 짜고 있다”고 했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 SK하이닉스 등이 합작해 세운 국산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과 협력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서비스형 AI(AI SaaS)도 고도화한다. 패션·게임 등 기존 특화 영역을 중심으로 투자를 벌일 계획이다.

NHN클라우드는 대규모 컨퍼런스 등을 통한 생태계 확장에도 나선다. 파트너 지원 프로그램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협업 늘리고 오픈스택 생태계 확장

최근 인수한 클라우드 기술 기업 크로센트와도 협업한다. 크로센트는 지난 17년간 클라우드 컨설팅과 플랫폼 사업을 벌여온 기업이다. NHN은 크로센트가 이 과정에서 획득한 각종 보안 인증 기술을 활용할 전망이다. 최부걸 NHN클라우드 클라우드사업팀장은 “크로센트와 협력해 주력 중인 공공·금융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고 했다. DaaS 시장에선 추가 인수 등 외부와의 협력안도 선택지로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NHN클라우드는 이날 오픈스택과 클라우드 네이티브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오픈스택은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을 개발·관리할 수 있는 오픈(공개) 소스 기반 클라우드 운영체제다. NHN클라우드는 지난 11월 국내 기업 중 두번째로 오픈인프라재단에 가입했다. 클라우드를 쓰는 기업·기관 등이 보다 유연하게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동훈 대표는 “오픈스택 방식은 범용성과 확장성 측면에서 장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백도민 NHN클라우드 공동대표(사진 왼쪽)과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대표가 컨퍼런스에서 키노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NHN클라우드
백도민 NHN클라우드 공동대표(사진 왼쪽)과 김동훈 NHN클라우드 공동대표가 컨퍼런스에서 키노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NHN클라우드
NHN클라우드는 이날 별도로 ‘NHN 클라우드 메이크잇’ 컨퍼런스를 열었다. 백도민 NHN클라우드 공동대표는 컨퍼런스 연단에 올라 “NHN 클라우드는 본질적으로 파트너비즈니스를 추구한다”며 “컨설팅·솔루션·서비스 파트너사 300여곳, 고객사 4000여곳과 동반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백 대표는 “NHN클라우드는 100개 넘는 서비스와 제휴했고, 파트너 솔루션 120개 이상을 함께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NHN은 다양한 산업군에 걸쳐 확보한 파트너사의 성과를 소개했다. NHN클라우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를 비롯해 각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여러 파트너를 두고 있다. 금융 부문에선 KB금융그룹, 수협중앙회, 동양저축은행 등이 자체 시스템 구축과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위해 NHN클라우드를 쓴다.

뷰티·이커머스·교육을 비롯해 다른 분야에서도 쓰임새가 높다는 게 NHN클라우드의 설명이다. 내비게이션·디지털 지도 기업 아이나비시스템즈는 3년째 NHN 클라우드를 활용해 시시각각 달라지는 디지털 지도 온디맨드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서비스의 90% 가량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운영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